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돌풍 현상과 신(新) 먼로 독트린
트럼프 돌풍 현상과 신(新) 먼로 독트린
  • 김상욱 대기자
  • 승인 2016.05.25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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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고립주의 역사는 시대에 따라 이념과는 무관

▲ 미국의 정치권은 진보의 민주당이나 보수의 공화당이 이념에 관계없이 국익이라는 전제 앞에서는 미국제일주의, 고립주의, 보호주의 무역 등을 각각의 시대에 따라 진영논리와는 상관없이 거침없이 실시해 왔다. ⓒ뉴스타운

최근 유럽의 오스트리아에서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주요 두 정당이 집권해오던 관행이 깨지고 소수당에 불과한 녹색당의 알렉사드르 반 데르 벨렌(Alexander Van der Bellen, 72) 후보가 대통령선거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경기침체와 실업률 증가, 외부에서 유입되는 난민 문제 등을 선거 캠페인으로 펼친 선거에서 군소정당의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이변을 낳았다. 이와 같은 이변이라고나 할 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69) 후보가 공화당 대선 후보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트럼프의 돌풍이 가져온 현상에 대한 분석들이 많아지고 있다.

* 미국은 세계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는가 ? 

트럼프의 돌풍 현상은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의 미국, 팍스 아메리카(Pax America)의 과거 영광이 사라지면서 세계로부터 뒤로 물러가는 미국의 신고립주의, 제 5대 미국 대통령 먼로 독트린(Monroe Doctrine)인 고립주의 외교방침과 유사한 상황이 미국에서 다시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는 11월에 치러질 제 45대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의 트럼프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 68)은 오는 7월 각 당의 전당대회에서 최종 본선 각 당 후보로 지명될 것이 확실하다.

지난해부터 각 당 후보 경선(프라이머리와 코커스/Primary & Caucus)이 시작될 때만 해도 군소 후보로 여기던 트럼프와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 74)후보가 동시에 미국 언론의 당초 예상을 뒤집으면서 돌풍을 일으켜왔다. 경선 과정에서 내 놓아라 할 후보들을 제치고 공화당 후보로 지명이 확실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에 결국 대의원 확보에 밀려 뒤로 쳐지게 된 샌더스 상원의원도 돌풍의 주역은 틀림없다.

이러한 돌풍 현상의 배경으로 최근 현저하게 세계의 대소사(大小事)에서 멀어져 가는 미국의 쇠퇴(?)현상에 기인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즉 백인 노동자계층을 필두로 먼로 독트린(고립주의 외교)이 미국을 살릴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아울러 기존 정치권에 신물이 난 유권자 층의 ‘반(反) 기득권층 감정(Anti-Establishment Sentiment)’의 확산, 격차해소를 요구하는 저소득층의 목소리가 커져오면서 현저하게 트럼프와 같은 기성 정치권에 막말 등으로 몰아붙이는 것에 카타르시스(Catharsis)를 느끼는 유권자들이 많다는 것이 이러한 돌풍 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의 종식,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다발 테러와 분쟁, 패권 다툼 등을 다루는 과거의 미국의 위상의 쇠퇴, 패권 초강대국으로서 세계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재구축하기보다는 미국 내 사정에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인식이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 당내 주류세력과 정책 타협 불가피한 트럼프 

문제는 트럼프와 같은 신고립주의(新孤立主義)의 전개의 결과가 무엇이냐는 반문이 자연적으로 생겨난다.

지금까지 트럼프는 막말, 여성비하, 폭언 등 비상식적인 것으로 비치는 언행을 해왔다. 그러나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이 확실해지면서 그의 발언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공화당 내 주류 세력의 일부도 트럼프 배척에서 다시 트럼프와 화해하고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트럼프 역시 주류파와의 정책 타협 없이는 본선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공화당으로서는 백인 노동자 계층을 공략했던 트럼프 선거 전략만으로는 힐러리 클린턴이나 샌더스 후보의 지지 계층을 흡수하지 않으면 본선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흑인, 히스패닉 층, 그리고 무당층 공략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비주류이자 정치적 아웃사이더인 트럼프는 전국적인 본선 경쟁을 치르기 위해서는 주류파의 정책과 타협 없이는 민주당 후보를 견제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는 최근 자신이 그동안 공약했던 말들을 일부 바꾸기 시작하고 있다.

여기에다 트럼프의 과거의 일, 여성 편력, 소득세 문제 등 각종 부정적인 일들이 폭로되면서 지금까지와 같은 당내 경선 형태로는 본선 경쟁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트럼프 측도 인식하기 시작했다. 또 다른 악재로 최근 트럼프 친족 회사가 건설하고 있는 고급 아파트(트럼프 자신의 이름을 딴 물건) 판매로 투자영주권 취득 제도를 이용하면서 중국인 투자가로부터 대규모 자금 모금을 한 것 등이 발각되고 있다. 이는 무슬림들의 미국 입국 금지, 히스패닉계의 미국 유입 봉쇄 등을 외치던 트럼프가 속으로는 정반대의 일을 벌이고 있다는 비난이 크게 일기 시작하고 있다. 트럼프의 이중적 행각이 들통 나기 시작한 점이 그에게는 커다란 악재임에 분명하다.

