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허리를 펴지 못하고 있다. 부분적으로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고층 건물들이 중국 북부 도시인 톈진 교외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데, 이들의 텅 빈 발코니는 국가의 야망과 보조를 맞추고 있지 못하는 중국 경제의 둔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AFP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심각한 코로나19 규제가 종료 된지도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중국 부동산 위기는 중국의 회복 모멘텀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이며, 국가 지도자와 시민들에게 불안의 물결(ripples of unease)을 일으키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톈진시의 한 할머니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딸이 2016년 강변 산책로 근처에 있는 집을 87만 위안(약 1억 6,612만 원)에 구입했는데, 지금은 60만 위안(약 1억 1,456만 원) 가치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할머니는 ”지난 10년 중 최저 가격이라며 한숨을 쉬었지만, 우리는 그 집을 팔고 싶은데 그렇게 되지 않고 있다“고 말해, 중국의 부동산 경기가 둔화에서 조금이라도 나아질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집권 중국 공산당은 역사적으로 경제 방향에 대한 신호를 알리는 중요한 회의인 제 3차 전원회의(Plenum)를 오는 7월에 개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항셍은행(恒生銀行有限公司, Hang Seng Bank)의 단 왕(Dan Wan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터뷰에서 ”정책 대응이 충분하다면, 사람들은 경기침체에 어느 정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정책 입안자들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단 왕 이코노미스트는 ”전체회의가 답변을 내놓을 것이라는 희망을 불안한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등 주요 부문의 개혁은 이미 진행 중이라고 한다. 지난 5월 중국은 첫 주택 구입자의 최소 계약금 비율을 인하하고, 상업용 부동산을 매입할 수도 있도록 제안했다고 한다.
톈진의 한 주택 단지에서 고객 관리자인 자오 신(Zhao Xin)은 ”부분적으로 새로운 조치로 인해 시장이 약간 회복되는 조짐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전과 같은 높은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 다소 암울하다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발전하면서 부동산은 오랫동안 중요한 성장 동력의 역할을 해왔지만, 2020년 과도한 차입과 투기에 대한 규제로 인해 신용에 대한 접근이 매우 좁아졌다. 그 이후 늘어나는 부채와 건설 지연으로 인해 업계 선두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자오 신의 프로젝트는 위기의 대명사가 된 헝다그룹(恒大集團, Evergrande), 벽계원(碧桂园, Country Garden) 및 완커(万科, Vanke)와 같은 회사가 개발한 오래된 단지 사이에 끼어있다.
신용평가 기관인 피치(Fitch)는 최근 올해 신규 주택 판매 가치가 15~20%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며 ”주택 구입자 심리가 위축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체념한 우울감이 상하이에서 열린 채용 박람회에도 만연해 있었다는 게 AFP통신의 보도이다. 그곳에서 지원자들은 강렬한 형광등 아래서 이곳저곳의 일자리를 찾아 가판대를 기웃거리고 있었다고 통신이 전했다.
지난해 12월에 졸업한 25세 우지웬(Wu Jiawen)은 ”올해 취업 환경이 꽤나 암울하기 때문에 오프라인에서 직접 기회를 찾아야 한다“며, 여전히 실직 상태로 ”매우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번 달에는 1,180만 명의 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경쟁에 합류하게 된다는 것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5월 청년실업 문제가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비율은 2023년 중반에 전례 없는 최고치를 기록했고, 관계자들은 계산 방법을 조정하기 전에 몇 달 동안 공개를 중단하기도 했다. 젊은 층은 시진핑 주석을 지지하는 세력으로 인식되어 있지만, 최근 들어 경제사정이 좀처럼 좋아지지 않자 지지 세력의 이탈을 두려워하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Moody's Analytics)의 해리 머피 크루즈(Harry Murphy Cruise)는 ”청년 실업이 제3차 총회에서 "논의의 핵심 기둥"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그러나 고용 시장의 문제는 단지 중국의 젊은이들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진단이다.
한 고용주는 AFP에 현재 상황에서 30세 이상의 사람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센(Shen)이라는 졸업생은 문제는 단순히 “가능한 일자리에 비해 구직자가 너무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중국 민간 부문의 자유분방한 성장은 부분적으로 거대기술 기업 및 과외회사와 같은 기업에 대한 단속으로 인해 크게 둔화 됐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제조업과 같은 부문에서는 중국 수출에 대한 해외 수요가 낮아 수출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 한 플라스틱 회사의 관리자는 경기 침체로 인해 침체 된 국내 시장으로 기업의 초점을 옮겼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산업이 이윤 창출을 위해 애쓰고 있고, 모두가 현상 유지를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로 인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따라서 많은 실업자가 발생하고, 폐업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제공되는 임금과 혜택도 감소는 불가피하다. 한때 한 달에 30,000위안(약 572만 8,200 원)을 지불하는 일자리를 얻었을 수도 있는 최고의 후보자들은 아마도 지금은 그 중 3분의 1을 받게 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만이 있다.
* 악순환은 계속
금융 부문에서도 급여는 10년 전보다 훨씬 낮았고, 해고와 규제 개혁도 있었다고 전직 은행원 왕모 씨는 말했다. 이러한 민간 부문 단속은 부분적으로 ‘부의 불평등’을 표적으로 삼는 시진핑의 “공동부유(common prosperity)” 정책에 따라 진행됐다.
당국은 중국이 과거처럼 두 자리 수의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성장(growth at all costs)”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하이테크 혁신과 국내 소비를 중심으로 경제 방향을 재조정하기를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경제적 불확실성은 후자를 완고하게 낮게 유지하는 악순환을 촉진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중국 소비자 지출의 주요 척도인 ‘소매 판매 증가율’이 다시 둔화됐다. 지금까지 중국 정부는 어떤 큰 부양책도 거부해 왔으며, 항셍의 단 왕은 3차 전원회의가 "대규모 깜짝 개혁"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Mercator Institute for China Studies)의 알렉산더 데이비(Alexander Davey)는 구체적인 정책 발표 대신 “고품질 개발”과 같은 이전 개념을 바탕으로 “더 넓은 지침 원칙”이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가 서서히 개선되고 있다는 징후가 있기는 하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예상을 웃돌았고, 국제통화기금(IMF)은 2024년 전망을 베이징 자체 목표에 맞춰 5%로 높였다.
제3차 전체회의는 지난 가을에 예상됐는데, 그 지연으로 인해 당은 “경제 환경이 개선되는 동안” 회의를 개최할 수 있는 “시간을 기다리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데이비는 말했다. 그러나 복구에 대한 과제는 오리무중이다.
단 왕은 “장기적으로 큰 문제는 고령화”라며 “2023년 중국 인구 감소가 가속화됐다”고 말했다.
상하이의 플라스틱 회사 관리자는 미래에 대해 비관적이었다. 그는 “우리는 상대적으로 고통스러운 불황을 겪어야 할 수도 있다고 생각 한다”며, “모든 사람의 경제 상황은 바닥을 친 후에야 다시 상승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상식선의 기대감을 나타냈다고 AF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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