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산화탄소 누출과 현대중공업 선박화재에서 보이는 안전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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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산화탄소 누출과 현대중공업 선박화재에서 보이는 안전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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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7일 새벽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생산기술연구소 지하 공조실 부속의 변전실에서 이산화탄소가 누출되었다. 누출된 2,350리터의 이산화탄소는 당시 공조실에서 일하던 협력업체 노동자를 질식으로 사망에 이르게 만들었다. 이는 소방 설비의 오작동이라고 삼성 측에서는 설명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안전관리가 허술해서 빚어진 인재라고 보고 있다.

화재발생시 쓰이는 이산화탄소 소화약제는 화재진화시 물을 쓸 수 없는 곳에서 주로 쓰이는데, 공기 중에 이산화탄소 농도를 높여 불을 끄는 방식이다. 문제는 갑작스럽게 공기 중에 산소의 농도를 급격하게 줄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현장에 있는 사람이 질식으로 숨질 수 있고, 이 때문에 안전 수칙을 지키면서 사용해야 된다.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20%이상이면 중추신경 마비가 오면서 사망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소화설비가 작동하는 공간에서는 사람들은 신속하게 대피해야만 한다.

그러기에 이들 설비가 오작동을 하게 되면 오히려 생사람을 잡게 되는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된다. 그런데 이번 삼성전자에서 벌어진 사고가 바로 이런 오작동에 의해서 벌어졌다는 것이다. 물론 정확한 사고 원인은 경찰의 수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한 시민단체에서는 오작동이 아닌 소화설비 부식 방치와 같은 소방관리 부실로 벌어진 일이라며 고발하기도 하였다. 변하지 않는 사실은 삼성전자는 안전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것에 대한 책임에서는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GDP의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면서, 일명 삼성전자의 ‘경제 착시 현상’까지 만드는 일류기업의 안전관리가 이런 상황이라는 것은 그냥 지켜봐서는 안 되는 것이다. 성능 우선이 아닌 안전 우선인 태도가 필요한 것이다.

또한 몇 일전(20일)에 있었던 삼성SDS과천센터의 화재도 보면 관리 소홀이 빚어낸 인재라는 시선이 많다. 삼성계열사는 물론이고 정부의 공공기관 그리고 다른 대기업의 전산부문을 관리하는 기업에서 화재가 난 것은 자칫하면 감당하기 힘든 2차 피해를 나을 수도 있었다. 이번 화재에 소방인력 200여명과 차량 55대, 헬기 5대, 고가차 3대, 화학차량 2대 등이 총동원 되었는데도 8시간이 지나서야 불길을 잡았다. 이번 화재는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내지 않았으나 협력업체 직원 1명이 부상을 당했다.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은 늘상 지적되어왔고, 삼성의 이건희 회장도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불호령과 함께 개선 조치를 주문하는데도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작년 한해 삼성에서 일어난 사건을 보아도 3차례의 불산·암모니아 누출사고, 2차례 화재사고, 물탱크 파손 등이 있었다.

게다가 ‘미래를 개척한다, 세계 최대의 조선회사’라는 현대중공업도 지난 21일에 LPG 선박건조 현장에서 불이 나 협력업체 직원 2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을 당했다. 지난 한달 반사이에 안전사고가 5건이나 났었고 이 사건들로 인해 6명이나 목숨을 잃었다. 현대중공업이 2건, 현대삼호중공업 2건, 현대미포조선이 1건으로 돌아가면서 안전사고를 내고 있는 셈이다.

조선사업장은 안전사고가 빈발하기로 유명한 곳이다. 그렇다면 그만큼 안전에 대해서 더욱 만반의 준비가 이루어져야 하는 곳이다. 그런데도 제대로 된 추락방지시설도 없이 작업을 하다 선박의 족장(발판) 해체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추락사를 당하고, 한밤중에 크레인을 이동하다가 철판에 압사를 당한 것이다. 이런 죽음에 대해 관련 노조들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명시된 작업 지휘자와 유도자가 배치되지 않았으며, 두 장의 철판을 크레인에 물리는 위험한 작업 방식이 강행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우조선해양, STX 등 에선 추락을 방지하기 위해 땅 위에서 안전하게 족장(발판)을 설치한 후 블록을 탑재시키는데, 현대중공업그룹 조선소에서만 고소 작업을 통해 족장을 설치하는 원시적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소에서 족장설치는 고위험이 따르는 일로 유명하다. 여러 가지 일을 해봤다는 사람들도 족장설치만큼 작업환경이 좋지 않고, 부상의 위험이 큰 일도 없다는 말도 한다. 노동강도도 강하다보니 근로자들이 힘이 들면 일에 대한 집중도도 떨어지고 그만큼 사고의 위험성이 커진다. 또한 사고가 나면 가벼운 부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중대한 피해를 낳기 쉬운 구조이다. 그런데도 안이하게 관리하다가 안전불감증의 대표적인 사례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의 현대중공업 선상 화재사고는 세월호 사고로 ‘안전’에 대한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때에 벌어진 것이라, 그 파장이 더 크다. 모든 여론들이 한 목소리로 안전제일이라고 외쳐도 벌어지는 또 하나의 안전사고에 일류 대기업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이다.

세계 초일류로 가겠다는 곳들이 직원들의 안전조차도 책임지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현대중공업은 작년 7월에 고용노동부의 특별감독을 받았었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인명피해가 일어나고 있다. 작년 특별감독에서도 수십여건에 이르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을 적발하고 시정하라고 했다는데, 전혀 변화가 없다.

이 정도 상황이면 각 회사의 고위 책임자들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필요한 절차와 순서들을 여러 가지 이유로 따르지 않았다가 벌어지는 이와 같은 인재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와 함께 후속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을 찾으면서도 노동자들의 죽음을 외면하는 태도는 이중적인 것이다.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 드린다.”

이런 사과의 말을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다. 불행한 일이 일어나기 전에 기본부터 지키는 모습, 더 이상 안전불감증으로 우리 이웃들이 피해를 당하지 않길 바란다.

미래경영연구소 연구원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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