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을~! 그깐 놈의 이혼이 뭐가 좋길레 요즘 사람들은 그리도 이혼을 좋아한단 말이던가. 지인이 말했다. "협의이혼과 법원에 의한 재판상 이혼의 차이는 뭡니까?" 그 지인은 아마도 내가 이혼에 관한 한 이미 전력이 있었음으로 해서 그처럼 물어보는 것 같았다. 나는 일언지하로 일갈했다. "웬만하면 이혼은 하지 마쇼! 한 번 하면 두고 두고 후회의 성만을 쌓으며 자학에 몸부림치는 게 바로 이혼입니다..."
부끄런 고백이지만 나는 연초에 아내와 이혼했다가 다시 복혼(複婚)한 전력이 있는 사람이다. 피치 못 할 사정으로 인해 이혼을 하고 열흘 후에 동사무소에 갔다. 주민등록등본에 나 다음으로 즉, 2등으로 등재돼 있던 아내는 서열 4위로 밀려 내려가 당초의 '처'에서 '동거인'으로 그 위상까지도 격하돼 있었고 호적등본에서는 아예 그 존재마저도 사라지고 없었다.
뻥 뚫린 상실감의 내 가슴에 들어와 찬 것은 지독한 자괴감과 더불어 세상을 헛살았다는 자학의 덫이었다. 극심한 우울증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다가 두 번이나 자살을 기도했다. 우여곡절과 천신만고 끝에 가까스로 두 달여 만에 아내와 복혼을 이뤄낼 수 있었는데 복혼 후에 가장 오매불망했던 것은 다름 아닌 주민등록등본 상에서의 아내의 서열 변화(?)의 감지였다. 다행히 아내는 4위에서 2위로 다시 그 위상이 복권(?)되어 있었다.
지인이 다시 물었다. "협의이혼을 하더라도 보증인을 두 명 세워야 한다던데 맞나요?" 아니, 이 사람이 지금 겨우 나은 내 가슴 저리는 상처를 다시 건드리는 거야, 뭐야? "거 술 맛 떨어지는 소린 그만 하고 술이나 드슈." 그러나 고개를 바닥에 숙인 지인의 동공으로는 표현하기 힘든 비애감이 가득 서려있었다.
나는 그에게 다가서 소줏잔을 가득 채웠다. "무조건 댁이 지면 됩니다, 이혼하지 마세요!" 누군가 우리네 인생을 일컬어서 고통을 밥으로 눈물을 국으로 먹고 사는 존재라고 했다. 우리 사는 사회가 부디 이혼 없는 건강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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