- 고도의 자치권 부여 받은 홍콩은 사라지고, 일국양제도 없어져
- 경찰출신 행정수반 탄생 예고, 민주홍콩이 ‘경찰도시’로 변질 가능성 매우 커
당초 3월 26일 치를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폭증으로 연기되어, 오는 5월 8일로 예정되어 있는 홍콩의 최고 지도자 행정장관 선거에서 홍콩 정부 2인자로 알려진 정무관 존 리(李家超, John Lee Ka-chiu)의 당선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번 행정장관 선거는 과거의 보통선거, 즉 유권자 1인 1표라는 너무나 상식적인 제도가 사라지고 1500명(현재는 1448명)의 친중파(親中派) 선거인단에 의해 뽑히는 ‘간접선거’ 형태로 실시된다.
베이징 당국이 경찰관료 출신으로 민주화운동 탄압에 강권을 휘두른 존 리로의 후보 단일화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홍콩의 ‘우산운동(Umbrella Movement)’은 홍콩 시민의 ‘1인 1표’로 행정장관(행정수반)을 선출하는 ‘보통선거’ 실시를 요구한 민주화운동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희망은 허공으로 날아가 버렸고, 행정장관 선거는 더 이상 민의를 묻는 민주적 보통선거는 베이징의 버리라는 눈초리에 수명을 다했다.
행정장관 선거와 관련, 현직인 캐리 람(林鄭月娥) 장관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가정형편을 이유로 불출마와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캐리 람은 재선에 의욕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임기 중에는 민주파의 반정부 항의 시위 확산 등 혼란이 끊이지 않았다. 나아가 영국 ‘가디언’으로부터 그의 행적을 두고 ‘종신독재자’라는 별명을 얻은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이른바 ‘제로 코로나 정책(Zero COVID Policy)'을 엄격하게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2022년 들어 홍콩에서 8,000여 명이 숨지는 등 감염의 급(急)확대가 이뤄졌다.
제이징 정부가 캐리 람의 통치 능력을 포기하고, 민주운동가들을 일제히 체포, 반중적(反中的) 논조의 홍콩 일간지 링고일보(蘋果日報, 빈과일보)를 폐간시키는 등의 수완을 발휘한 강경파인 ‘존 리’로 갈아탔다는 게 일반적인 추론이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중국 정부 산하 홍콩출선기관(香港出先機関, 베이징 당국이 홍콩에 파견한 기관)은 지난 6일 행정장관 선거에서 투표권을 가진 업계 대표들의 선거위원 1500명(정수)을 모아놓고, 중국 정부가 지지하는 사람은 오직 ‘존 리’기 유일하다고 말해, 사실상 과거의 한국의 픈 역사 중 하나인 이른바 “체육관 선거”처럼 1인 후보, 간접선거로 이번 홍콩 행정장관 선거를 강요한 셈이다.
원래 친중파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선거위원회의 투표로 결정되는 장관 선거에 이의제기가 우산운동의 원점이었다. 그런데 미리 베이징 당국의 입맛에 맞는 후보로 단일화하겠다는 것은 홍콩의 시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민주주의와는 정반대로 흘러가겠다는 의미이다.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선거간섭은 선거를 단순한 ‘절차’로만 몰아가는 것으로, 공산주의 방식을 그대로 착근시키겠다는 의도 이외의 것은 없다.
‘존 리’는 지난 9일 홍콩의 새로운 행정장관 입후보를 했다. 사실상 뽑혔다고 볼 수 있는 존 리는 강경파 경찰 출신의 행정수반이 되는 첫 사례이다. 검찰총장의 한국 최초의 대통령이 나온데 이어, 홍콩에서도 권력기관 출신의 최고지도자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존 리는 베이징의 중앙정부에 충실한 홍콩 지도자로 기대감이 클 것이다.
한 때 자유로운 항구도시, 항만경제로 번영을 누렸던 홍콩이다. 1997년 중국에 반환되면서 부여된 홍콩의 ‘고도의 자치권’이 사라지면서 이른바 ‘일국양제(One country, Two systems)'는 숨을 거뒀고, 존 리라는 강경노선의 권력기관 출신의 행정수반은 보다 엄격한 통제와 압박으로 홍콩을 민주주의 도시에서 “경찰도시”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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