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지방의회의 청렴체감도가 67점 수준에 머무는 가운데 부천시의회가 의원의 겸직과 영리행위, 징계 사안을 외부 전문가의 시각에서 검토하는 윤리심사자문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했다. 지방의회의 권한 확대와 함께 이해충돌·특혜 논란을 예방할 내부통제 장치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자문기구가 실제 윤리심사의 객관성을 높일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부천시의회는 18일 윤리심사자문위원회 위촉식을 열고 교수와 변호사, 세무사 등 학계·법조계·시민사회 분야 민간 전문가 7명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위원회는 첫 회의에서 이수정 부천대학교 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출하고 향후 운영방향과 자문 절차 등을 논의했다. 위원 임기는 2년이다.
자문위원들은 앞으로 시의원의 겸직과 영리행위 등에 대한 의장의 자문 요청에 응하고, 의원의 윤리강령·윤리실천규범 준수 여부와 징계 사안 등에 대해서는 윤리특별위원회의 판단을 지원하게 된다.
윤리심사자문위원회는 지방의회가 자체적으로 의원 윤리 문제를 판단하는 과정에 외부 시각을 반영하기 위한 장치다. 지방의회가 예산 심의와 조례 제정, 행정사무감사 등을 통해 집행기관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의원 개인의 경제적 이해관계나 겸직이 의정활동과 충돌하지 않는지를 투명하게 확인하는 절차가 중요하다.
이 같은 외부 윤리통제 필요성은 최근 지방의회 청렴도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국민권익위원회의 2025년도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243개 지방의회의 종합청렴도는 74.9점으로 전년보다 5.7점 상승했다. 그러나 지방정부 공직자와 산하기관 임직원, 주민 등이 평가한 청렴체감도는 67.0점으로 오히려 0.4점 떨어졌다.
특히 의정활동 과정에서 알선·청탁 없이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했는지를 평가한 영역은 65.8점으로 전년보다 0.7점 낮아졌다. 기초의회 평가에서는 ‘권한을 넘어선 부당한 업무처리 요구’를 경험했다는 비율이 21.54%, ‘특혜를 위한 부당한 개입·압력’ 경험률도 11.74%로 나타났다. 지방의회의 제도적 청렴장치가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수치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올해도 지방의회를 별도로 종합청렴도 평가 대상에 포함해 의정활동의 공정성과 이해충돌 예방, 반부패 제도 운영 등을 점검하고 있다.
지방의회 윤리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자문위원회 설치 자체보다 실제 운영이 중요하다. 의원 겸직 신고가 형식적으로 처리되지 않는지, 영리행위와 의정활동 사이에 이해관계가 발생하는 경우 회피·제척 절차가 적절하게 작동하는지, 징계 심사 과정에서 정치적 이해관계보다 객관적인 기준이 적용되는지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특히 지방의원은 각종 조례와 예산, 민간위탁, 도시개발, 보조금 사업 등 지역사회 이해관계가 집중되는 사안을 다룬다. 따라서 배우자나 가족, 본인이 관여하는 법인·단체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안건을 심사할 경우 이해충돌 가능성이 발생할 수 있다.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실질적인 역할을 하려면 관련 사실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접근권과 심사기준도 명확해야 한다. 겸직 신고 내용과 이해관계 여부를 검토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하거나 자문 결과가 형식적으로만 활용된다면 외부위원 참여의 의미가 약해질 수 있다.
김정화 부천시의회 윤리특별위원장은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의회의 투명성과 신뢰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객관적이고 신중한 판단을 당부했다.
이수정 위원장도 각 사안을 공정한 시각에서 검토해 시민 눈높이에 맞는 의정활동과 건전한 의회문화 조성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병권 부천시의회 의장은 지방의회에 대한 시민 기대가 높아진 만큼 의원 스스로 엄격한 윤리의식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외부 전문가들의 객관적인 자문을 통해 시민 신뢰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부천시의회의 윤리정책 성과는 위원회 개최 횟수보다 실제 자문 실적과 사후조치에서 확인될 필요가 있다. 겸직·이해충돌 심사 건수, 자문 결과의 반영 여부, 징계 처리 과정과 제도개선 사례 등을 가능한 범위에서 공개하면 시민이 윤리심사제도의 실효성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전국 지방의회 청렴체감도가 67점에 그치고 기초의회의 부당한 업무처리 요구 경험률이 20%를 넘은 현실에서 의원 윤리 문제를 내부 판단에만 맡기기 어렵다는 요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부천시의회가 새롭게 구성한 7명의 민간 전문가 자문기구가 형식적인 제도를 넘어 겸직·이해충돌·징계 심사의 객관성을 높이는 실질적인 통제장치로 작동할지가 향후 의회 신뢰도를 가르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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