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차에 흠집을 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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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차에 흠집을 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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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차에 흠집을 내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다

지독한 감기에 걸려본 적이 있습니까?

목이 아프고, 기침과 두통에, 오한과 근육통 등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감기에 걸려 약 열흘간 고생 좀 했습니다. 노인분들이나 영.유아라면, 감기 때문에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통스러웠는데, 이제 조금 벗어난 느낌입니다.

독감 때문에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누가 추어탕 먹으면 좋다고 하기에 추어탕 먹으러 갔다가, 남의 차에 흠집을 내고 말았습니다. 그 자동차가 불법주차를 한 상태이긴 했지만, 저에게 책임이 있겠지요. 내려서 확인해보니 상대 차량의 우측 귀퉁이가 긁혔습니다.

일단 사고를 쳤으니 당황이 되었는데, 마침 주변에 사람이 없었습니다. 아무도 본 사람이 없으니, '그냥 토껴버릴까', 하는 생각이 전혀 없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도망가면, 그 차의 주인은 열 받겠지요? 예민한 사람이면, 어느 거짓된 사람 하나를 인해, 일주일 이상 이 세상의 불특정 다수의 인간을 경멸하며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입니다.

메모를 남기는 경우, 최악이라면, 상대방이 범퍼를 새로 갈겠노라고 지나친 요구를 할 지도 모를 일이며, 몇 십 만 원 깨진다는 불안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도망가면, 두고두고 찝찝할 것 같았습니다.

메모를 남겼습니다. 간단한 자초지종과 함께 저의 연락처를 적은 메모지를 와이퍼 밑에 끼워 두었습니다. 1시간 후에 전화가 왔습니다.

"메모를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차가 조금 긁힌 것은 괜찮습니다."

그 전화 한 통화로 문제는 정리되었습니다. 남의 차에 흠집 내고, 오히려 감사하다는 말을 듣게 된, 희한한 경험이었습니다.

메모를 남김으로써, 상대방은 전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저 자신도 전혀 찝찝하지 않을 수 있었으니, 역시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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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준 2002-12-02 17:01:20
후후.. 흐뭇한 일이군요.. 저는 비슷한 일이 있었지만.. 제 과실이 너무 커서~ 수리비를 대준적이 있지요.. 당시에는 고민이 많았어요.. 주변에 아무도 보는 사람도 없었고~ 쪽지하나 남기고 오면서도 바람에 쪽지가 날아가기만을 바랬죠... 후후 하여간 지금생각해보면 그때는 거금이 날아가서 힘들긴 했지만 속편한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계속 찝찝한거보다는~

김인문 2002-12-20 12:20:30
착한 척은 다하고 사시는군요. 저는 그런 경우에 그런 갈등 안하거든요. 당연히 메모를 남기지요. "토낄까?" 허허, 류선생님, 근엄한 분이 그런 표현을 쓰시다니...
저요? 민주노동당원입니다. 혹시 호남 출신 아니냐구요, 아니, 전 경남 진주 하순봉의원님의 지역구랍니다. 그럼 혹시 친척 중에 빨갱이 없냐구요? 울아부지 경우회 회원이고 경찰 정년퇴임한 것을 보면 다행이 우리집안엔 연좌제로 옭아맬 인사는 없었나봅니다. 한 마디로 역겹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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