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 조용하지만 단단한 도시...‘믿고 살아도 되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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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시, 조용하지만 단단한 도시...‘믿고 살아도 되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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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반을 다져온 시간 위에 이제 선택과 속도를 더할 때
균형과 내실로 준비해온 중소도시의 다음 단계
농업·산업·생활이 함께 쌓아온 도시의 저력
확장보다 정비, 선언보다 실행의 시간
김병철 기자
김병철 기자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안성시는 늘 조용하지만 단단한 도시다. 급격한 개발이나 자극적인 구호보다는, 지역이 감당할 수 있는 속도로 기반을 다져왔다. 수도권과 충청권을 잇는 지리적 위치, 비교적 넉넉한 가용 부지, 오랜 시간 축적된 농업·축산 경쟁력은 안성이라는 도시의 변하지 않는 자산이다. 눈에 띄는 대형 이슈는 적을지 몰라도, 도시의 기초 체력만큼은 결코 약하지 않다.

안성의 강점은 ‘균형’이다. 산업, 농업, 주거, 생활 환경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비교적 고르게 유지돼 있다. 물류·제조 중심의 산업단지는 지역 경제의 안정판 역할을 하고 있고, 농업과 축산은 여전히 지역 정체성을 떠받치는 핵심 축이다. 여기에 교육·문화·생활 인프라가 과도하지 않게 결합돼 있어, 급성장 도시는 아니지만 살기 좋은 중소도시로서의 조건을 갖췄다.

최근 안성시의 정책 흐름을 보면 ‘확장’보다는 ‘정비’에 방점이 찍혀 있다. 산업단지 조성 역시 양적 확대보다는 내실을 다지고, 지역 고용과 연계되는 방향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대기업 유치 경쟁에서 단기 성과를 노리기보다는, 중소·중견기업이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전략은 안성의 현실과도 맞닿아 있다. 이는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도시 체질을 건강하게 만드는 선택이다.

교통과 생활 인프라도 같은 맥락이다. 광역 교통망 확충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크지만, 동시에 시는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도로 개선과 생활권 중심의 접근성 보완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규모 개발보다 시민의 이동과 생활 편의를 하나씩 개선해 나가는 방식은 느려 보일 수 있으나, 변화의 지속성을 담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안성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안성맞춤’ 브랜드다. 한때는 다소 상징적으로 소비되던 이름이었지만, 최근에는 농축산물, 체험 관광, 지역 행사 등과 결합하며 다시금 실질적인 경쟁력으로 다듬어지고 있다. 농업과 축산이라는 전통 산업을 단순 생산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가공·체험·관광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는 지역 경제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청년과 소규모 창업 주체가 참여할 여지를 만든다면, 안성의 미래 동력도 자연스럽게 확보될 수 있다.

행정 전반을 보면, 안성시는 비교적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오고 있다. 급격한 정책 변동이나 무리한 실험보다는, 검토와 조율을 거쳐 정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이는 때로는 답답함으로 비칠 수 있지만, 도시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 이제는 이 안정성을 기반으로, 안성의 미래를 견인할 핵심 분야를 보다 분명히 설정하고 선택과 집중을 시도할 시점이다.

안성은 이미 많은 것을 갖춘 도시다. 부족해서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준비된 만큼 천천히 나아가고 있다. 이제 여기에 방향성과 속도가 조금 더해진다면, 안성은 ‘잠재력 있는 도시’라는 표현을 넘어 ‘신뢰할 수 있는 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다. 큰 구호 없이도, 조용히 제 길을 가며 경쟁력을 쌓아가는 도시. 그 점에서 안성의 다음 행보는 충분히 기대해볼 만하다.

현장에서 만난 안성은 ‘크게 말하지 않는 도시’에 가까웠다. 겉으로는 조용하지만, 돌아보면 버텨온 시간만큼 쌓인 기반이 있다. 다만 그 기반이 ‘가능성’으로만 남지 않으려면, 이제는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연결돼야 한다. 산업은 일자리로, 브랜드는 소득으로, 교통은 일상의 편의로 이어질 때 도시의 신뢰가 완성된다.

또 안성에서 “큰 개발보다 살기 편한 변화가 먼저”라는 목소리를 자주 들었다. 이 말은 단순한 주문이 아니라, 도시가 앞으로 어떤 성장 방식을 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표다. 안성이 가진 강점은 이미 충분하다. 다음은 그 강점을 ‘어디에 집중해 어떤 속도로 현실화할 것인가’의 문제다. 조용히 단단해져 온 도시가, 그 단단함을 시민의 삶에서 확인시켜 줄 수 있다면, 안성은 ‘기대해도 되는 도시’를 넘어 ‘믿고 살아도 되는 도시’로 한 단계 더 올라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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