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글로벌기업들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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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글로벌기업들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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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임금 시대 중국, '떠날까, 말까?'

^^^▲ 임금인상 랠리에 불을 붙인 타이완 기업 팍스콘(富士康)노동자들의 연속 투신자살로 3차에 걸쳐 100% 가까운 임금을 인상했다.^^^
중국에 진출한 외자기업들의 시름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근로자들의 임금은 날로 높아지고 외자기업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시선이 전과 같지 않게 식어만 가고 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외자기업들을 자국 기업과 대등하게 대우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그 말을 곧대로 받아들이는 외자기업들은 적어 보인다. 이들의 속내에는 십 수년 전 쌍수를 들어 자신들을 반겨 주었던 중국정부에 대한 서운함과 미련이 강하게 느껴질 따름이다.

그들이 느끼는 중국 내 경영 체감온도 만큼이나 중국은 많이 변했다. 그것이 바로 기업 울타리 밖에서가 아니라 안에서 더 춥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과거 ‘먹고 사는 문제’에서부터 현재 ‘당당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갈구하고 있다. 그것이 임금과 비용의 문제로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다.

타이완계 글로벌 기업인 팍스콘(푸스캉) 종업원들의 연속 자살사태로 촉발된 중국의 임금상승 랠리는 “임금을 상승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중국 당국의 입장표명에 따라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타이완계와 일본계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국계 글로벌기업들에게서도 최고 30% 수준의 인건비 초-인플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거기다 중국의 최저임금도 매년 20% 가까이 오르고 있다.

요즘 중국 내 노사관계에 비상이 걸리면서 근로자들 움직임 하나하나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경영자들의 솔직한 심정이다. 최근 한국기업에서 한국인 간부가 중국 근로자를 폭행한 사건까지 일어나면서 긴장감은 날로 높아가고 있다.

“아직도 얼마까지 더 오를 지 알 수 없다”
이것은 중국 내 외자 중소기업들의 인식이다. 이들 중 상당수 기업들은 상황이 더 악화한다면 반드시 중국을 떠날 것이다. 이들이 느끼는 중국에서의 행정과 법률 적용의 문제, 그리고 한계상황에 처한 자금난이 그것을 대변해 준다.

그러나 아직은 “더 버티고, 기다려 보겠다”는 것이 대부분 중소기업체 사장들의 말이다. “경영환경을 종합해 보면 아직 인도나 베트남보다 중국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그들은 말하고 있다. 아직은 철수를 고려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기업들의 사정은 어떠한가. 이들 글로벌 기업들은 ‘인건비’와 ‘시장’이라는 두 가지 열매를 다 따먹기 위해 중국 땅 깊숙히 뿌리를 박은 터에 대폭적인 원가절감을 포기한다면 남은 문제는 명확하다. 무한대의 시장을 향해 더욱 사납게 돌진하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의 속성 상 어디나 다 전쟁터라면 큰 시장인 여기서 승부를 내자는 것이다. 그러기에 아직 중국은 좋아 보인다. 고급품 부문에서까지 중국은 세계 최대의 시장으로 등극하고 있다.

중국 투자에 이런 불문율이 있다. “중소기업은 망하기 쉽고, 대기업은 흥하기 쉽다” 이것은 다시 말해 “중국은 매우 복잡하고도 단순한 나라다”라는 말과도 같은 의미로 자주 쓰인다. 상식적이고 경험적인 다음의 한 가지 예로서 간단히 반증되는 법칙이다.

작은 기업들은 모든 사업계획의 기초를 원가절감에 둔다. 그래서 중국에 진출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남는다’는 판단에 따른다. 이리 봐도 저리 봐도 남는 장사를 마다 할 이유가 없다. 식품업체든 가구업체든 의류업체든, 원자재와 인건비가 싸면 답은 나오기 때문이다.

문제는 액수를 딱히 정하기가 어려운 부대비용들이다. 접대비 등 업무추진비나 제세 공과금, 복리비용 등에서 소기업들은 폭탄을 맞고 만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법률 적용이나 세금, 아주 간단한 착오를 중대한 위법으로 몰고가는 당국측의 행정에 엄청난 간접세(?)를 지불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앞뒤로 다 남던 투자 전 손익계산서는 결산 후 뒤로 밑지는 짝이 되고 만다.

