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지도자들, 트럼프 회담에서 ‘이제 아첨의 관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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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지도자들, 트럼프 회담에서 ‘이제 아첨의 관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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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국 외교 승리’
- 이재명 대통령, 트럼프 설득 기술을 터득한 소수의 인물
- 이재명, “트럼프: 거래의 기술”에서 ‘트럼프의 고정 관념적 관심 주제들’ 연구
- 외국 지도자들, 트럼프의 공격성을 알기에 ‘아첨의 관례화’돼
-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개념 차용, 이 대통령 ‘안보 우선주의’로 대응
- 미국 방문에 앞서 일본 방문 목적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묘사
- 트럼프의 체면 살려주기, “이 대통령은 아주 좋은 사람, 한국 대표, 훌륭한 인물”
한미 정상회담(2025.8.26)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 사진=KTV캡처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백악관 집무실(Oval Office)에 들어서기 전부터 불리한 상황이었다. 북한은 미국과 한국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으며, 이는 한미 관계 개선을 위한 이 대통령의 계획을 좌절시킬 수 있다. 한미 양국은 무역 협상을 타결했지만, 세부 내용은 아직 불투명하며, 이로 인해 한국인들은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미국의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가 26일 이같이 말문을 열었다.

폴리티코는 “설상가상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기 불과 몇 시간 전, 미국 대통령은 한국에서 ”숙청 인가 혁명인가“(Purge or Revolution)라는 추측성 발언을 예고하며 한국 외교 사절단을 긴장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은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오늘의 회담에서 무사히 돌아왔고, 중국 방문과 북한 트럼프 타워에서의 골프에 대한 농담을 나누며 트럼프 대통령을 매료시키기까지 했으며, 따라서 이것만으로도 승리라고 할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평가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은 마크 뤼터 NATO 사무총장부터 영국의 키어 스타머까지, 무역 및 안보 협정을 둘러싼 긴장된 논의 속에서 트럼프를 설득하는 기술을 터득한 소수이지만, 점점 늘어나는 세계 지도자들의 대열에 그를 추가했다. 예측 불가능한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 동안 그와 갈등을 빚었던 많은 지도자들과 달리, 이제 국가 원수들은 트럼프에게 아첨하는 법을 배우고 있으며, 그 시작은 뻔뻔스러운 아첨이다.

이 대통령이 사전 조사를 철저히 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전,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저서 ”트럼프: 거래의 기술“(Trump: The Art of the Deal,)을 읽었다며, 그 책에 트럼프 대통령의 노련한 협상 전략을 이해하는 열쇠가 담겨 있다고 암시했다.

이 대통령의 첫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숙한, 아니 어쩌면 고정 관념적인 관심 주제들을 연구했음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 골프 ▷ 해외에 트럼프 타워 건설 ▷ 백악관의 금빛 사무실 ▷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 주식 시장, 그리고 ▷ 평화 조정자(peacemaker) 역할 등이다.

한국 시각 26일 새벽 1시 30분에 회의를 시청하던 일부 한국 참관객들에게는 (이재명 대통령의) 아첨이 끊이지 않았고, 심지어 지나치기까지 했다는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그러면서 폴리티코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이 불쾌하게 느껴지면 공격하는 버릇이 있는 만큼, 최근 몇 달 동안 외국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아첨이 관례’가 되었다.(The flattery was incessant)“고 지적했다.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에서 트럼프를 ‘아빠’(daddy)라고 불렀던 미크 뤼터(Mark Rutte) 나토 사무총장은 트럼프에게 ”정말 대단하다“(truly extraordinary)고 말했다.

찰스 2세 국왕이 트럼프에게 이례적인 두 번째 국빈 방문을 요청하는 친서를 전달한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영국 총리는 ”이런 일은 전에 없었다. 정말 놀랍다.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This has never happened before. It's so incredible. It will be historic.”)이라고 열광적 아첨을 했다.

이시바 시게루(Shigeru Ishiba) 일본 총리는 특유의 칭찬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환한 미소를 자아냈다. 그는 “텔레비전에서 이렇게 유명하신 분을 뵙게 되어 정말 기뻤습니다.”(I was so excited to see such a celebrity on television)라고 말하며, 미국 대통령이 “매우 진솔하고 강력한 분”(very sincere and very powerful)이라고 덧붙였다.

한 나라에서 가장 정치적으로 강력한 인물에게 그런 아첨은 쉽지 않다. 하지만 퀸시 연구소(Quincy Institute)의 한국 전문가이자 비상주 연구원인 나단 박(Nathan Park)은 “이 대통령이 그 직책에 유난히 적합한 인물”이라고 말한다.

