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 시선②] 송·변전시설 교부세 382억 원, 실제 지급액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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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시선②] 송·변전시설 교부세 382억 원, 실제 지급액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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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전국 382억 6900만 원은 조정률 적용 전 산정 수요액
-안성시 2017년 2억 7800만 원에서 2019년 7억 4800만 원…교부액과 구분해야
-주변지역 면적 기준 산식, 2020년 일몰 뒤 재도입 예상액은 아직 계산할 수 없어
김병철 선임기자

[뉴스타운/김병철 선임기자] 안성시가 송·변전시설 수요 항목의 재도입을 건의하며 제시한 연도별 전국 금액이다. 3년 사이 숫자가 커졌다. 그러나 이를 정부가 해당 지역에 지급한 보상금으로 읽으면 잘못이다. 자료에 적힌 명칭은 ‘조정률 미적용 송·변전시설 수요 항목 금액’이다. 당시 보통교부세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관련 재정 수요로 계산한 금액이지, 별도로 지급한 돈이 아니다.

숫자의 성격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안성시는 2020년 일몰된 산정 항목을 다시 도입해 달라고 건의했다. 양주시와 여주시 등 12개 시·군이 여기에 동참했다. 이들이 과거 전국 합계인 382억 6900만 원을 지금 다시 지급해 달라고 요구한 것은 아니다. 그 금액은 2019년에 항목 적용을 받은 시·군 전체의 과거 산정 수요액이다. 이번 건의에 참여한 13개 시·군만의 합계도 아니다.

보통교부세가 어떻게 계산되는지를 보면 차이가 더 분명해진다. 행정안전부는 지방정부가 필요한 행정 경비를 지방세 등 자체 수입으로 충당하지 못할 때 부족분을 보전하는 제도로 설명한다. 기준재정수요액과 기준재정수입액의 차이가 기본 틀이다. 어느 한 수요 항목에 금액이 잡혔다고 해서 그 금액을 별도 계좌로 지급하는 구조로 설명할 수 없다. 최종 교부액과 특정 항목의 산정 수요액은 서로 다른 숫자다. 

송·변전시설 수요 항목이 처음부터 영구적으로 운영되도록 설계된 것도 아니었다. 정부는 2017년도 보통교부세 제도 개선 당시 송·변전시설 수요를 신설하면서 정책 효과와 재정보전의 실효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 3년간 일몰제 형태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2017~2019년의 산정 기록은 3년간 운영된 항목의 결과로 봐야 한다. 2020년 이후 같은 금액이 계속 배정됐어야 한다는 증거로 곧바로 바꿀 수는 없다. 

당시 전국 수요액을 시와 군으로 나누면 다음과 같다.

연도 시 지역 수요액 군 지역 수요액 전국 합계
2017년 101억5300만원, 39억 5400만원, 141억 700만원
2018년 216억1700만원, 91억 5600만원, 307억 7300만원
2019년 277억100만원, 105억 6800만원, 382억 6900만원

(※모두 당시 자료에 기재된 조정률 적용 전 수요액. 전국 합계는 해당 연도에 항목이 적용된 시·군 전체의 합계)

세 해의 금액은 모두 조정률을 적용하기 전의 수요 항목 금액이다. 연도별 전국 합계이므로 세 해를 더해 한 해의 예산 규모처럼 제시해서도 안 된다. 2019년 382억 6900만 원을 2026년의 예상 교부액이라고 부르는 것도 근거가 없다.

안성시의 산정 수요액은 2017년 2억 7800만 원, 2018년 5억 9300만 원, 2019년 7억 4800만 원으로 기재됐다. 전국 금액과 마찬가지로 조정률 적용 전 금액이다. 같은 자료에는 조정률을 반영한 안성시 금액이 별도로 적혀 있다. 2017년 2억 6146만5644원, 2018년 5억 4286만6712원, 2019년 6억 4650만1786원이다. 자료에 적힌 해당 연도 조정률은 각각 0.9405239, 0.9154582, 0.8643072다.

조정 전 금액은 백만 원 단위로, 조정 후 금액은 원 단위로 제시돼 있다. 따라서 표에 보이는 조정 전 금액에 조정률을 곱해 원 단위 끝자리까지 맞추려 하면 차이가 생길 수 있다. 그렇다고 자료의 원 단위 금액을 임의로 고칠 수는 없다. 두 금액은 원자료의 표기대로 구분해서 읽어야 한다. 무엇보다 조정률을 적용한 수요액조차 해당 금액이 별도 보상금으로 지급됐다는 뜻은 아니다.

