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합뉴스) 김범현기자 = '국민통합 21' 정몽준(鄭夢準) 후보는 5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창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 수락연설을 통해 최근의 정치파행을 한나라당과 민주당 책임으로 돌리며 맹공을 가했다.
정 후보는 "오늘의 정치는 이 나라를 비탄으로 몰아넣었으며, 기성 정당은 국가와 국민은 아랑곳 하지 않고 권력다툼만 하고 있다"며 "정치개혁 없는 정권교체는 사실상 정치보복의 악순환만 되풀이할 뿐"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한나라당과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겨냥, "하늘이 두쪽 나도 정권을 잡아야 할 것이 아니라 두쪽 난 지역감정을 통합하는 것이 정치의 책임"이라고 비꼰 뒤 "한나라당 후보는 '집권야당'을 5년간 이끈 '과거의 사람'으로, 이미 5년전에 실패한 정치인으로 검증이 끝났다"고 비난했다.
이어 "5년전 외환위기를 경험하면서 잘못된 경제정책의 결과가 어떤 것인지 뼈저리게 겪었다"며 "그러나 당시 집권당인 한나라당에서 책임을 진 정치인은 한명도 없었으며 반성은 커녕 국민을 우습게 보고 집권당 행세를 해왔다"고 공격했다.
그는 또 "승세를 굳힌다는 명분으로 의원 빼가기와 공작정치에 여념이 없다"며 "가까이 따르는 식솔들이 수천명에 이른다고 하며, 이는 부패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한나라당은 원천적인 부패요인을 안고 있다"고 몰아붙였다.
정 후보는 민주당에 대해서도 "부정부패에 얼룩진 어두운 사례를 남겼으며 남남갈등을 일으켜 국민통합에 실패한 정당"이라며 "인사편중의 정치, 의료대란, 교육행정 혼란 등으로 서민들의 가슴에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남겼다"고 폄하했다.
정 후보의 이같은 공세는 '이회창 대세론'을 견제하면서 향후 진행될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와의 후보단일화 논의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이중포석으로 풀이된다. kbeomh@yna.co.kr (끝) 2002/11/05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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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후보 후보수락연설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동지 여러분.
감사합니다.
지금 여러분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저는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 순간은 우리 모두에게 감동의 시간입니다.
우리의 정치사는 오늘 이 시간을
무능하고, 낡고, 부패한 정치가
막을 내린 시대로 기록할 것입니다.
이 나라에는 지금
새로운 기운이 솟아나고 있습니다.
변화와 도전의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우리의 정당 국민통합21은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 새로운 지도자를 상징합니다.
새 시대의 새 정치는
젊은 지도자가 열어야 한다는 것은 시대적 요청입니다.
이 자리에 서는 순간, 새로운 모습들이 눈에 보입니다.
유구하게 흐르는 긴 강물의 한복판에 선 느낌입니다.
우리를 있게 한 선조들의 삶의 모습이 보입니다.
선조들이 겪으셨을 고통과 환희가
제 전신을 타고 흐르는 것을 느낍니다.
또 한편으로는
우리의 품속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의 눈망울과,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보입니다.
우리는 이 긴 흐름의 한복판에
서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역사는 수난과 고통으로 점철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의 조상들이 비참하고, 빈곤하고,
잿빛으로 채색된 삶만을 살아오지는 않았습니다.
우리 선조는 고통을 창조적인 문화로 일구어낸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부끄러운 일이 없지 않았지만
정직한 성찰을 통해 그것을 이겨냈습니다.
절망적인 순간들이 있었지만
그 어려움을 희망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 잦은 외적의 침입과
강대국의 문화적 횡포 아래에서 견딜 수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의 찬란한 전통은 미래로 이어질 것입니다.
우리의 후손들은
고통스러운 상황 자체를 근원부터 제거하고,
미래를 재구성하는 주역이 되어
세계사의 선두에 설 것이라고 믿습니다.
중요한 것은,
오늘의 현실이 우리를 암울하게 한다는 사실입니다.
국토 분단은 반세기가 넘게 지속되고 있습니다.
인권 문제가 아직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사회 정의를 위해서는 더 구체적인 실천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가 살아있는 공동체이기 위해서는
구성원과 구성체 간의 신뢰가 더 현실화되어야 합니다.
자연과 생태계 전체의 건강에 대한
예민한 감성이 요청되고 있습니다.
가치나, 의미나, 보람이
삶으로부터 동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도덕적 성찰과 반성도 필요합니다.
공동체 삶을 지탱해주는
문화예술의 창조적인 확장도 더 강조해야 합니다.
과학의 지속적인 발전과
경제 번영을 위한 준비도 소홀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저는 이러한
염려스러운 사태의 직접적인 책임은
정치에 있다고 단언합니다.
사회를 통합하고,
국가에 대한 무한한 봉사를 책무로 하는 정치가
특정 집단만을 위하고,
국민들 앞에서는
지배기능만을 행사하는 권력으로 전락했습니다.
