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시대의 종말’과 ‘경제 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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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 시대의 종말’과 ‘경제 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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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국 때리기, 동맹국 착취’(allies bashing, exploiting allies)라는 수단으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하려 하고 있다. 그 본보기가 바로 지난 4월부터 개시된 거의 세계 모든 국가를 향해 이른바 ‘상호 관세’를 부과하는 등 세계 경제를 옥죄고 있다./ 이미지=인공지능(AI)활용 

‘세계화 시대의 종말(The End of Globalization Era), 각자도생(各自圖生), 무극화(無極化) 시대의 도래, 긴장된 국제 정세’ 속에서 세계의 국가들이 ‘자국 이익 추구’에 분주하다.

‘다자주의’를 추구하는 세계무역기구(WTO)의 무력감(無力感)으로 ‘자국 우선주의’가 우선시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에너지 자원, 희토류(Rem), 식량, 반도체, 첨단 기술 등 한국은 경제 발전에 필수적인 전략 물자를 어떻게 확보하고 공급망을 보호하고, 더욱 활성화시켜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가 될 수 있을까?

정부는 ‘세계 경제 안보 포럼’과 같은 다양한 포럼 등을 통해 세계의 전문가들이 지식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들을 모색해야 한다. 일부 민간기구, 언론사들이 지식, 정보 관련 포럼을 유치하고 있지만, 이는 민간만으로는 힘에 부친다. 민관(民官)이 힘을 합쳐 이러한 지식 포럼 등을 활성화, 국가 정책 수립은 물론 대(對)국민 정보 및 지식활성화를 위한 장을 마련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국제 질서의 불안정과 국가 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이 급속도로 확대되는 상황 속에서 이러한 전문인 포럼은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1995년에 설립된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한 ‘자유무역 체제’는 관세를 감축하거나 폐지하고 상품과 서비스의 교환을 간소화했다. 이 체제는 세계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다. 다자주의가 꽃을 피우듯이 무역의 자유화는 세계의 평화에도 기여했다.

도널드 트럼프 제2기 임기가 시작되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는 명백한 ‘보호무역주의적 접근 방식’을 채택하고, 퇴행의 미국 제조업의 부활, 보다 강력한 군산복합체의 발전 등을 모색하면서 특히 동맹국들을 압박하고 있다.

심하게 말하자면 ‘동맹국 때리기, 동맹국 착취’(allies bashing, exploiting allies)라는 수단으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하려 하고 있다. 그 본보기가 바로 지난 4월부터 개시된 거의 세계 모든 국가를 향해 이른바 ‘상호 관세’를 부과하는 등 세계 경제를 옥죄고 있다.

지난 2022년부터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군사력을 동원하여 현상 유지를 바꾸려는 일방적인 시도였다. 이 분쟁은 에너지 및 기타 자재 공급망을 교란시켰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일부 관찰자들은 반도체나 에너지 공급과 같이 산업 운영에 필수적인 원자재의 물류 네트워크가 취약하다는 점이 드러나고, 중요한 광물을 특정 국가에 의존하는 위험성이 부각되면서 “세계화 시대의 종말”에 이르렀다고 주장한다. 상당한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다.

* 각자도생의 시대, 공공-민간 협력의 중요성 부상

민관(民官) 협력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하나의 도구이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산업을 육성하는 데 있어 ‘경제적 합리성만’을 추구하는 민간 기업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크다. 예를 들어 반도체 산업이 대표적인 예이다. 일본의 경우, 기업들은 1988년 세계 반도체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했지만, 2019년에는 그 점유율이 10%까지 급락했다. 한국의 기업들이 세계를 석권하는 시대가 영원하다고 보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일본의 전례가 교훈을 주고 있다.

반도체는 너무나 필수적인 요소여서 ‘산업의 쌀’이라고 불릴 정도다. 온갖 첨단 제품에 필요한 칩의 개발과 제조를 한국 기업들이 지금 이상으로 민관 협력을 통해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효과적으로 확보하는 등 ‘국익 확보’(國益確保)를 위한 치열한 시도가 끊임없이 있어야 한다.

한국 정부는 ‘K-반도체 전략’을 발표하고, 2047년까지 국내 반도체 산업에 약 700조 원 이상의 민간 투자를 유도하며 전방위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산업은행을 통해 17조 원 규모의 저리 대출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반도체 기업 시설 투자에 대규모 세제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며,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용인 등) 조성을 추진하고, 반도체 대학원대학 신설 등을 통해 10년간 3만 6000명의 인력을 육성할 계획을 세웠다.

또 ‘메모리 중심’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AI 반도체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팹리스(Fabless) 기업 지원 및 민관 합동 파운드리 설립 등이 추진되고 있으며,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 구축과 기술 주권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어, 민관 협력은 더욱 필요해지고 있다. 과거의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 제거도 필요하다.

에너지 부문은 일상생활과 산업의 기반이다. 화석 연료는 산업혁명 초기부터 주요 에너지원이었지만, 탈탄소화를 달성하기 위해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진행 중이다. 퇴행을 거듭했던 윤석열 정권의 흔적을 완전히 씻어내고, 청정에너지, 에너지고속 도로의 구축에 온 힘을 쏟아부어, 인공지능(AI) 시대를 이끌어나가야 한다.

유럽연합은 핵심 원자재를 공동 구매하기 위한 ‘EU 핵심 원자재 센터’(EU critical raw material center) 설립과 핵심 원자재 수입에 있어 특정 제3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고안된 핵심 원자재법(Critical Raw Materials Act)을 포함하는 “청정 산업 협약”(Clean Industrial Deal)을 발표했다.

* 공급업체 다양화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하며, 알려진 매장량의 거의 50%를 보유하고 있다. '희토류'는 디스프로슘, 네오디뮴 등 소량으로 존재하며 추출이 어려운 17가지 원소를 통칭하는 용어이다. 희토류는 전기 자동차, 풍력 터빈 모터, 원자력 발전소 등 첨단산업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재료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조치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은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했고, 이로 인해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 포드는 생산을 일시적으로 중단해야 했다. 또 지난 2010년에는 오키나와현 센카쿠 제도(중국에서는 ‘댜오위다오’라며 중국 땅이라 부름) 인근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해상보안청 선박이 충돌한 사건 이후 중국이 일본으로의 희토류 수출을 제한해, 일본이 두 손을 들고 항복하기도 했다.

그러자 일본은 희토류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희토류의 일본 국내 생산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도쿄도에 속한 외딴 오가사와라 군도의 미나미토리시마 섬 인근 심해 진흙에서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인 약 1,600만 톤의 희토류 매장량이 발견되었다. 일본은 이르면 1월부터 이 희토류의 시험 채굴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한다.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희토류를 확보해도 이를 정제, 정련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환경 피해를 입히는 난제가 놓여 있어, 이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 경제적 안정과 경제 정보

다른 국가의 기술 및 개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경제 정보’(economic intelligence)를 강화하는 것은 경제 안보를 확보하는 데 필수적이다. 일부 정보기관에서 이러한 일을 하고 있지만, 보다 전문화되고 더 다양한 경제 분야까지 망라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의 경우, 경제 안보(economic security)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comprehensive research)를 수행할 새로운 싱크탱크를 설립할 계획이며, 이 싱크탱크는 공급망의 취약점을 분석하고, 위험 시나리오를 수립하여 정부에 보고하는 시스템이라고 한다.

한국은 물론 세계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가장 심각하고 복잡한 안보 환경에 직면해 있다. 새로운 인식과 적극적인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시스템 구축으로 급변하며 새롭게 떠오르는 도전에 신속하고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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