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대선 토론이 드러낸 민낯...권력 앞에 진실은 침묵한다
스크롤 이동 상태바
제3차 대선 토론이 드러낸 민낯...권력 앞에 진실은 침묵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위한 원칙은 실종되고, 음모와 이해타산만 남은 후보들의 아전인수 정치쇼
제21대 대통령선거 3차 후보자 토론회/중앙선관위TV
제21대 대통령선거 3차 후보자 토론회/중앙선관위TV

국정 논의의 장인가, 권력 놀음의 무대인가

정치는 국민의 대리인이 권한을 위임받아 국정을 논하는 숭고한 행위라고 했다. 그러나 제3차 대선 후보자 토론회를 시청한 국민의 눈에는 그 이상의 실망이 남았을 것이다. 국정 운영의 청사진은 뒷전이고, 권력 쟁취를 위한 협잡과 말꼬리 잡기, 이합집산과 모략이 난무하는 전장만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좌우 진영을 막론하고, 이번 토론회는 “정치가 국민을 위한 것인가, 정치인을 위한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던지게 했다. 그 누구도 책임 있는 국가의 리더로서 분명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고, 모두가 본인의 입장만 정당화하는 데 급급했다. 이 토론은 한 편의 아전인수 정치 드라마였으며, 민심은 그 틈바구니에서 철저히 소외되었다.

김문수의 정의 감별사 행세, ‘정치적 대법원장’ 자처한 위험한 장면

김문수 후보는 토론 시작부터 이재명 후보에 대한 전방위적 공격을 퍼부으며 토론장을 일방적인 단죄의 장으로 만들었다. 이재명이 현재 다섯 건의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범죄자 대통령은 절대 불가하다”고 선언하고, 대법원장 탄핵, 대법관 100명 증원 불가, 심지어 재판 중단 요구까지 서슴지 않았다.

겉으로는 정의의 칼날 같지만, 그 발언들은 사법부를 사실상 정치의 하위기관으로 전락시키는 위험한 전조였다. 정치인은 유죄를 선고하는 판사가 아니며, 유권자는 법정이 아니라 투표소에서 판단한다. 김문수의 이런 태도는 마치 정치적 대법원장 행세를 하며 국민 위에 서려는 오만함으로 비쳤다.

특히, 이재명의 독자적 핵무장론에 대해 “그렇게 하면 미국의 경제제재를 피할 수 없다”며 현실적 반론을 펼친 부분은 일견 합리적이었지만, 그 너머에 깔린 의도는 ‘이재명=안보 리스크’라는 낙인을 찍기 위한 전략에 불과했다.

또한 국회에서의 계엄령 발언과 관련된 사과 요구를 “정치쇼”로 일축하고, 방탄 입법을 “세계에 유례없는 수치”라고 비난했지만, 그조차도 자신의 도덕적 우월성을 과시하려는 자기연출에 가까웠다. 김문수의 토론 전략은 한마디로 ‘상대방을 처벌하고 나는 의롭다’는 자가도취의 전형이었다.

이재명의 방어적 전략, 부메랑 맞은 내란몰이와 '권영국 의존증'

이재명 후보는 김문수의 집중 포화 속에서도 방어적 자세로 일관했다. 김문수를 향해 “내란동조 세력”이라고 강하게 몰아붙이는 전략을 펼쳤지만, 곧바로 본인이 현재 피고인 신분임을 지적당하면서 내란몰이의 부메랑을 그대로 맞았다.

그는 ‘중국·러시아 중시’와 ‘자주적 핵무장’을 내세우며 외교안보 자주노선을 강조했지만, 국제 질서나 동맹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감성적 민족주의에 기대는 듯한 인상을 줬다. 김문수의 “미국의 제재 가능성” 지적에는 설득력 있는 반론 없이 답변을 회피했고, 결국 신뢰보다는 우려를 안겼다.

