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루의 모든 시간을 좀 더 보람되게 살아가고 싶다. 그래서 세상과 인생에 대한 올바른 인식에 도달하고 싶다. 세상을 좀더 잘 이해하고, 좀 더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나에게는 아직도 그런 마음이 조금은 남아있다. 그러나 더위는 그런 내 의지를 무참히도 꺾어버린다. 그저 나는 역시 하나의 미물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만들어 준다.
생각은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위를 피할 수 없을까 하는 것 주위를 맴돌 뿐이다. 나는 차츰 의지를 상실한다. 결국 나는 한낱 주위환경의 온도에 좌우되는 형편없는 하등생물일 뿐이다. 그렇게 나는 그곳에서 다시 자신에 대한 성찰로 돌아오게 된다. 이렇게 살아가는 나라는 것은 과연 어떤 존재인가.
나를 죄어오는 것들은 한없이 많다. 나를 세상의 한갓 미물로 만드는 것이, 단지 더위 뿐만은 아닐 것이다. 이 세상의 많은 것들이 나를 힘들게 한다. 때로는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하고 생각을 해본다. 그런 삶을 묵묵히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나를 비참하게 만든다. 나는 왜 이렇게 많은 것에 제약을 받는 존재인가?
내가 세상에 왔다가 사라져간다는 것은 무슨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내가 살아야 할 삶의 목표는 도대체 무엇인가. 무엇이 나를 수치스럽게 만들고, 무엇이 나를 의미로운 존재로 만드는가. 또 다시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기 시작한다. 때로는 명료하게 보이다가, 수없이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곤 하던 생각들이다.
나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고요한 우주에 하얀 점처럼 떠 있는 나 자신이 보인다. 그리고 그 주위에 둥실 떠있는 나의 가족들이 보인다. 그리고 나의 친구들. 친지들. 나의 동료들... 그런 모습들이 가만히 들여다보인다. 세상은 천천히 움직여 가고, 나는 무언가 분주한 듯한 표정으로 천천히 그 사이를 오가고 있다.
그렇다. 나는 그런 존재다. 주위로부터 끊임없이 제약을 받으면서, 또 도움을 받는다. 그렇게 그들과 함께 호흡을 나누고 삶을 나누어가는 것이 바로 나라는 존재이다. 나는 우주라는 공간에 부유하듯 떠있다. 무언가 열심히 일을 한다. 그리고 쉬는 시간이 찾아오면 가족이나 친지들과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 가끔 무엇인가를 쓰고 또 무엇을 생각한다.
나는 시간과 공간 속을 부유하며 조용히 흘러가는 이름 없는 혜성과 같다. 환한 빛을 내며 타오르지는 못하지만 그리 어둡지만은 않고, 조금의 열정의 온기가 느껴지는 조그만 먼지들의 덩어리 같은 미약한 존재이다. 때로 밤하늘에 작고 조용한 선을 하나 그으며, 나는 그렇게 우주를 미끄러져간다.
세상을 바라본다. 느끼고 감동하고, 때로는 세상에 대하여 무언가 행동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바라보면 모든 것은 꿈과 같이 아름답다. 세상만물이 때로는 맑은 아침과 같은 명징함으로 눈앞에 펼쳐져 보인다. 삶은 그렇게 내 안에 들어와 있고 나는 삶과 우주를 꿈꾸는 자그마한 별똥별이다. 그렇게 나는 우주와 합일하고, 존재와 세상과 합일한다.
내가 꿈꾸는 우주에는 나와 같은 수많은 작은 것들이 헤엄쳐 다닌다. 그런 수많은 작고 조그만 존재들과, 깊은 어둠이 나를 다독거려 준다. 나의 미약한 존재는 우주의 고요함에서 위로를 얻는다. 그래서 생은 외롭지 않다. 꿈꿀 수 있는 자유가 있고, 나와 같은 작고 조그만 존재들이 이 땅에는 수없이 많지 않은가.
다시 나의 방으로 돌아온다. 눈을 뜨고 주변에 흩어져 있는 익숙한 모든 물건들을 바라본다. 그래 여기가 내가 사는 삶의 터전이다. 조금 전 쓰다만 글을 바라보고, 다시 키보드를 두드린다. 시계는 맥박처럼 두근거리면서 조금 전 꿈꾸고 온 우주의 끊임없는 흐름을 아직도 전해주고 있다.
그렇다. 나는 미물이다. 조금의 더위에도 견디지 못하는, 자연에 매여 있는 미약한 존재일 뿐이다. 그러나 나는 미약하지만 살아있는 존재이므로 꿈꿀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감은 내 가슴속에는 아무도 지울 수 없는 작고 조그만 꿈이 있다. 내가 희망을 가지고 있는 한, 내가 삶에 대한 사랑을 버리지 않는 한 세상은 아직은 포근한 그 무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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