* 미국 고립주의 역사와 트럼프 

한 마디로 전혀 이상하지 않다. 미국의 고립주의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미국의 주류 언론들은 트럼프의 막말, 폭언 등, 그리고 고립주의적 정책 등으로는 세계의 문제를 지금처럼 해결하지 못하며, 세계로부터 이른바 왕따(?)를 당할 수 있다며 적극 트럼프에 반기를 들고 있다. 물론 일부 언론들은 트럼프를 적극 지지하기도 하지만.

우선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외치고 있다. 또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구호를 내걸고 있다. 그의 내정지향(內政指向), 고립주의에 대해서는 별로 새삼스러운 극단적인 방향 전환이라기보다는 미국이 건국 이래 지향해온 역사적인 사이클(cycle)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과거에도 초당적 국익을 앞세워 왔고 지금도 그렇다. 따라서 트럼프의 내정지향 자세는 국익과 이념사이의 진폭의 차이 정도라고 볼 수 있다.

한 가지 예로 미국의 ’대외 불개입 주의‘의 기원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인 ’워싱턴 대통령‘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늘날은 어떠한가. 현재 재직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제 44대) 대통령도 “세계 경찰관 역할은 안 된다”고 하는 '은둔 미국(a secluded America)’정책과 연장선상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 1789년 초대 미합중국 대통령 취임) 과 토마스 제퍼슨(Thomas Jefferson, 1800년 제3대 대통령 당선) 전 대통령의 계보를 이어 19세기 중엽 더욱 엄격한 고립주의를 확립한 ‘제임스 먼로(James Monroe, 제 5대) 대통령’의 독트린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립주의 외교정책이었다. 20세기에 들어서도 국제연맹 발의 서명을 하면서 국내 여론의 맹렬한 반대에 부딪쳤고, 그 비준에 실패한 우드로 윌슨(Woodrow Wilson, 28대) 대통령이 ‘고립주의’로 가닥을 잡고 1920년대 공전의 경제성장을 하는 커다란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고립주의에 따른 미국의 정치경제적 성공이 있어 왔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자유와 민주주의 횃불을 높이 치 들고 이상주의자 미국의 모습을 구현한 것이 케네디(John F. Kennedy, 제35대) 대통령이다. 그는 “보다 좋은 세계를 만들어 미국이 인권과 법의 지배라는 가치관을 정착시키는 역할을 했고, 세계에 대한 개입이 유일하게 미국에게 숭고한 사명이라는 논리로 제 2차 세계대전에 돌입한 F. 루스벨트(Franklin Roosevelt, 제 32대) 대통령, 반공과 냉전 전략의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 제40대) 독트린은 소련의 붕괴를 당기는데 성공했다.

세월이 한 참 흘러 중동 개입을 한 아버지 부시(George H. W. Bush, 제 41대) 대통령과 아들 부시(George W. Bush, 제 43대) 대통령의 일방적인 이라크 침공 등 “대외 개입 주의 외교”가 존재해왔다. 여기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의 정치권은 진보의 민주당이나 보수의 공화당이 이념에 관계없이 국익이라는 전제 앞에서는 미국제일주의, 고립주의, 보호주의 무역 등을 각각의 시대에 따라 진영논리와는 상관없이 거침없이 실시해 왔다.

트럼프에 대해서는 찬성과 반대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라서고 있다. 트럼프 반대 세력은 갖가지 속사정을 들추어내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은 세계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라며 비난에 비난을 더하고 있다. 일설에 유대계 네덜란드인 트럼프의 조상이 개종과 개명을 통해 미국으로 이민을 왔기 때문에 상당히 낮선 성을 쓰고 있다며 그를 비판하기도 한다.

 “트럼프는 머리 회전이 빠르고 현실 감각이 뛰어난 실업인”이라는 칭찬과 “처음에는 거세게 내뿜다가 협상의 진전에 따라 점차 자신의 요구 조건을 낮추어가면서 침착하게 거래를 트며 마무리를 짓는 수완가”라는 극찬도 있는가 하면 ‘기회 출세주의자,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자“라는 매우 부정적인 평판도 공존한다. 또 경선 과정에서는 막말, 폭언 등으로 유권자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 표를 얻지만 막상 대통령이 되면 수완을 내 마치 ’도덕군자‘인양 직무를 완수하는 사업가적 기질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등의 다양한 견해들이 혼재하고 있다.

트럼프가 공화당의 ‘비밀 병기 역할’을 할 것인지, 아니면 비판가들의 입에 오르내리듯 그의 정제되지 않은 언행은 미국의 대통령이 절대 될 수 없다는 것이 현실화 될지 세계 각국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 미국과의 관계설정에 있어 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상당한 요동을 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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