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위에 문재인, 문재인 위에 김영오
박영선 위에 문재인, 문재인 위에 김영오
  • 석우영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4.08.29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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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단식은 비판을 받았고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급락했다

▲ ⓒ뉴스타운
故 유민양 아빠라는 김형오 씨가 단식을 풀었다. 단식을 푼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겠지만 생중계를 통해 유가족대변인이 낭독한 단식중단 성명을 보면 야당대표 급이나 사용할 구절이 제법 눈에 띄어 그동안 김영오 씨가 해왔던 단식의 순수성과 진정성을 담보하기엔 무엇인가 어색한 장면도 있었다. 

드라마 마니아들이 드라마에 빠지는 묘미는 그 드라마가 지닌 반전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반전은 상황을 격하게 긴장시키는 요소이므로 영화나 드라마에는 언제나 반전 상황이 가미된다. 김영오 단식의 중단배경에도 반전이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반전의 상황은 공교롭게도 문재인이 단식에 동조하면서 발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재인이 김영오의 단식에 동조하자 이때 등장한 인물이 유민양의 외삼촌이었다. 유민양의 외삼촌은 자신의 트윗터를 통해 지난 10년간에 있었던 김영오의 상황을 아주 간단하면서도 압축되게 글을 올렸다. 

이때부터 김영오에 대한 과거 행적이 사실여부를 떠나 봇물처럼 SNS상에 노출되기 시작했다. 또한 이와 때를 같이하여 언론사의 기자들도 덩달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부 언론사의 기자들은 유민양의 외할머니를 직접 인터뷰하기 시작했고 이웃 주민들의 증언들도 속속 노출되기 시작했다. 여론은 급격하게 단식의 목적성에 포커스를 맞추기 시작했고, 김영오의 이혼 후 과거 생활이 여론의 중심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으며 그와 동시에 장외투쟁을 하고 있는 새정치연합의 행태를 비판하는 여론이 주류를 이루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드라마성 스토리텔링은 가상이 아니라 실제상황이라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전율을 느끼며 본질을 파악하는데 동기를 유발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언론의 보도를 통해 상황을 정리해보면, 10년 전 어느날, 유민 양 어머니는 두 딸을 데리고 친정으로 돌아왔다. 남편과는 이혼을 했기에 거처할 곳이 마땅치 않았던 유민양의 어머니는 친정밖엔 갈 곳이 없었을 것이다. 어린 두 딸을 데리고 친정으로 돌아온 유민양의 어머니는 친정어머니에게 어린 두 딸을 맡겼다. 

이때부터 유민양의 외할머니는 어린 두 외손녀의 실제적인 보호자가 되어 두 외손녀를 열심히 키웠다. 연로한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린 두 외손녀의 생계를 위해 열심히 페인트 칠을 하는 작업장에 빠짐없이 나갔다. 유민양의 외할머니가 거주하고 있는 곳은 연립주택이었다. 기자의 인터뷰에 응한 어떤 이웃 주민은 '3월부터 관리비가 밀려있다고 했고 어떨 땐 6개월 치를 한꺼번에 낸 적이 있었다'고도 했다. 이웃 주민은 밀린 관리비에 대해 말을 하고 싶어도 전화번호가 바뀌어 연락하기도 힘들다고 했다. 

같은 연립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또 다른 어떤 주민의 말은 가슴을 아프게 했다. "유민양 외할머니가 경로당이나 정자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것을 거의 보지 못했어요", "페인트칠을 하면서 손녀 둘을 기르려면 틈이 없었겠지" 이웃주민의 이 말은 유민양 외할머니가 그동안 겪었을 삶에 대한 질곡이 짙게 베어 있었음을 짐작하게 해주는 증언이 되기도 했다. 관리비가 밀렸다는 것은 유민양의 갑작스런 사고로 인해 외할머니가 일을 하지 못했던 탓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들기에 충분했다. 

그러다가 직접 인터뷰를 시도한 한 언론사를 통해 외할머니의 육성을 생생하게 듣게 되는 상황에 이르기까지 했다. 언론사의 기자가 단식중인 김영오에 대해 묻자 "(유민이) 아버지가 사위인데, 나하고는 아무 관련 없어"라면서 못마땅하게 대답하는 육성도 들었다. 김영오의 단식에 대해서는 "하든지 말든지, 난 그거 신경 안 써"라고, 역시 퉁명하게 대답했다. 이미 이혼한지가 오래되었으니 지금은 남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말투로 느끼기에 충분했다.

같은 빌라에 8년 이상 같이 산 인근 주민들은 김영오가 딸들을 찾아온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엄마와는 같이 안 사는 거 같고 가끔 오는 거 같던데. 아빠는 모르겠는데... 없는 건지, 있으면서 바빠서 안 오는 건지" 이렇게 말해 주기도 했다.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말이었다.

10년 이라면 적지 않는 세월이다. 그 세월동안 유민양의 외할머니는 어린 두 외손녀를 키우느라 매우 고달픈 삶을 영위해 왔다는 것을 짐작할 수가 있다. 김영오는 통장의 일부를 공개하고 유민양과 주고받은 카톡 내용을 공개할 것이 아니라 지난 10년간 외할머니가 두 외손녀를 어떻게 부양하고 키워왔는지를 먼저 회고해 보는 것이 우선할 일이었다는 것이 보통사람이 지닌 상식이라는 여론도 흐르고 있었다.

이유가 어디에 있었던 간에 어쨌거나 김영오가 단식을 중단한 일은 평가할 만하다. 김영오는 단식을 중단하면서 '국민과 함께'라는 말을 사용했고, 문재인의 단식도 중단할 것을 권유했다. 또한 새정치연합의 박영선 임시대표가 자신이 앞장서서 여당과 두 번이나 합의한 사항을 뒤집고 길거리로 나선데에 대해서도 국회로 돌아갈 것을 촉구했다. 지난 며칠간 새정치연합의 줏대 없는 선택으로 인해 정치는 갈팡질팡을 거듭했고 새민련의 지지율은 급격하게 추락했다.

단식을 중단하면서 발표한 김영오의 성명서를 보면서 느낀 점이 있었다. 그것은 박영선 위에 문재인이 있었고, 문재인 위에 김영오가 있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김영오의 단식 중단을 보면서 차기 총선에서는 동조단식을 좋아하는 정치인부터 최우선적으로 물갈이를 시킬 필요성이 부각되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많은 국민이 인식하는데 좋은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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