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청년주택·오피스텔 인근 주거환경 보호 및 교통 동선 문제로 '불허 처분'
건축주 측 행정심판 청구… "실질적 사업 주체 및 수익 귀속 구조 투명하게 밝혀야"

경기 부천시 춘의동 청년주택·오피스텔 밀집지역에서 추진되는 대규모 장례식장 건립사업이 건축허가 문제를 넘어 사업 주체와 자금 구조의 투명성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새마을금고가 2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들여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부지에 금고 법인이 아닌 현직 임원 개인 명의로 건축허가가 신청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토지 사용관계와 사업비 조달, 향후 수익 귀속 구조 등을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지역사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부천의 한 새마을금고는 전임 이사장 재임 시기인 2024년께 원미구 춘의동 일대 공장용지 약 780평을 200억 원대에 매입해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쳤다. 금고 측은 해당 부지에 장례식장을 조성해 수익을 창출하고 회원 복지사업 등에 활용한다는 취지로 사업을 추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은 부천시에 제출된 건축허가 신청 과정에서 불거졌다. 해당 토지 소유자는 새마을금고지만 건축허가상 건축주는 금고 법인이 아닌 금고 이사 A씨 개인 명의로 신청된 것으로 파악됐다.
토지 소유자와 건축주가 다르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곧바로 위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금고가 상당한 자금을 투입해 취득한 자산을 임원 개인 명의의 사업에 사용하게 된 경위와 내부 의사결정 절차, 토지사용 관계, 건축비 부담 주체와 완공 이후 시설 소유·운영 및 수익 배분 방식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행 새마을금고법은 금고 임원이 법과 정관·규정, 총회와 이사회 의결사항을 준수하고 ‘금고를 위하여’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하도록 성실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안의 적정성을 판단하려면 개인 명의로 건축허가를 신청한 이유뿐 아니라 관련 계약과 이사회 의결 등 내부 절차가 금고 규정에 맞게 이뤄졌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새마을금고의 자산 운영과 내부통제 문제가 갖는 사회적 영향도 적지 않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4년 새마을금고 영업실적에 따르면 전국 새마을금고의 총자산은 2024년 말 기준 288조6천억 원으로 전년보다 1조6천억 원 증가했다. 지역 주민과 회원의 예·적금을 기반으로 대규모 자산을 운용하는 금융협동조합인 만큼 부동산 취득이나 대형 수익사업에서는 일반 사업자보다 내부통제와 책임 있는 의사결정에 대한 요구가 클 수밖에 없다.
정부도 새마을금고의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관련 제도를 개편하면서 자산 8천억 원 이상 대형 금고에 상근감사 선임을 의무화하는 등 감사·감독 체계를 강화했다. 2025년에는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등이 참여하는 정부합동감사를 실시하며 건전성과 경영관리 실태를 점검했다.
이 때문에 이번 사안에서도 단순히 ‘임원 개인 명의’라는 외형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금고가 해당 사업을 언제 어떤 절차로 의결했는지, A씨에게 토지 사용권을 부여한 계약이 존재하는지, 사업비와 위험부담을 누가 지는지 등을 객관적인 서류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장례식장 입지를 둘러싼 주민 갈등도 별도의 쟁점이다. 부천시는 해당 부지가 준공업지역이어서 장례식장 입지 자체가 법률상 원천적으로 배제되는 지역은 아니지만, 주변 주거환경과 교통·보행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건축허가를 불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예정지 인근에는 211세대 규모의 청년주택과 오피스텔 등 주거시설이 들어서 있으며, 일부 주거시설은 사업 예정지와 가까이 맞닿아 있다. 주민들은 장례 차량과 대형버스 등의 진출입에 따른 교통량 증가와 보행 안전, 생활환경 변화 등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건축주 측은 부천시의 불허 처분에 이의를 제기해 경기도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며 현재 심리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심판은 행정청의 위법·부당한 처분이나 부작위로 권익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는 당사자가 해당 처분의 취소·변경 등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구제 절차다. 경기도는 일반적으로 처분을 안 날부터 90일, 처분이 있었던 날부터 180일 이내에 행정심판을 청구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따라서 장례식장을 실제로 허용할 것인지는 향후 행정심판에서 해당 부지의 법적 입지조건과 부천시가 제시한 불허 사유의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이 남아 있다.
다만 행정심판 결과와 별개로 새마을금고 소유 부동산을 활용한 사업 구조의 투명성 문제는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고가 매입한 토지와 임원 개인 명의 건축허가 사이에 어떤 계약관계가 존재하는지, 금고가 부담한 투자금과 향후 시설의 경제적 이익이 회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귀속되는지를 공개해야 논란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 금융기관이 수백억 원 규모의 부동산을 활용해 새로운 수익사업을 추진할 경우 예상 사업비와 수익률뿐 아니라 사업 실패 때 발생하는 손실과 책임 주체까지 내부적으로 검토됐는지가 중요하다. 부동산 사업은 인허가 지연과 공사비 상승, 주민 갈등 등으로 사업기간과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 단계에서는 A씨 개인 명의의 건축허가 신청이 새마을금고법이나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고 확인된 것은 아니다. ‘특혜’나 ‘이해충돌’ 역시 계약서와 이사회 의사록, 자금조달 내역 등 구체적인 자료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제기된 의혹과 검증 대상의 영역으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 논란은 장례식장이 들어설 수 있느냐는 도시계획·건축 문제와 함께 지역 금융기관이 회원 기반 자산을 활용해 대규모 사업을 추진할 때 어느 수준까지 절차와 계약 구조를 공개해야 하는지를 동시에 보여준다.
전국 새마을금고 총자산이 288조 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정부도 감사와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춘의동 장례식장 사업 역시 향후 행정심판 결과뿐 아니라 토지 사용계약, 사업비 부담, 내부 의결과 수익 귀속 구조 등이 투명하게 확인되는지가 지역사회 신뢰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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