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사는 조작(操作)과 조작(造作)을 헛갈린 게 아닐까?
이재명 공직선거법 2심 재판부가 26일 무죄를 선고했다. 그 과정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휘 선택에 놀랐다. 재판부는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호주·뉴질랜드 출장 기념사진 일부를 잘라 제시한 것을 두고 “(사진) 원본 일부를 떼어낸 것이라 조작된 거라고 볼 수 있다”라고 판시했다. 여기서 조작(造作)은 ‘거짓을 꾸며내는 일’을 의미한다. 국어사전을 다시 찾아보시기를 재판부에 꼭 권유한다.
상징조작(象徵操作)에서와 같이 쓰이는 조작(操作)은 ‘무언가를 움직이거나 다루는’이라는 뜻이며, 조작(造作)은 ‘일을 거짓으로 꾸며 내는 일’을 말한다. 완전히 다른 단어이다. 사진의 일부를 잘라 확대해 보여주는 행위는 둘 중 어디에 해당할까? 둘 다에 해당되지 않으나, 억지로 끌어다 붙이자면 조작(操作)에 가깝다. 조작(造作)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판사는 사진을 자르는 행위를 조작(造作)이라 말한 것이다. ‘다루는’ 것을 ‘꾸며낸’ 것과 착각한 것이 명백하다. 사진을 자르는 행위에 조작(造作)이라 말할 소지는 전혀 없다. 사진을 자르는 행위 속에 가짜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개입될 여지는 없기 때문이다. 사진을 부분 확대하여 오히려 진실을 더욱 명료하게 보여주기 위한 행위다.
이날 2심 선고 직후에 자신의 유튜브방송에서 재판부를 맹렬하게 비판한 배승희 변호사는 “경찰이 당신의 과속한 차량을 촬영한 후 번호판을 확대해 과속의 증거로 제시하면 조작됐다고 주장해도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 판결에 따르면 배 변호사의 말은 진실한 논리가 된다.
재판부의 판결은 우리 사회의 가치 기준의 하나다. 이 기준에 의해 새로운 판결이 이루어지고, 국민은 그 판결에 근거해 준법 생활을 한다. 판결문은 사건과 법 논리를 결부하여 언어라는 논리로 모순이 없도록 구성해야 한다. 판결에서 어휘의 의미에 오류가 있다면 이는 심각한 흠결이 된다.
대법원 최종심에서 이번 2심 판결문을 찬찬하게 뜯어 보기 바란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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