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간다는 것은 때론 이렇게 쓸쓸한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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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간다는 것은 때론 이렇게 쓸쓸한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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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질녘..오징어 잡는 바닷가
ⓒ 이화자^^^

어둠이 깔리는 바닷가에서 오징어잡이 배들이 막 집어등을 켰다. 완전한 어두움도 밝은날도 아닌 해질녘인데 수평선 너머 배들은 희미한 불을 반짝인다.

가끔은 가습이 답답할 때마다 이렇게 바다에 나와 우두커니 서있어 본다. 뭐라고 딱히 표현할 것이 마땅히 없는 가슴 한구석이 텅빈 그런 느낌이 가끔은 든다. 내 아닌 다른 사람들이 왜? 저럴까로 가슴속에 싹트는 미움을 지우기 위해서다.

토지의 박경리선생님이 표현하신 두 인물 임이네와 홍이네, 정 반대의 성격을 가진 인물의 심리 묘사를 어떻게 그렇게 표현을 잘했는지 살아갈수록 감탄스럽다.

살다보니 임이네처럼 탐욕으로 그득해 눈앞에 이익을 위해서 못할 짓이 없는 사람을 더러 볼 때마다 소설 토지의 박선생님이 표현하신 임이네가 생각난다. 요즘은 임이네 같은 극성스러운 사람이 흉이 되는 세상은 아니다. 오히려 능력있는 사람이라고들 한다. 시대가 변하였으므로 홍이네 같은 부류의 사람은 능력없고 변통머리 없다고 천대받는 시대다.

분위기 적응도 빨라야 하고 토지의 시대는 임이네 같은 사람이 사람 취급을 못 받았지만 요즘은 홍이네같은 사람이 사람 취급 받지 못한다. 그래서 착하다든가 양심적이라는 것은 곧 능력이 없는 사람을 뜻한다. 세상에 제일 무서운 것이 바로 사람이라고들 한다. 살아보니 또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아 - 옛날이여 하는 노래가 있다. 살아갈수록 그다지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 시절이 좋은 건 이미 내가 나이를 먹고 있다는 증거일테고 이미 우리 시대는 차츰 괄호 밖으로 밀려나는 시점에 와있다는 걸 의미한다.

그것을 사실대로 인정해야 하는 일이지만 그러나 인생의 쓸쓸함은 가슴 속 한 가득 자리잡고 있다. 좀더 뭘 해보고자 의욕적으로 해보지만 사람이 만든 그 법이 사람을 가두고 사람이 사람을 가두는 세상이라 가끔은 가슴이 답답해 온다.

이럴 땐 그저 막막하게 바다를 보다가 가슴을 쓸어내린다. 결국 인간은 누구나 다 고독한 존재인데 서로 할퀴고 꼬집고 상채기를 내면서 살아가는 것이 또 인간인지라 이렇게 밖에 살 수 없는 인생인가?

탁- 트인, 아무것도 막힘이 없는 바다는 그래서 좋다 앞을 막는 산도 없고 길을 막아버리는 담도 없다. 그래서 저 아득히 펼쳐지는 지평선이 좋다. 그저 보기만 해도 좋다.

우린 사람이 사람으로 인해 너무 막혀버린, 아니 갇혀버린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솔직하기에는 너무도 불안한 세상, 차라리 침묵이 좋은 현실에 그저 묵묵히 그리고 아무것 하고도 눈을 마주쳐주기 싫은 마음이 생기는 세상, 이런 마음은 나혼자만 느끼고 있는 감정인가?

많은 말보다 침묵이 차라리 편한 이 시간... 마음속에 묵은 찌꺼기들을 그저 헹구어내고 있다. 그러나 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빈 가슴에 다시 또 그 무언가를 채워나갈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사람이므로... 살아간다는 것은 때론 아주 쓸쓸한 것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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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 2003-10-16 01:51:41
벌써 겨울입니다 감기조심하시고요 음 ~맛있는 김치 이야기 올려주세요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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