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의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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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의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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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대화 중 터져나온 뜻하지 않은 사건들

사람을 만나고 상대하면서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제대로 말하는 것이 참 어렵구나'라는 것이다. 친한 친구이거나 편한 상대라면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엔 추가 설명이 가능하며 엎질러진 물이 되었더라도 주워 담기가 용이 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기에 소심한 필자로서는 어떻게 해야 상대방과 잡음이 없는 깨끗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된다. 얼마 전 아내와의 대화에서는 신중하지 못한 말하기가 불러올 파장에 대해 여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사소한 것까지 다 말하기를 원하는 아내에 비해 필자는 많은 말을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아내의 부단한 노력으로 인해 필자 또한 시시콜콜 모든 정보를 아내와 공유하기에 이르렀다. 그날 그날 있었던 일에서부터 신문, 방송에서 읽고 들었던 얘기, 그리고 양가 집안에서 있었던 일까지 모두가 우리의 대화 주제가 된다.

다양한 대화 주제들은 그 주제에 맞는 대화 분위기나 어휘 조절을 필요로 한다. 가볍게 치고 받는 것이 있는가하면 때론 진지하게 경청하고 대화할 필요가 있는 것도 있다. 그 중에서 필자가 제일 어려워하는 것은 아내와 집안 얘기를 할 때이다.

얼마전 아내가 처가에 일이 생겼다며 자초지종을 늘어놓았다. 처가의 문제는 누군가 말을 잘못 옮겨 생긴 일이었으며 그리 큰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가만히 듣고 있던 나는 미처 내 입을 가로막기도 전에 한마디가 툭 나와버렸다.

"당신 집안은 말이 많어"

아무 생각없이 내뱉은 한 마디에 나도 깜짝 놀랐다. '당신은 말이 많어'라고만 했어도 인신공격적 발언으로 중징계를 당할 판에 '당신 집안'이라고 말해버렸으니 이젠 수습하기가 꽤 만만찮겠다는 걱정과 함께 어떻게 모면할까 궁리하기 시작한다.

평소 모든 일을 대화로 풀려는 우리 부부는 뜻하지 않게 이런 사태를 만날 때가 있다. 한번은 TV에서 어떤 시민단체가 성매매 근절을 위해 백만인 서명운동을 하는 것을 보았다. 아내는 평소 성매매에 대해 지독한 반대입장을 가지고 있던 터라 반기는 기색이었지만 필자는 그것이 필요악이라는 입장이었기에 무심코 '저런 다고 다 해결 되는게 아니지, 더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라고 한마디 해버렸다.

또다시 아내의 추궁이 들어왔다. 남자를 일반화시킴으로써 나까지 성매매의 가능성이 있는 놈으로 간주하는 아내에게 대화의 초점이 맞지 않으므로 그만 얘기하자고 했다가 그만 아내를 더 흥분시키고 말았다. 도저히 수습도 안 되고 그렇다고 논리적으로 설명하기에는 내 근본이 남자인지라 그 오해의 끈을 풀기가 만만치 않았다.

남들은 우리 부부가 전혀 싸움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서로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뜻하지 않은 충돌이 종종 발생한다. 그 자존심이란 것은 집안이 걸린 문제일 수도 있고 아니면 서로의 가치관 문제일 수도 있다.

얼마 전 생긴 그 '집안'에 관련된 문제는 아내의 맞받아치기 응사가 있기 전에 필자의 무조건 잘못했다는 항복으로 끝을 맺었다. 어렸을 때 친구들이랑 자주 싸운 이유중의 하나가 자기 부모를 놀릴때 였듯이 부부사이에서 가장 민감한 것이 집안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되기에 조심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가치관에 대한 자존심이 걸렸었던 '성매매' 사건은 아직도 명쾌하게 끝을 내지 못했다. 다만 남자의 넓은 아량(?)으로 아내를 조금 진정시키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필자의 진심을 몰라주는 것이 야속하기는 하지만 아내의 '절대선'에 대항하기에는 필자가 너무 세속적이기 때문이다.

이제 말한마디가 지펴졌던 불에 기름을 부을 수도 있음을 깨닫는다. 괜히 어설프게 불끄려다가 가만히 있는 것 보다도 못할 때가 많은 것같다. 오해없는 말하기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선 대화의 긴장감을 놓지 않으며 상대를 부단히 이해하고 알아갈려는 노력이외에는 해결책이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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