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아프고, 기침과 두통에, 오한과 근육통 등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감기에 걸려 약 열흘간 고생 좀 했습니다. 노인분들이나 영.유아라면, 감기 때문에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통스러웠는데, 이제 조금 벗어난 느낌입니다.
독감 때문에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누가 추어탕 먹으면 좋다고 하기에 추어탕 먹으러 갔다가, 남의 차에 흠집을 내고 말았습니다. 그 자동차가 불법주차를 한 상태이긴 했지만, 저에게 책임이 있겠지요. 내려서 확인해보니 상대 차량의 우측 귀퉁이가 긁혔습니다.
일단 사고를 쳤으니 당황이 되었는데, 마침 주변에 사람이 없었습니다. 아무도 본 사람이 없으니, '그냥 토껴버릴까', 하는 생각이 전혀 없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도망가면, 그 차의 주인은 열 받겠지요? 예민한 사람이면, 어느 거짓된 사람 하나를 인해, 일주일 이상 이 세상의 불특정 다수의 인간을 경멸하며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입니다.
메모를 남기는 경우, 최악이라면, 상대방이 범퍼를 새로 갈겠노라고 지나친 요구를 할 지도 모를 일이며, 몇 십 만 원 깨진다는 불안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도망가면, 두고두고 찝찝할 것 같았습니다.
메모를 남겼습니다. 간단한 자초지종과 함께 저의 연락처를 적은 메모지를 와이퍼 밑에 끼워 두었습니다. 1시간 후에 전화가 왔습니다.
"메모를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차가 조금 긁힌 것은 괜찮습니다."
그 전화 한 통화로 문제는 정리되었습니다. 남의 차에 흠집 내고, 오히려 감사하다는 말을 듣게 된, 희한한 경험이었습니다.
메모를 남김으로써, 상대방은 전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저 자신도 전혀 찝찝하지 않을 수 있었으니, 역시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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