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가장 가까운 이를 잃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당사자인 네가 도대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저 가슴에 구멍이 난 것 같고 시릴 뿐, 그저 멍하고 아무것도 머리에 떠오르지 않을 뿐. 지금 너는 아마도 그런 느낌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슴에 난 빈 구멍을 스쳐가는 바람의 소리가 더욱 시리게 느껴질 것이다. 때로는 네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비명이 네 가슴에 울리는 소리를 듣고서야 너는 ‘이게 바로 슬픔이로구나.’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아마 그런 식일 것이다.
세상의 모든 깊은 슬픔은 대개 그런 식으로 찾아오게 마련이다. 처음에는 기척도 없이 서서히 찾아와서는, 마침내 가슴을 적시고 온 존재를 적셔버린다. 그것이 슬픔이란 이름의 존재가 자신의 독한 기운을 풀어내는 방법이다. 처음에는 조용히 시작한 그것은 마침내 밤을 새워 우짓는 바람처럼 네 존재를 사로잡고, 꽁꽁 묶어서 마비시키고야 말 것이다.
넘어가야 한다. 그 길고 긴 통곡의 밤을 넘어서야 한다. 亡者가 자신의 길을 가듯이, 모친을 떠나보낸 너도 긴 밤을 오열로 지세며 언젠가 그 어두운 밤을 헤치고 넘어가야만 한다. 가슴 어딘가에 꼭꼭 숨겨두고 있던 깊은 슬픔을, 언젠가 조금씩 풀어내어 어루만지고 쓰다듬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하나씩 둘씩 감추어진 슬픔을 보내야 할 것이다.
마침내 모든 미련과 아쉬움을 그리고 모든 원망과 회한을 다 풀어놓을 때, 언젠가 네 마음엔 고요한 물결처럼 조용한 시간이 찾아올 것이다. 친구여, 슬픔을 피하지 말라. 강한 척, 용감한 척, 세상의 모든 아픔을 홀로 이길 수 있는 척. 그리하지 말라. 친구여. 아프면 아픈 대로, 슬픔이 네 곁에 찾아오면 슬픔에 겨워 눈물을 흘리라. 울음을 울어라.
조그만 모닥불이 지글지글 불씨를 태워 마침내 크고 큰 불길을 이루는 것처럼, 네 가슴에 살며시 깃든 그 약하게 흘러나오는 슬픔이 제 모습대로 활활 타오르도록, 그래서 마침내 네 존재를 흔들며 불태우도록 해야 한다. 한 바탕 큰 바람이 불고, 장하게 불길이 타오르고 나면 네 가슴에는 조금의 평화가 깃들 것이다.
그 모든 것이 지나고 나서야, 그제야 너는 눈물 없는 밤을 지낼 수 있고, 한숨 없이 밥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뒤돌아볼 때 가슴에 맺히지 않는 자유로운 존재로 다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것이다. 얼마나 긴 인연이었던가. 그리 수이 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맺은 인연의 깊이만큼, 함께 나눈 시간의 두께만큼 그만한 슬픔이 필요하다.
피하지 말라. 슬픔은 네가 즐겨 사귀어야 할 친구이다. 눈물을 감추지 말고, 강한 척, 아프지 않은 척하지 말라. 그렇게 하여서 네 영혼을 병들게 하지 말라. 그대 슬픈 친구여.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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