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황석영과 개그맨 김미화가 MB정부 블랙리스트로 피해를 봤다며 피해조사를 신청했다. 두 사람이 주장하는 피해는 비슷하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MB정부 기간에 돈을 많이 못 벌었으니 배후가 있는 것 같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황석영과 김미화는 MB정부 기간에도 꽤나 잘나갔던 인사들이 아닌가.
지난 2009년에 이명박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순방에 나섰을 때 대통령이 대동했던 인물은 황석영이었다. 이명박은 많은 보수 작가들을 배제하고 좌익성향의 황석영과 동행함으로서 보수우파들의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었다. 그때 황석영은 MB정부를 중도실용 정부라고 칭찬했었다.
블랙리스트 문제로 MB가 대낮에 거리를 활보하는 것이 어이상실이라고 비난하던 김미화도 지난 2009년 '2009 이웃돕기 유공자 포상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표창을 받았던 것이 밝혀졌다.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이런 사실에 대해 페이스북을 통해 '어이상실'이라고 밝혔다.
블랙리스트 연예인들의 주장은 잘나가면 자기 탓, 못되면 남의 탓이라는 게 이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누구를 막론하고 연예활동이라는 것은 굴곡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정작 블랙리스트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연예인들은 그런대로 왕성한 활동을 하던 연예인들이라는 점이 우습다.
배우 문성근이 블랙리스트의 최대 피해자로 꼽은 사람은 영화배우 김규리(김민선)였다. 김규리는 '수입 소고기를 먹느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넣겠다'는 발언으로 잘 알려진 김민선이다. 이런 발언 후 김민선은 미국에서 소고기로 만든 햄버거를 먹는 장면이 들통나는 바람에 '청산가리녀'로 불리며 국민 조롱감이 되었고, 김규리로 개명했다.
배우 김규리는 블랙리스트 때문에 피해를 입은 것이기보다는 자신이 저질렀던 위선 때문에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한 것일 뿐이다. 김규리가 자신의 발언과 배치되는 행동을 사과했다면 국민 조롱감은 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입에 청산가리를 털어넣지도 못했으니 자업자득인 셈이다.
오히려 김규리는 청산가리 발언으로 연예계에서는 승승가도를 달렸다. 김규리는 청산가리 발언 이후 12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11편의 방송이나 드라마에 출연했다. 해마다 두세편의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했으니, 김규리는 청산가리 발언으로 좌익권력에 부역하는 대가로 좌익득세의 문화예술계에서 공주님 대접을 받은 것이다.
MB정부의 블랙리스트는 MB를 닮아서인지 허술하기 짝이 없다. 출세가도를 달리는 블랙리스트라니. MB정부의 블랙리스트는 출세리스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블랙리스트라면 이회창을 지지했다가 방송에서 확실하게 사라져야 했던 심현섭이나 박철 쯤은 되어야 제대로 된 블랙리스트라고 할 수 있다.
배우 문성근이 김규리를 블랙리스트의 최대 피해자라고 지목하자 배우 김부선이 발끈하고 나섰다. "문성근 선배, 김부선을 김민선으로 착각하신 건 아닌지요? 블랙리스트 1호는 김부선입니다" 서로 자기가 블랙리스트라고 자처하고 나서는 판이라면 블랙리스트는 출세로 가는 지름길이 틀림없다.
블랙리스트는 문제가 될 게 없어 보인다. 자기 실력과 능력으로 출세하지 못하자 권력에 아부하고 정권에 부역하여 출세해 보려는 연예인들이 문제다. 연예인들이 왜 정치판에 기웃거리는가. 이런 연예인들에게 개그맨 김미화가 자기 묘비명으로 정해 두었다는 경구 하나를 선물한다.
"블랙리스트가 웃기고 자빠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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