특히 인상적인 대목은 ‘궁하면 권영국’이었다. 논리적 궁지에 몰릴 때마다 권영국 후보에게 질문을 던지며 동지적 위로를 받는 장면은, 지도자의 카리스마보다는 심리적 의존성만 부각시켰다. 이를 두고 일부 시청자는 “이재명의 안식처는 권영국”이라고까지 평했다.

또한 ‘이익균점권’에 대한 질문에 “검토해보겠다”는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한 점이나, 풍력 발전 단가를 키로와트당 60~70원이라고 주장했다가 허위 사실로 반박당한 점은, 그의 전문성과 정직성에 모두 타격을 입혔다. 이재명은 국민 앞에 서기보다 정치적 방공호 속에 숨은 후보처럼 보였다.

권영국, '꼰대 정치'의 표본과 이재명과의 짬짜미 전략

권영국 후보는 토론자로서보다 시민단체의 감시자에 가까운 태도를 보였다. 사회자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타 후보의 발언 태도나 내용을 수시로 지적하며 훈계하듯 말하는 그의 자세는, 대중에게 ‘민주주의’보다 ‘도덕적 우월감’을 내세우는 ‘꼰대 정치’의 부활처럼 느껴졌다.

가장 문제적 장면은 국회의장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해야 한다는 헌법과 배치되는 발언이었다. 이 발언은 김문수에게 ‘변호사 자격이 의심스럽다’는 반격을 당했고, 권영국은 법률 전문가로서의 신뢰에도 금이 갔다.

또한 이재명과의 연대성은 너무도 노골적이었다. 어려움에 처한 이재명을 감싸고 보조 발언을 던지는 전략은, 정치적 연대인지, 정책적 유사성에 기반한 것인지 분간이 어려웠다. 결과적으로 권영국은 독자적 존재감보다 ‘이재명의 보조자’로 보였으며, 진보진영 내부에서도 "비전보다 의리"에 기대는 구태정치의 연장을 보여주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웠다.

이준석, 논리적 공격수인가, 교묘한 이간계의 연출자인가

이번 토론회에서 가장 강한 공세를 펼친 후보는 단연 이준석이었다. 그는 이재명의 법인카드 사용 의혹, 특히 과일 2700만 원 구매 건을 집중적으로 파헤치며 국민 정서에 호소했고, 날카로운 질문과 치밀한 팩트 인용으로 이재명을 끊임없이 압박했다.

그러나 그는 김문수에게는 비판을 자제하고 우호적 태도를 보이며, 이중 전략을 구사했다. 외부적으로는 보수진영 통합을 위한 신중함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김문수의 사퇴와 단일화를 은근히 압박하는 전술적 행보였다. 그는 김문수가 끝까지 완주할 경우 보수우파 전체를 망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일종의 정치적 인질극까지 암시했다.

이준석은 자유우파의 차세대 정치인을 자임하지만, 그의 토론 태도는 강성 공세와 교묘한 이간질, 전략적 침묵이 혼재된 ‘정치의 기술’이었다. 그가 과연 새로운 정치를 여는 열쇠인지, 혹은 기회주의 정치의 또 다른 얼굴인지는 유권자의 판단에 달려 있다.

이판사판 정치의 종말은 국민의 선택에서 갈린다

이번 제3차 대선후보 토론회는 유권자에게 정치를 다시 고민하게 만든 계기였다. 정책과 비전은 실종되고, 서로를 흠집 내고 자리를 꿰차려는 권력욕만이 무대 위에 남았다. 진보도, 보수도, 좌도, 우도 공정하지 않았다. 그저 이합집산과 아전인수, 그리고 무대 뒤의 ‘야합의 정치’만이 생생했다.

국민은 더 이상 눈 가리고 찍지 않는다. 현란한 말솜씨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칼럼/수첩/발언대/인터뷰
방송뉴스 포토뉴스
오피니언  
연재코너  
지역뉴스
공지사항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뉴스타운TV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