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에 절감하는 비정규직의 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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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에 절감하는 비정규직의 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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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소 아침에 밥 내지 국이 없으면 밥을 통 못 먹습니다. 그런데 엊저녁에 그만 '깜박' 하느라 국거리를 장만 못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새벽에 콩나물이라도 사려고 자전거를 타고 시장에 가는데 인근의 '인력센터' 앞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 곳 앞에는 여전히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최근 경제난의 그늘이 짙어서 하루벌이 일자리를 잡는다는 것도 기실 쉬운 건 아닌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너무 이른 시간이었기에 콩나물이 아직 배달이 안 되어 없다기에 오뎅을 사 가지고 다시 그 인력센터 앞을 지나왔습니다.

그런데 아까 잔뜩 몰려있던 사람들 중 2/3는 없는 걸로 봐서 아마도 다행히도 '일을 잡아' 나간 모양이었습니다. 하지만 일을 잡지 못한 1/3정 도의 사람들은(거개가 40~50대) 새벽부터 홧술(소주)을 마시고 있어서 마음이 저렸습니다.

그 같은 통절한 풍경을 보노라니 우리나라 통신시장의 절대강자인 KT에서 최근 5천500명이나 되는 직원들의 대규모 명예퇴직 소식이 오버랩되어 가슴이 짠했습니다. 저와 오래 전 같은 직장에서 잠시 함께 근무했던 지인 하나가 얼마 전에 그만 불귀의 객이 된 사람이 있습니다.

카드빚과 사채에 시달리던 그는 농약을 먹고 자살했습니다. 그 이유는 '비정규직'이라는 이유였습니다. 그 이유 하나만으로 그는 회사에서 인간적인 대접, 예를 들자면 기본급과 퇴직금, 심지어는 건강보험조차도 없는 황량한 대접만을 받았습니다.

'세상에 그런 직장도 있나?'라고 고개를 갸우뚱거리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는 엄연한 현실입니다. 저 역시도 지난 세월 무려 7년 동안이나 근무했던 직장에서 고작 그 같은 대우를 받고 퇴직을 했으니까 말입니다.

더욱 기가 막혔던 것은 그처럼 7년 동안이나 근무를 하여 오늘날 그 업체의 사장을 부자로 만들어 준 은공은 모른 채 쓴 술 한 잔조차도 안 사 먹여 내보냈다는 겁니다. 전 직장의 그 사장은 사업 초기 전셋방에서 근근히 살던 처지에서 일약 '성공하여' 지금은 그랜저를 타며 고급 아파트도 두 채나 장만했습니다.

상품 판매수당이 유일한 수입

그러니까 비정규직 사원들을 착취하여 자신의 치부도구로서 사용한 셈이었지요. 이 부분을 회상하면 다시금 복장이 미어지고 울화가 활화산으로 치솟습니다. 그래서 각설하기로 하고 그럼 "대체 생활은 뭘로 했느냐?"는 질문이 당연히 뒤따를 것입니다. 그건 바로 직원 자신이 판매한 상품의 수당만이 유일한 수입원이었습니다.

이 같은 직장이 사실은 무척이나 많은 것이 우리나라의 엄연한 현실입니다. 그에 반해 KT는 지난 달 19일부터 30일까지 15년 이상 장기근속자를 대상으로 특별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답니다. 그 결과, 무려 5천5백여명이나 지원했다고 합니다.

이들이 전원 퇴직할 경우 이는 전체 직원 4만3천여명의 12. 6%로서 단일 기업의 1회 감원 규모로는 국내기업 사상 최대 규모라고 하네요. KT는 이에 따라 전체 인력이 4만3천700여명에서 3만8천여명으로 줄고 인건비가 연간 3천300억원 절감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퇴직자의 퇴직금은 1인당 평균 1억5천만원 선으로, 통상 명예퇴직금보다 30% 가 더 많다고 합니다.

또한 오는 10월 15일에 8천200억원이 일시에 지급된다고 하는군요. KT는 매출정체와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노사합의로 이처럼 대규모의 명예퇴직을 실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강조하건대 절대 시기와 질투는 아닙니다만 아무튼 이 같은 지극히 편향적이고 상반적인 현상을 보면서 다시금 천착하게 되는 것은 직장은 역시(!) 좋은 데 다니고 봐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지난 33년 동안 우리나라 근로자의 임금은 138배나 늘었다는 통계가 발표됐습니다. 또한 한 달 근로시간은 26시간이 줄었다고 했습니다. 이를 단순히 보자면 일은 적게 하고 돈은 많이 받게 된 거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이러한 현상 역시도 비정규직과 일용노동자들에게는 그저 '화중지병'일 따름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작금 우리사회 빈부격차 심화의 근원적인 단초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언제가 돼야만 우리나라도 비정규직과 일용직 역시도 사람대접을 받으며 살 수 있겠는지 그저 답답하기만 합니다.

오늘은 우리 민족의 시조이신 단군께서 "모든 백성(국민)이 골고루 잘 살아라~"며 개국하신 역사적인 개천절입니다. 그러나 저로서는 실로 가슴이 답답한 10월 3일 개천절 아침입니다. 골고루 다 잘 사는 나라, 그래서 빈한에서 기인한 자살자가 단 한 명도 없는 나라의 건설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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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천 2003-10-03 21:20:39
개천절때도 태극기 다는거 맞나요?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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