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씨가 인간이 될 수 있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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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걸씨가 인간이 될 수 있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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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억 받은 'DJ 아들' 김홍걸씨의 집행유예 선고 이후

 
   
  ^^^▲ 대통령 3남 김홍걸씨가 서울구치소를 나서기 위해 승용차에 타고 있다. ⓒ 연합뉴스^^^  
 

김대중 대통령이 눈물을 글썽인 적이 있습니다.

월드컵 경기에서 한국팀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승리했을 때였지요. 어느 팀과의 경기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으나, 대통령께서 직접 경기장에 가서 관람했는데, 한국팀이 승리하자, 대통령께서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을 좌우로 흔들며 울먹이셨습니다.

저는 그때 착잡했습니다. 대통령께서 이렇게 독백하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홍걸이도 이걸 보고 있을까? 이렇게 좋은 장면을, 홍걸이도 같이 구경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온 국민이 "대한민국!"을 외치며 하나 되고 있었을 때, 김홍걸씨는 기업체로부터 이권청탁의 대가로 금품을 받아 챙긴 것이 들통나 감옥살이를 하는 형편이었습니다.


1. 김홍걸씨 집행유예로 석방

김홍걸씨는 몇 기업체로부터 36억 9천여 만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그런데 추징금 2억 원을 선고받고 풀려났습니다. 그는, 재판부에 제출한 최후 변론서에서, '저는 벌레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훼방거리요, 백성의 조롱거리입니다'라는 성경구절을 인용하여, 뼈아픈 후회의 심정도 밝혔다고 합니다. 또한 김홍걸씨의 부인도 잘못을 사죄하며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냈다고 했습니다.

드디어, 김홍걸씨는, 일반인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특혜로 풀려났습니다. 풀려난 날, 청와대에서 1박했습니다. 마침 생일을 맞아서 부모님이 마련해준 생일 케이크를 잘랐습니다. 이 여사의 표정은 눈에 띄게 밝아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청와대측은, "홍걸씨가 곧 신변정리를 끝내고 미 에모리대로 박사학위 과정을 공부하러 떠날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홍걸씨는 재판부로터 해외여행 허가를 받아 조만간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2. 박사학위 과정 공부하면 인간이 되는가?

같은 인간이, 누가 누구더러, "당신은 벌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면서 "나는 벌레 같은 놈이었다"고 자책하는 것은 무방할 것입니다. 김홍걸씨는 그 많은 성경 구절 중, 시편 22편 6절의 "나는 벌레요 사람이 아니라" 하는 구절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정도로 뼈아픈 후회를 했습니다.

집행유예로 풀려난 날 청와대로 가서 1박 했다는 것, 이해할 수 있습니다. 생일 케이크 잘랐다는 것도, 이해해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곧 에모리대로 박사학위 따러 가겠다?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떻게 이런 식의 결정이 내려졌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어떤 돈으로 공부한다는 것입니까? 2억 추징되었어도, 34억 9천 만 원은 굳어 있으니, 공부할 여유가 있다는 것입니까?

부모님이, "이제 조용히 공부나 해라"고 권유한 것인지, 아니면 본인이 "이제 공부나 하렵니다"했는지 자세한 내막은 알 길이 없으나, 이건 아니다, 하는 느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자신을 벌레라고 칭한 것은 재판에서 동정심을 자극하여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던 것입니까? 진심이었습니까? 그것이 위기 모면의 얄팍한 수단이 아니었다면, 인간이 되기 위한 시도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후속조치가 박사학위 따겠다는 겁니까? 박사학위가 벌레의 요소를 탈피하여 인간이 되게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입니까? 물론 미국 박사학위가 교수자리 따는데는 확실히 도움이 되겠지만, 인간이 되는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이기에 하는 말입니다.


3. 공인의 의무

최진실의 동생은 최진영입니다. 최진영이 여자친구를 소개한다며 누나를 카페에 불러냈습니다. 최진실은 동생의 여자친구에게 존대말을 하면서 예의를 지켰습니다. 그런데, 최진영의 여자친구는 매우 반항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웨이터에게 상식 밖의 무례한 행동을 했습니다. 물론, 몰래카메라였기에 짜고 하는 것이었지요. 최진실은 약간 당황해하면서, 말렸습니다. 그래도, 여자친구가 계속 무례한 행동을 삼가지 않고 반복하자, 갑자기 소리를 버럭 질렀습니다.

"이게 무슨 짓이야! 그만 두지 못해!" 갑자기 반말로 호통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웨이터에게 대신 사과했습니다.