미국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국의 매우 좋은 하루' / 사진=폴리티코 해당기사 일부 갈무리 

한국에서 유일하게 지방 정부에서 승진을 거듭한 대통령으로서, 처음에는 시장으로, 그다음에는 주지사로, 이 대통령은 경험을 통해 실용주의자로 거듭났으며,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말하고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이재명 대통령은 마을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기름을 바르고, 악수를 나누며 일을 처리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고 폴리티코는 소개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전임자인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동안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데 도움을 준 인물로, 미국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처럼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낌없는 칭찬을 퍼부었을 가능성은 낮다고 박 연구원은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문 대통령은) 분명히 고상한 인물, 학자이자 정치가 같은 성격을 지녔다. 그는 자신을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반면, 이재명은 그와 정반대”라고 말한다. 그러면 박 연구원은 “그의 명성에 대한 주장은 ‘나는 때로는 압력을 가하고, 때로는 달콤한 말로 상황을 해결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미소를 지으며 백악관 집무실에서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아첨하는 태도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라는 수사를 의도적으로 활용하여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안보 우선순위”를 정립했다.

한 가지 예는 미국으로 가는 길에 이시바 전 총리를 만나기 위해 일본에 들렀다는 그의 발언이다. 그는 이 만남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유리하게 묘사했다.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한국 대통령들이 미국 대통령과 첫 양자 회담을 갖는 만큼, 이번 방문은 한국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전문가들은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경험을 공유하고 공동 전선을 구축하기 위해 역사적 악연을 잠시 접어두고 있다는 추측을 널리 퍼뜨렸다.

두 이웃 국가가 미국에 대한 음모를 꾸미기 위해 결속했다는 이야기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쉽게 먹칠을 당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은 그저 미국을 돕고 있을 뿐이라고 태연하게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님께서 3자 협력을 강조하신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저는 미국에 오기 전에 일본을 방문하여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했다.” 그의 대답에 트럼프 대통령은 기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트럼프는 “내가 상대하는 그분들(일본인)도 훌륭한 사람들이고, 당신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야망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며, 궁극적으로 한국을 더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그는 믿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또한 중요한 목표는 북미 관계가 해빙될 경우, 한국이 협상 과정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목표에 더욱 다가가기 위해,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평화 조정자(Peacemaker)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며, 한국이 할 수 있는 모든 방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도울 수 있도록 한국을 자신의 편에 서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dl 대통려은 트럼프를 향해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 조정자‘ 역할을 해 주시면, 저는 여러분을 지지하기 위해 ’페이스메이커‘(Pacemaker)로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CGA=Chicago Council on Global Affairs)의 동아시아 안보 전문가인 칼 프리드호프(Karl Friedhoff)는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발언으로 주목을 끌었다. 정말 영리한 발언이고, 한국을 이 관계에 어떻게 끼워 넣을지 매우 훌륭한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북한은 미국과 협상하고 싶어 하고, 미국 역시 북한과 협상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한국이 개입하든 말든 양국 모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 그가 ”네, 당신이 더 큰 성공을 거둘 것이다. 제가 회담 일정을 잡아드리겠다. 그러면 언제, 어떤 속도로 회담이 진행될지 판단할 수 있을 겁니다“라고 말한다면, 정말 훌륭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프리드호프는 덧붙였다.

백악관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더 까다로운 질문을 던지거나 이재명 대통령을 모욕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한국 내 ”숙청이냐 혁명이냐“에 대한 자신의 트루스 소셜(Truth Social) 게시물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서 교회 습격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지만, 그가 무엇을 말하는지는 불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싸움을 거는 대신, ”한국처럼 들리지 않았다“며 오해일 수 있음을 재빨리 인정했다. 한 기자가 주한미군 철수 여부를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친구이기 때문에“ 논란이 되는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고 했다.

점심 회동 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상품에 대한 15% 관세는 변경되지 않았으며, 안보 협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확인했는데, 이는 한국 대표단에게는 실망스러운 소식일 가능성이 크다고 폴리티코는 내다봤다.

하지만 결국 트럼프는 이 대통령에 대해 좋은 말만 했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손톱을 물어뜯고 있었을 이재명의 참모들에게는, 젤렌스키식 공개 대결보다는 차라리 기분 좋게 교착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라는 게 폴리티코의 판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과의 점심 식사 후 ”그는 아주 좋은 사람이고 한국을 대표하는 훌륭한 인물“(He is a very good guy, very good representative for South Korea)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체면을 살려주었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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