역사적 조망이나 세계적 시각을 가린 채
‘현재’와 ‘우리’라는 울타리 안에만 갇혀있습니다.
오늘의 정치는 이 나라를 비탄으로 몰아넣었습니다.
기성 정당들은 국가와 국민은 아랑곳 하지 않고
권력 다툼만 하고 있습니다.
정치 개혁이 없는 정권 교체는
단순한 여야의 뒤바뀜과
사실상의 정치보복이라는
악순환만 되풀이 할 뿐입니다.
하늘이 두쪽 나도 정권을 잡아야 할 것이 아니라
두쪽난 지역감정을 통합하는 것이 정치의 책임입니다.
한나라당은 지난 5년간 제 1당의 지위를 누려온
‘집권 야당’입니다.
그 당의 후보는 ‘집권 야당’ 5년을 이끌어온
‘과거의 사람’입니다.
그 후보는 5년전에
이미 실패한 정치인으로 검증이 끝났습니다.
한나라당은 지난 5년간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5년전 외환위기를 경험하면서
잘못된 경제정책의 결과가 어떤 것인지
뼈저리게 겪었습니다.
시민들은 직장을 잃으면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까?
국민들 대다수가 IMF 사태에
정치인의 책임이 크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집권당인 한나라당에서
책임을 진 정치인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반성하기는 커녕
지금도 국민을 우습게 보고
오래전부터 집권당 행세를 해왔습니다.
승세를 굳힌다는 명분으로
의원 빼가기와 공작정치에 여념이 없습니다.
가까이 따르는 식솔들이 수천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들 모두에게 한 자리씩 주려면
부패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나라당은 원천적으로 부패요인을 안고 있는 것입니다.
민주당은 부정부패에 얼룩진 어두운 사례를 남겼습니다.
남남갈등을 일으켜 국민통합에 실패한 정당입니다.
민주당은 인사편중의 정치,
의료대란과 교육 행정의 혼란으로
서민들의 가슴에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남겼습니다.
제가 정치에 뜻을 두게 된 것은
이같은 정치적 파행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시스템으로는 미래를 경영할 수 없습니다.
‘과거의 사람’으로 21세기를 살아갈 수 없습니다.
제가 대통령의 직을 감당하고자 희망하는 것도
정치를 올바로 세우겠다는
저의 꿈과 국민 모두의 꿈을
이루어내고 싶기 때문입니다.
꿈을 잃은 오늘의 세대에게
내일의 꿈을 심어주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대통령직은 영광의 자리가 아니라
고난의 자리입니다.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섬기는 자리입니다.
권력투쟁의 승리가 가져다주는 오만한 자리가 아니라
국민들의 신뢰가 가져다주는 겸손한 자리입니다.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해도 좋은 자유로운 자리가 아니라
어떤 일에나 무한 책임을 지는 고통스러운 자리입니다.
권력이란 무소불능(無所不能)한 것이 아닙니다.
권력은 그렇게 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견제되어야 합니다.
저는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과,
국회, 언론 그리고 성숙한 시민단체에 의하여
철저하게 제약받는 대통령이 되고자 합니다.
이제 그런 대통령이 나와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모든 것을 바꾸어야 합니다.
그것은 역사의 명령이고
시대의 대세입니다.
국민의 간절한 소원입니다.
누구도 이것을 거스를 수 없습니다.
지금은 새로운 역사관, 새로운 세계 인식,
새로운 정치관 을 가진
젊은 지도자가 나서야 할 때입니다.
이것이 우리 국민들이 지니고 있는
새로운 시대의 자존심입니다.
저는 국민들의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켜 드리고자 합니다.
그럴 자신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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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역사의식과 현실 판단 능력을 가지신
당원 동지 여러분들과
국민들의 지지를 받은 이상,
저는 이 일을 수행하는 참된 일꾼으로
저 자신을 헌신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과거의 틀을 깨겠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저의 굳은 약속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국민 여러분들의 꿈과
제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저는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는 겸허하게,
그러나 뜨거운 의지로,
당원 동지 여러분과 국민들의 추대를 수락합니다.
국민통합21은
이번 대선만을 위해 태어난 정당이 아닙니다.
국민통합21은
21세기를 이끌어갈 개혁정당으로 커갈 것입니다.
저는 국민통합21과 언제나 함께 하면서
희망찬 21세기를 열어가겠습니다.
존경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우리 앞에 놓여있는 과제는 간단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제 새로운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국민들에게
속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내일을 예상할 수 있다는 신뢰,
억울함은 반드시 풀린다는 자신감,
대접받고 있다는 자존심,
꿈은 틀림없이 이루어진다는 믿음을 주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정치가 우리 뜻처럼 순수하고 소박하지 않습니다.
권력의 집행은 의외로
많은 역설과 모순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선의 판단이 최악의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정치는 정도(正道)와 원칙을 지켜야 하고,
그것을 준거로 한 끊임없는 성찰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은 저로부터
밝고 환한 청사진을 기대하실 것입니다.