연예인이 뭡니까? 인기를 먹고사는 직업인 아닙니까? 인기가 좀 있다고 해서 특권의식을 가지고 일반인 위에 군림하려고 해서는 안 되지요. 오히려 공인으로서의 책임의식을 가지고 생활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최진실의 몰래카메라를 보면서, 이렇게 느꼈습니다. '최진실은 인간이 됐구나…'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뭡니까? 공인 중에서도 공인 아닙니까? 어느 누구보다도 사회적 책임이 막중한 자리입니다. 그런데, 특혜로 풀려난 아들을 청와대에서 재워주고 생일케이크 사주고, 미국 박사학위 따도록 한다? 그걸로 끝입니까?

MBC방송에서 '칭찬합시다'를 방영한 적이 있습니다. 합리적으로 벌어서 공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주로 칭찬주자로 선정되었지요. 대통령께서는 그들을 청와대로 초청하여 밥 한 끼 대접했습니다. 일반인이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서 격려를 받는다는 것은 영광일 것입니다. 대통령은 그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이며 치하했습니다. TV를 보면서, '좋은 일 하는구나' 하고 끝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은 바쁜 국정의 와중에서도 그들을 초청할 만큼, 의미 있는 일로 보았던 것이겠지요. 그들이 대통령의 초청을 받자고 한 일은 아니었으나, 대통령의 격려를 받았을 때 큰 힘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뭡니까? 에모리 대로 박사학위 과정 공부할 예정이다? 누가 그걸 결정했습니까? 왜 아무도 말리지 않는 것입니까? 나는 내 가족 열심히 챙길 테니, 당신들은 다른 가족들 계속 열심히 챙기면서 사시오, 하는 것입니까?

청와대에서 잠을 재운 것은 무엇이며, 생일케이크는 무엇이며, 이 여사의 표정이 밝아졌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저, 집행유예로 풀려난 것이 다행이라는 것입니까? 국민감정이 어떻게 돌아가든, 그저 내 자식이 귀하다, 하는 것입니까? 아들을 온실 속의 마마보이가 되게 할 작정인 것입니까? 공인답지 못한, 지나치게 소시민적인 행위인 것이 아닙니까? 이 여사께서는 오래도록 기독교 여성 지도자로 활동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제 공인중의 공인으로서의 책임에 대해서는 관심을 접으셨습니까? 이제 연로하셔서 그런 것입니까?

각종 정책의 오류로 여러 번 실망했지만, 이번에 또 한 번 실망했습니다.


4. 기대했던 소식

저는 이런 소식을 기대했습니다. 집행유예로 풀려난 아들을 청와대로 불렀는데, 공인으로서의 책임을 내팽개친 아들을, 그것도 나이가 40이나 된 사람을, 어머니가, 잠언(29장15절)에 기록된 것처럼, 회초리로, 종아리에 피가 나도록 때렸다…

그래서, 김홍걸씨는, 추징금 2억은 재판부에 내고 나머지 34억 9천 만 원은 사회봉사 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미 써 버려서 모자라는 돈은 벌어서 채운다… 그리고, 집행 유예 3년 동안, '칭찬합시다' 주인공들처럼, 개인적인 출세는 완전히 접어두고, 오직 이 세상의 소외된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에 전념한다…

자신을 벌레라고 자책한 것이 진실이었다면, 그렇게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인간이 되는 길일 것입니다. 또한 그것이 공인다운 행위일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나도 30억만 주면, 얼마든지 6개월 감방살이 하겠다"는 일반인의 탄식이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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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순 2002-11-20 00:16:03
아주 좋은 말씀입니다.
어려움에 처하면 우선 그것부터 피하려고 하는게 인간의 치사함이지요.

대통령주위에서 사회여론이 좋지 않으니까 자숙하자는 조언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이야기겠지요.
아니면 대통령일가가 이를 무시한다는 결론말고는 없는 거겠지요...

아무튼 대통령이거 그들의 가족이건 다 우리와는 다른사고를 가진 다른 계층임에는 분명한가봅니다.


진짜 코메디,, 2002-12-15 00:43:17
유(YOU) 무스 은 너 무 재밌는 개그......

정말 개그 잘하시네염,,,,,

어떻게,, 기자가 기사로 개그를 할 수가 있을까?

이거 정말 기사 개그로 개그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되어 지네요....

인기 만점이겠어여,,,,

분발하시고,,,, 잘하면,,,정말 히트당,,,, 기사 개그,,,,유무스

사오정두 아니구,, 정신박약두 아니구,, 정상인이,,이런 기사개그를 쓸수있다는 조건이라면,, 히트감이당,,, 박수,,,

넘그러지마 2002-12-15 00:45:27
수준이 낮은게 아니라,,, 초짜라,,,,에디슨두,,,실수로 헉 !!!!진짜,,,개그 기사로 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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