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전 총장과 임 여인은 이 사건이 터질 때 부터 서로 식당(사실상 술집) 주인과 손님으로 알았을 뿐이고 혼외 관계는 물론 어떠한 부적절한 관계도 가진 바 없다고 말해 왔었다.

그러나 임 여인 측으로부터 돈을 떼이고 협박을 당한 것으로 알려진 가정부 이씨는 사건이 터졌던 처음부터 언론을 통해 셋이 혹은 채 총장과 채 모군 둘이 같이 찍은 사진을 여러번 보았다는 말을 했었다.

사실 이 문제는 미래경영연구소가 수 없이 말해왔듯이, 눈 가리고 아웅하기, 혹은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와 같이 너무나 뻔해서 식상하기 조차 한 스토리였다.

채동욱이 검찰 총장에 임명되기 며칠 전 임 여인은 갑자기 어디서 자금이 생겼는지 고급 전세 아파트로 이사갔다. 그리고 '채동욱 혼외자' 사건이 터지자 임 여인은 또 어디서 갑자기 자금이 생겼는지 자신의 아들 채 모군을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버렸다. 초등학생을 미국에 유학 보내려면, 집, 보호인, 학교 입학 문제 등으로 최소한 수천만원이 들어간다.

무엇보다 가장 이상했던 것은, 본 사건이 터져서 검찰 총장 자리가 마구 흔들리는데도 채동욱은 자신을 아이 아빠라고 사칭하고 다닌 임 여인을 고소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자신과 채 군이 혼외 부자지간이라고 확신한다고 여러번 언론을 통해 말한 가정부 이씨 조차 고소하지 않은 것은 더욱 의아한 일이었다.

채 전 총장이 이 문제에 대해 정말 깨끗했다면 당연히 문제의 임 여인은 물론 가정부 이씨도 고소하여 자신의 결백을 입증 받고 땅바닥에 떨어진 검찰 총장의 명예와 자리를 지켰어야 했다. 그랬다면 처음 이 문제를 보도한 모 언론사는 거의 문을 닫을 상황에 몰리고 반대 세력이라 볼 수 있는 여권 전체가 흔들릴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이 문제를 피해가려 했던 채동욱 전 총장의 그 간의 모든 행적은 사실상 '그는 나의 혼외자가 맞다' 라는 말 못할 독백이나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한국 사회가 정치 이념에 매몰되어 이런 뻔한 스토리도 보지 못하고, 아니면 의도적으로 진실을 향해 눈을 가리고 수사 외압이니, 탄압이니 하는 말들로 본질을 호도하고 국론을 분열시켰다는 것이다.

채동욱이 총장에 있을 때 대부분의 수사가 진행됐던 '국정원 댓글' 사건은 야권의 각종 선동에 의해 말만 무성했지, 증거로 제시된 대부분이 대선과 전혀 상관 없는 트윗이거나 사람을 특정할 수 없는 증거력 불충분 자료들이었다.

반면에 원전 비리의 경우 수 많은 증거가 널려있었음에도, 채 총장 당시 검찰은 수 차례 수사를 축소하려 했고, 어떤 경우엔 해당 수사팀에 수사를 더 깊이 들어가지 말라는 외압을 행사한 일도 있었다는 이야기도 들려왔으며, 무엇보다 결론적으로 원전 비리의 핵심은 조금도 건들지 못하고 소위 깃털들만 구속시키며 끝나고 만 것이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 등급 부패비리에 랭크될 '원전 비리' 수사가 이렇게 시시하게 결론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부패하고 부도덕한 죄에 연루된 자는 이미 자신의 약점이 잡혀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근본적으로 이런 부정부패를 대면하여 과감하게 악을 부셔버릴 박력이 인성 자체에서 말살되기 때문이다.

이제 '채동욱 혼외자' 사건은 과정이 뻔했던 만큼 결론도 뻔하게 끝날 것이다. 이런 유치하고 부끄러운 사건과 그 관련자들로 인해 더 이상 국론이 분열되어 국가 에너지가 쓸데 없는 것들에 소모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바라기는, 새로운 총장은 전임자가 감히 건들지 못했던 이 나라의 가장 부패하고 비정상적인 곳들을 정상으로 되돌리는데 혼신의 힘을 다해주기 바란다.

미래경영연구소 연구원 함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