당시 수요를 측정한 기준은 무엇일까. 재도입 건의에 제시된 산식은 ‘송·변전시설 주변지역 면적(천㎡)×동종 지방자치단체별 행정구역 1천㎡당 지역관리비 표준행정수요액×10%’다. 중심 지표는 시설 주변지역의 면적이다. 송전탑 한 기마다 일정액, 송전선로 1㎞마다 일정액을 더하는 산식으로 소개해서는 안 된다.

안성시에 적용된 주변지역 산정 면적은 2017년과 2018년 각각 106.249㎢, 2019년 105.195㎢로 적혀 있다. 이는 송·변전시설 수요 산정에 사용한 주변지역 면적이다. 안성시 전체 면적이 아니다. 해당 범위의 모든 토지에서 동일한 피해가 발생했다는 조사 결과도 아니다. 면적은 당시 계산에 사용된 지표이고, 개별 주민의 피해 여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할 문제다.

자료는 2019년 기준 기초자치단체 157곳 중 120곳에 이 수요 항목이 반영됐다고 설명한다. 약 76%다. 따라서 2019년 전국 합계 382억6900만 원을 13개 공동 건의 지자체의 금액으로 좁혀서는 안 된다. 당시 항목이 적용된 지자체의 범위와 이번에 건의에 참여한 지자체의 범위가 다르다.

동참한 다른 지역의 의견에도 과거 산정액이 나타난다. 영월군은 2019년 보통교부세 산정 당시 약 1억 1000만 원의 송·변전시설 수요가 반영됐다고 밝혔다. 예산군은 2017년 1억 7000만 원, 2018년 3억 8500만 원, 2019년 4억 4300만 원의 수요액을 제시했다. 두 지자체가 과거에 해당 항목의 적용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영월군이 1억 1000만 원을 별도 보상금으로 받았거나 예산군이 세 해의 수요액을 그대로 추가 교부받았다는 뜻은 아니다.

예산군 자료에는 세 해의 주변지역 면적이 모두 133,462천㎡로 적혀 있다. 면적은 같은데 제시된 수요액은 해마다 다르다. 면적 외에 산정에 쓰인 값과 해당 연도의 적용 방식을 함께 확인해야 금액의 변화를 설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제출 자료의 숫자 몇 개만으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증가한 이유를 단정할 수 없다.

전국 합계에도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 2017년 141억 700만 원에서 2019년 382억 6900만 원으로 늘어난 사실은 확인된다. 그렇지만 이 증가분을 송전탑 증가량이나 주민 피해 증가액으로 환산할 근거는 없다. 당시 연도별 적용 대상과 산정 면적, 표준행정수요액, 조정률 등을 대조해야 증가 원인을 설명할 수 있다. 숫자가 크다는 이유로 수요의 원인까지 확인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과거 자료가 말해주는 것은 무엇인가. 정부가 2017~2019년 송·변전시설 주변지역을 보통교부세의 재정 수요로 계산했다는 사실이다. 안성시를 비롯한 지자체들이 항목 재도입을 건의할 때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는 기록이다. 반면 과거의 산정액만으로 현재 얼마의 교부세가 부족한지, 제도가 바뀌면 각 지자체의 교부액이 얼마 늘어날지는 알 수 없다.

2020년 일몰 이후 해당 지역의 행정 수요가 어디에 반영됐는지도 이 과거 표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정부가 다른 산정 항목에 반영했는지, 일부만 반영했는지, 별도로 반영하지 않았는지는 현행 산정 기준을 대조해야 한다. 항목의 폐지를 곧바로 모든 지원의 중단이라고 쓰지 않는 이유다. 동시에 과거 금액이 실제 지급액이 아니었다는 이유만으로 당시 정부가 관련 수요를 인정했다는 사실까지 지울 수는 없다.

이번 논의는 과거에 적힌 돈을 되찾는 문제가 아니다. 국가 전력망을 구성하는 시설의 주변지역에서 발생하는 행정 수요를 지금의 보통교부세 산정 체계가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묻는 문제다. 3년의 숫자는 그 질문을 시작하게 한다. 답은 과거의 합계가 아니라 현재의 산정 기준과 지역별 자료 속에서 찾아야 한다.

기자메모/ 2017~2019년 전국 합계는 해당 연도에 항목이 적용된 시·군 전체의 조정률 적용 전 수요액이다. 안성시의 원 단위 금액은 별도로 기재된 조정률 적용 금액이다. 이 수치들을 실제 교부액, 별도 보상금, 재도입 이후 예상 수입으로 바꿔 쓰면 모두 원자료의 뜻에서 벗어난다.

본지는 다음 [김병철 시선③]에서 안성시의 건의와 12개 시·군의 동참에 정부가 어떤 답을 내놓아야 하는지 짚는다. 2020년 일몰 이후 송·변전시설 관련 수요를 어느 항목에 반영해 왔는지, 재도입 여부를 어떤 근거로 판단할 것인지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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