당연히 그래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저는 이러한 심정,
이러한 역사의식, 이러한 정치 판단,
그리고 대통령직에 대한 소명감을 가지고
다음과 같은 국정지표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시장경제가
경제활동의 자유뿐만 아니라
정치적 자유도 최대한 보장하는 체제라는 믿음을
공유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 경제는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속으로는 곯고 있습니다.
집집마다 빚더미가 쌓이고
신용불량자가 하루에도 수천명씩 양산되고 있습니다.
집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습니다.
대학 졸업생은 취직을 못해
이력서를 들고 이 회사 저 회사를 기웃거립니다.
주부들은 시장가기가 겁난다고 하는데도
한쪽에서는 과소비를 하고 있습니다.
저축률이 30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세계 일류국가가 되는 것은
월드컵 4강보다 몇배 더 어려운 일입니다.
시행착오를 반복할 여유가 없습니다.
세계의 흐름을 한 눈에 읽고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대북정책은 7.4공동성명과
91년 남북한 기본 합의서의 정신을 존중하여
평화공존체제를 굳건히 하고,
남북 7천만 동포가 자유를 구가하는
통일시대를 준비하겠습니다.
주변 4강과의 외교를 강화하여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겠습니다.
변화하는 세계 경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한국형 경제 시스템을 갖추겠습니다.
저는 정말 대한민국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세일즈맨이 되겠습니다
환경, 보건, 교육, 주택, 그리고
복지정책을 대폭 개선하여
모두 함께 잘 사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서울과 지방의 격차를 해소하겠습니다.
포항제철의 경우처럼
대기업의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하여
지방에도 좋은 대학과
문화시설이 유치되도록 하겠습니다.
일하기 원하는 20~30대 젊은이들은
본인이 노력하면 누구나 취업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만들겠습니다.
여성의 권익을 최대한 신장시켜 남녀차별을 없애겠습니다.
여성 할당제를 도입하여
여성의 정치-사회 참여를 획기적으로 신장시키겠습니다.
동네 약국 수 만큼이나 탁아시설을 늘리겠습니다.
교육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백약이 무효라는 무력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학부형과 교사가 참여하는 교육위원회를 만들어
교육정책을 바로 세우겠습니다.
무엇보다 교육에 있어 우리 국민들이 누릴 수 있는 선택의 폭을 대폭 넓히겠습니다. 더 이상 교육을 중앙정부가 움켜쥐고 온 국민을 실험의 대상으로 삼는 한탄스런 행태가 용납돼서는 안됩니다.
교육을 지방자치단체에게 돌려주겠습니다.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교육을 지방자치단체에 돌려주겠습니다.
지방과 지방간 좋은 교육시설을 만들기 위해
경쟁하면 선택의 폭이 엄청나게 넓어질 것입니다.
공교육 붕괴 때문에
우리 자녀를 외국에 보내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미혼모가 버린 아이들을 보호하는
대구의 복지시설 ‘애망원’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미혼모가 뱃속의 아이를 뗀다고 약을 복용하여
선천적으로 불구가 된 아이들을 보면서
이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는가,
이들이 받는 천형(天刑)은
우리의 죄를 대신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인 난곡에 가서 주민들을 만났습니다.
한 할머니는 이북에서 피난왔는데
사고로 반신불수가 된 상태에서 남편마저 가출하여
혼자서 살고 있었습니다.
정부와 이웃의 도움으로 생명을 유지하여
그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난곡의 주민들과 같은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보살펴서
사회의 그늘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이제 우리는 출범의 돛을 올렸습니다.
우리의 항해는 순탄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이 있습니다.
우리의 현실 판단은 바릅니다.
부정직한 정치가 우리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우리의 신념은 정당합니다.
우리의 훼손된 역사와 사회를
이대로 흐르게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정열은 순수합니다.
우리는 권력을 탐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요청하는 것입니다.
저에게는 분노할 줄 아는 능력이 있습니다.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이며,
불공정한 것들을 과감히 혁파할 줄 아는 분노의 능력을
국정 수행에서 명쾌하게 증명해 보일 것입니다.
긴 강물의 한복판에 서서
우리 선조의 한과 삶을 다시 한번 생각합니다.
먼 흐름의 끝에 있는,
이미 태어난,
그리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우리의 후손들을 바라봅니다.
새로운 용기가 솟아납니다.
기회를 잃을 수는 없습니다.
12월은 6월의 두배입니다.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정치혁명을 이루어
국민들께서
월드컵 대회의 두배가 되는
기쁨과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6월에 월드컵의 꿈을 이루었듯이
12월에는 ‘젊은 대한민국’의 꿈을 반드시 이루겠습니다.
오늘 이 시간을 출발점으로 하여
우리 모두 힘을 다시 모아
새 역사를 창조합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우리는 21세기의 주역입니다.
저, 정몽준은
그 사명을
앞장 서서 실천하는
국민 여러분의
충실한 일꾼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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