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중국의 민주운동가로 명성을 날린 고(故) 류샤오보(劉暁波)의 아내 류샤(劉霞, 57)가 엄격한 통제를 일삼아왔던 중국 당국이 그녀의 독일 출국을 인정한 것은 남편 류샤오보 사망 1주년 기일 3일전이었다.
류샤가 중국 내 휴양지와 자택 연금된 지 8년 만에 질곡의 몸에서 자유의 독일로 가게 됐다. 물론 이번 류샤에 대한 독일 행 허가는 중국 시진핑 공산당 지도부의 인도주의 차원의 일이 아님은 분명하다.
미국과의 치열한 무역전쟁 등을 앞둔 중국으로서는 유럽 국가들을 우군(友軍)으로 만들 필요성이 시급해진 상황으로 국내외 정세를 내다본 냉철한 계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류샤의 동생인 류후이(劉暉)는 SNS상에 “언니는 (이날) 낮, 베이징을 떠나 유럽으로 향하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는 글을 올리고, 지인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돌아가신 부모님과 형부 류샤오보에게도 기원을 하며 언니의 앞길이 무사하도록 기원했다.
류샤오보-류사 부부는 그동안 중국 당국으로부터 눈엣가시로 감시와 연금이 반복되면서 질곡과 암흑 속의 삶으로 버티올 수밖에 없었다. 이들 부부를 지원해왔고 그에 따라 스스로도 중국 당궁에 의해 감시와 연금을 당했던 인권운동가인 후지아(胡佳, 44)는 “매우 기쁘다”면서 “류샤오보의 죽음과 교환형식으로 (이번 류사의 독일행이) 이뤄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나아가 이번 류샤의 독일행은 독일 외교관계자들의 노력이 는 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중국을 방문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리커창(李克強) 중국 총리와의 회담에서 류샤의 문제를 언급, 리커창 총리로부터 이에 대한 대화를 할 수 있었고, 때마침 리커창 총리가 독일을 방문, 보호주의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중국에 대한 보복 관세 부과 조치 등 무역전쟁을 일으키고 있는 미국의 트럼프 정권에 대한 공동 대응의 필요성이 맞아 떨어지면서 이번 류샤의 독일행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류샤오보와 류샤의 지지자들은 류샤의 석방이 류샤오보 사망 1주기가 지난 후 오는 8월쯤으로 전망하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중국 당국이 석방을 앞당긴 것을 류샤오보 사망 1주기를 기리는 지지자들의 추모활동이나 류샤의 지원활동이 확대될 조짐이 나타난 것도 조기 석방의 한 배경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다른 배경으로 앞서 언급했듯이 이달 초 미-중 양국이 상대국 제품에 대한 추가 보복 관세 조치를 등을 단행 무역 전쟁이 수렁으로 빠져들 기미조차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미국을 “보호주의, 일방주의”라고 비난하면서 유럽 연합(EU) 등 국제사회에 ‘공동투쟁’을 호소하고 있다. 이와 맞물려 독일에 양보를 함으로써 대미정책을 선점해보려는 목적도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메르켈-리커창 총리는 베를린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 독일은 약 26조 원에 해당하는 경제협력에 서명을 하는 등 양국이 보다 긴밀한 관계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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