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줌의 평화, 한 줌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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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줌의 평화, 한 줌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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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 즐거움에 감격하던 날들의 기억

학생시절 우연히 그 노래를 배웠습니다. “한 줌의 평화, 한 줌의 기쁨, 우리가 사는 이 땅을 위해.” 참 아름다운 노래였습니다. 나는 친구들과 함께 손을 잡고 그 노래를 부르면서 참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곰곰이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좋은 노래가 왜 널리 알려지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토록 사람의 눈에서 눈물을 자아내게 만드는 곱고 아름다운 노래를 왜 내가 살던 지방에서는 들을 수가 없었을까요.

그 노래를 알기까지 많은 방황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내가 한 무리의 사람들을 찾아내고서야 그들의 안내를 받아 의정부에 있던 한 청년기독교 모임에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비로소 그 노래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때 나는 참 많이 울었습니다. 혼자서 자신만의 신앙의 길을 걸어가면서 많이 외로웠습니다. 그렇게 외로움에 사무치며 과연 내가 걷는 길이 옳은 것인가 고민을 하던 중에, 동류의식을 가진 사람들을 만난 것이 얼마나 반가운 일이었겠습니까. 그리고 이렇게 서로 손잡고 그토록 부르고 싶었던 여호와를 마음껏 부르며 앞으로의 삶을 의논하는 것이.

나는 당시 참 많이 울었습니다. 이 땅에 가득한 슬픔을 보고 울었고, 이 땅의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힘써 싸우는 사람들을 만나고 감격스러워 울었습니다. 그리고 또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길이 힘들고 피곤해서 울었습니다.

요즘은 울음이 많이 잦아들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객관적이 된 것인지, 마음이 차가워진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가끔은 눈시울이 뜨거워질 때가 있습니다. 세상은 이렇게 많이 좋아졌는데, 왜 사람들의 마음은 이토록 차가워진 것일까요.

지하철역을 빠져나와 사람들로 가득한 길목에 서 봅니다. 세상은 참 분주합니다. 소음을 울리며 지나가는 자동차, 불빛 번쩍이는 번화한 가게의 창들, 그리고 무엇보다 아무런 거리낌도 궁핍함도 묻어나지 않는 생기발랄한 젊은이들의 모습들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또 조금의 슬픔을 느낍니다. 세상은 윤택해졌고, 사람들의 삶도 생각도 달라졌습니다. 이제 예전의 내가 설 곳이 없어졌습니다. 나는 새로운 세상에서 이방인입니다. 그리고 나도 새로운 내 삶을 개척하고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나는 도무지 만족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예전 지방에 꽤 유명한 성당이 있었습니다. 그 성당에서 무슨 집회가 있었습니다. 참 다르더군요. 사제님이 성경낭독에서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독사의 자식들아, 너희들에게 화 있을 진 저,,”라는 구절을 낭송하시더군요.

기도시간에 주님께 고개를 숙이고 있을 때, 운동권 가요가 오르간으로 연주되어 나왔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사랑도 평화도...”를 외쳐 부르며 스크럼을 짜고 성당문을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무리들을 향해 누군가가 소리치는 게 들렸습니다. 그 성당의 지도자인 듯한 사람이 “여러분 정문에서 오른쪽이 약한 것 같습니다. 부디 무사히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자꾸 그런 추억들이 머리에 떠오릅니다. 시대는 지났고, 나는 이제 필요 없는 인간이 되었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정의와 평화를 갈구하고 있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가난과 배고픔에 떨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공허한 마음을 달랠 길을 찾고 있습니다.

문제는 나에게 있습니다. 내 마음에 평화가 없고, 내 마음에 기쁨이 말라버린 때문입니다. 사람과 신에 대한 사랑으로 묵묵히 살아간다면 세상은 아직도 보람으로 가득한 곳이 아닐까요. 풍요의 뒤편에는 그 시절과 모습은 다르지만 또 다른 아픔과 또 다른 슬픔이 가득한데, 나는 이곳 나의 안전한 피난처에 숨어서 무어라고 불평만 늘어놓고 있습니다.

“일하지 않으려면 먹지도 말라.” “행동하지 않으려면 불평도 말라.” 자꾸만 그런 소리들이 마음속에서 들려오지만, 내 몸은 무겁고 안락한 자리에서 일어나기 싫어합니다. 이젠 기도를 드려야겠습니다. 다시 예전의 그 감동에 가득한 마음자리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원해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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