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은 마도로스가 아니라 천한 뱃놈이었다
선장은 마도로스가 아니라 천한 뱃놈이었다
  • 편집부
  • 승인 2014.04.24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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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장과 승무원들은 승객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었다

▲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58분경 전남 진도 해상에서 일어난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건 현장
어렸을 적, 부산 남부민동 송도해수욕장 부근에서 살았던 나는 하루에도 몇 번이나 바다를 보며 자랐다. 어느 날, 부산항 제3부두에 외항선이 들어온 날이면 초량 텍사스 골목과 광복동 번화가, 남포동 주점가 골목에는 노란 견장이 달린 하얀 제복을 입고 외항선 모자를 약간 비틀게 쓴 채 한껏 멋을 부리며 길을 가는 선원들을 자주 보게 되었고 부산 사람들은 그들을 "마도로스" 라고 불렀다. 그들이 쓴 모자를 '마도로스캡' 이라고 불렀으며 선장이 주로 쓰는 모자라고 했다.

어느 때 부터인가는 자갈치 시장이 있는 남항(南港)을 배경으로 원양어선에 승선하는 선원에게도 마도로스라는 칭호가 붙기 시작했다. 나라가 가난했고,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국민 다수가 빈곤했던 시절, 부산항 부둣가 언저리에는 선원이 되기 위해 일자리를 구하는 행렬이 꼬리를 물기도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외항선을 몇 년 타게 되면 거금을 손에 쥘 수 있다고 하여 마도로스는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마도로스들은 대단한 자긍심과 긍지를 가지고 있었고, '마도르스' 라고 하면 비록 거친 모습이 연상되기는 했지만 의리에 죽고, 의리에 사는 사나이의 대명사로 불리기도 했다.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마도로스가 의리의 사나이로 불리게 된 배경에는 선장의 의무와 책임에 대한 무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측이 된다. 선장이 운행하던 배가 난파될 순간을 맞이하면 어린이와 여성, 그리고 노약자를 먼저 대피 시킨 후, 그 다음 승무원들을 대피시키고, 그 다음에 선장은 자신의 배와 최후를 맞이하는 진짜 바다사나이의 참모습이 선장이라는 이야기가 부산항 주변에는 모를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그만큼 선장이라는 지위에는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권위와 카리스마가 오버랩 되었기 때문에 영웅담이 구전(口傳)되어 왔을 것이다. 그 상징이 하얀 제복과 마도로스캡, 그리고 입에 문 담배 파이프였다.

지금 이 시간에도 마도로스를 꿈꾸는 해양대학교 학생이나 수산대학교의 학생, 그리고 해양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과 장래 마도로스가 될 것을 희망하며 자원입대한 해군장병들에게는 마도로스란 의리를 상징하는 바다 사나이의 대명사로 각인되어 있을 것이다. 그랬던 마도로스의 이미지가 세월호 이준석 선장과 승무원들에 의해 산산조각이 났다. 아무리 생각해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이들의 행동은 전 세계 마도로스의 얼굴에 검은 먹칠을 했던 것이다. 이들이 짠 내가 나는 바닷물을 입에 조금이라도 넣어본 사람이었다면 이토록 비열하고 치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세월호에서 탈출 1호로 기록되는 선장과 승무원들이 벌인 행태와 비슷한 사고는 1987년 12월 20일 필리핀 해상에서도 발생했다. 승객 4,375명을 태운 대형 여객선 '도나파즈호'는 필리핀 타블라스 해협을 지나가다 승객이 깊은 잠에 빠져있었던 그날 밤 11시 30분경에 유조선 '백터호'와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도나파즈호'에는 화재가 발생했고 승무원들은 우왕좌왕하기에 바빴다. 세월호 선장과 승무원들과 마찬가지로 승객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었다.

구명조끼가 들어있는 라커에는 자물쇠가 잠겨져 있었지만 승무원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대피 안내 방송조차도 없었다. 승객들은 본능적으로 바닷물에 뛰어들었지만 이 사고로 4,351명이 수장되었고 생존자는 단 24명에 불과 했다. 사고 수습 후, 발표된 조사결과에 의하면 선장은 자신의 방에서 영화를 보고 있었고, 다른 승무원들은 맥주를 마시며 TV를 보고 있었다. 사고 순간 브릿지에는 견습 사원 단 한 명만이 모니터를 하고 있었다.

'도나파즈호' 역시 일본에서 24년간이나 운행했던 고물선박을 수입하여 608명 정원의 배를 1,400여명이 승선할 수 있도록 개조를 했으면서도 변칙적으로 탑승권을 팔아 4,375명을 태워 사고를 당한 일대 참사였다는 점에서 세월호와 매우 유사한 사례를 남긴 악마들의 표본이었다. '도나파즈'의 사고가 어찌 이처럼 세월호 선장과 승무원들의 행태와 똑 같이 닮았는지 귀신도 통곡할 일이다. 이랬으니 외신들은 세월호 사고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인재(人災)였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세월호 선장과 승무원들은 평소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인근에서 국내 최대의 크루즈 여객선에 승선하는 승무원들이라고 폼을 잡으며 추악한 인간의 본성을 숨긴 채, 선장입네, 항해사입네, 기관사입네 하면서 마도로스 행세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마도로스의 의미도 몰랐고 , 마도로스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일개 사이비 뱃놈들에 불과 했다. 이들의 비열한 행동은 전 세계 진짜 마도로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행동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전 세계 마도로스의 명예를 실추시킨 죄목도 추가되어야 한다.

글 : 장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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