지린성 창춘시에서 요식업체를 경영하다 포기한 이 모씨(48)는 이렇게 말한다. “중국사업에서의 간접비용은 예측을 불허합니다. 그것이 바로 기업 흥망의 잣대가 되죠. 처음엔 지나친 간접비용을 수업료가 여기다가 나중엔, 이제 다 배웠거니 생각하지만, 그게 바로 패착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사실 거기서부터 더 많은 기회비용이 지출되면 애초의 사업계획은 아예 무의미해지지요.”

랴오닝성 선양에서 식품업체 사업을 준비 중인 김 모씨(47)의 말이다. “중국에 오기 전에 30여 가지 체크-포인트를 작성했는데, 실제 대응이 필요한 사항은 3가지 정도였고요. 정작 아무런 걱정도 대비도 없던 수많은 문제들 때문에 비용과 시간을 소비하다 보니 정말 한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라며 예측 불가능한 중국의 비즈니스 현실을 지적했다.

이런 점에서 글로벌 기업들은 다르다. 대기업들은 유력한 꽌시구조 위에 전문변호사까지 고용하고 있어 간접비용 면에서는 유리하다. 대기업들이 중소기업들과 다른 점 한 가지는 바로 전체 매출액에서 간접비용이 비중이다. 대기업들은 3%를 넘지 않는 반면 중소기업들은 50%를 넘나드는 것이 바로 중국에서의 수익 대비 간접비의 현실이다. 이 모두가 중국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돌발변수’ 때문이다. 그야말로 중소기업들은 ‘재주를 넘는 곰’의 신세가 된다.

따라서 최근 6개월 여 간 지역에 따라 10%에서 30%까지 급상승하는 중국의 임금상황은 대기업들에게는 채찍이 되고 중소기업들에게는 독약이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대기업들은 더욱 치열해지는 시장 선점경쟁과 서비스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광고와 유통망 확장에 나설 것이다. 중소기업들은 인건비 상승억제를 위한 조직관리와 비용절감 등 내부적인 관리혁신을 하면서 유통망 확충을 해야 하는 안팎의 이중고에 직면할 것이다.

동북지역인 랴오닝, 지린, 헤이롱장 지역은 아직 임금상승의 무풍지대로 보이지만 이미 소폭상승 움직임을 보이면서 심리적인 인상 기대치가 팽배하고 있다. 올해 연말 경이 바로 중국 전역의 성숙기로 예고되고 있다. 따라서 내년이 바로 중국 내 외자기업들의 전환기가 되리란 예측이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에게 중국이 예선전의 링이라면 글로벌 기업들에게는 챔피언전의 링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금 외자 기업들에게 체중감량을 요구하고 있다. 임금이 일정 수준까지 상승하면 인건비가 차지하는 원가비중이 절대적인 노동집약형 중소기업들의 운명은 불보듯 뻔하다. 글로벌 기업들 역시 원가를 판매가격에 추가할 수 있는 자기 브랜드 기업들과 하청 밴더형 기업들 간의 운명이 달라지게 된다.

아직 국제시장에서 ‘메이드-인-차이나’의 품질경쟁 시대는 멀기만 하다. 결국 중국 글로벌 기업들에게 최후의 승부처는 내수시장이란 점이 더욱 확실해지고 있다. 중소기업들 역시 고유 브랜드와 합리적인 유통구조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 지금의 중국이다. 그리고 점차 대기업들이 할거하는 고급품 시장의 틈새를 공략함으로써 고부가가치화와 매출 다변화를 통해 임금상승 압력을 덜 수 있다.

이미 많은 수의 중소기업들이 ‘세계의 공장 중국’으로부터 ‘공장과 시장의 통합’이라는 모토로 옮겨가고 있다. 그것이 지금 중국에서의 답이다. 랴오닝성에서 식품공장을 운영하는 한 중소기업인은 이렇게 말한다. “제품을 한국으로 수출하는 길만이 살길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중국 내수시장을 개척해 보면서 새로운 희망을 가졌다”고 말했다.

기회의 땅 중국은 어느 새 도전의 땅으로 변하고 있다. 아직도 ‘중국은 넓고 기회는 많다’는 생각을 가진 중소기업들은 빨리 ‘합리주의 경영’으로 전환하는 것이 시급하다. 원가절감만이 살길이라는 사고는 지양되어야 한다. 자동화와 품질관리를 통해 브랜드의 품격을 안정시키고 소비자의 ‘만족’에 다가가는 마케팅의 원칙을 새삼 상기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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