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차세대 소형원자로(SMR) 연료조달, 러시아 걸림돌
스크롤 이동 상태바
미국 차세대 소형원자로(SMR) 연료조달, 러시아 걸림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SMR 핵연료 공급처 : 러시아 기업 한 곳밖에 없어 조달에 애로
- 원자력은 현재 세계 발전 총량의 약 10% 차지
- 미국이 개발 중인 SMR, 10기 중 9기가 HALEU를 연료로 상정하고 있는 점이 특징

차세대 소형 원자로 개발을 추진 중인 미국 기업들이 지금 큰 문제를 안고 있다. 연료로 필요한 고순도저농축우라늄(HALEU)을 판매하는 곳이 러시아 기업 한 곳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 행정부는 국내와 서방의 HALEU 공급태세 확립과 핵무기용으로 보존하고 있는 우라늄의 일부 이용을 검토하는 등 대응책을 서두르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소형 모듈식 원자로(SMR)로 불리는 차세대 원자로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각국에 온실가스 배출량의 실질 제로화(NetZero)를 달성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에너지부의 홍보 담당자는 “HALEU의 제조는 중요한 사명으로, 증산을 위한 모든 노력이 고려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원자력발전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한 에너지 위기 발생으로 다시 평가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SMR은 운전효율이 더 높고 건설기간은 짧아 탈(脫)화석연료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원자력발전 추진세력들은 주장하고 있다.

다만 SMR 개발업체들은 HALEU 확보 전망이 서지 않는 한 수주를 내다 볼 수 없다며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HALEU 제조에 나설까 하는 기업도 SMR 수주를 전망할 수 없다면 상업적 공급망 구축에 나설 것 같지 않다는 게 현실이다.

미국 에너지부의 홍보 담당자는 “지속적이고 시장 주도형의 HALEU의 공급 태세를 확립시키는 인센티브를 서둘러 제공하는 행동이 꼭 필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 행정부는 보유한 585.6t 가운데 얼마나 많은 양의 농축우라늄을 원자로용으로 공급해야 하는지에 관해 막바지 검토 단계에 있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원전에서 연료로 이용되는 우라늄 농축도는 5% 정도인 반면 HALEU는 최대 20%까지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현재 HALEU를 상용 판매하고 있는 곳은 러시아 국영 원자력기업 로스아톰(Rosatom) 산하 테넥스(핵연료추출) 밖에 없다.

러시아의 HALEU 판매 독점은 오래전부터 미국 정부가 걱정거리였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즉각 대응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미국 정부도 SMR을 개발하는 미국 기업도 러시아에 연료를 의존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서는 주로 원자력 산업에 미치는 영향의 중대성을 고려해 로스아톰은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하지만, '테라 파워'라고 하는 SMR개발을 다루는 미국 기업은 역시 러시아의 공급망(supply chain)에 의지할 생각은 없다.

테라 파워의 대외문제 담당 디렉터 제프 나빈은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연료 문제는 존재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리는 러시아를 상대로 안심하고 사업을 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 계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

원자력은 현재 세계 발전 총량의 약 10%를 차지한다. 많은 국가는 ▶ 에너지 공급 ▶ 에너지 안보 강화, ▶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목적으로 신규 프로젝트를 모색 중이다.

단, 대규모 원자력 발전 건설은 초기 투자비용의 크기나 공기의 지연, 예산 초과, 풍력 등 보다 저비용의 에너지와의 경합이라고 하는 문제로부터 실현이 어려워 복수의 기업들은 그 대신에 SMR이 제안되고 있다.

프랑스 EDF나 영국 롤스로이스 등이 다루는 SMR은 기존의 기술 및 종래형 원자로와 같은 연료를 이용한다. 반면 미국 정부가 예산을 출연해 개발 중인 SMR은 10기 중 9기가 HALEU를 연료로 상정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추진파에 따르면, 이 SMR은 폐연료 처리 횟수가 적어 기존 원자로보다 3배 효율이 높아진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아직 상용 규모로 시험이 계속되고 있는 단계지만, 언젠가는 재래식 원자력 기술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에너지 이노베이션 리폼 프로젝트가 조사한 HALEU 사용 SMR의 채산분기 비용을 나타내는 균등화 발전원가(LCOE, Levelized Cost of Energy)는 60MWh(메가와트시)로 기존 원자로 97MW 때보다 낮다.

HALEU 사용 SMR은 대량생산에 따른 규모의 이점을 누리기 전 단계여서, 이 차이는 현 시점에서는 더 소폭일 것이라는 견해도 있기는 하다.

그 HALEU에 대해서, 몇몇 미국이나 유럽 기업이 상용 규모의 생산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라도 실제로 판매할 수 있게 되는 것은, 계획 착수를 결정한 후 적어도 5년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계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는 고민스러운 문제가 HALEU 공급의 원활한 정비를 막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원전용으로 저농축 우라늄을 제공하는 미국 센트라스 에너지의 포네먼 최고경영자(CEO)는 연료 충당금이 없으면 아무도 원전 10기를 발주하지 않을 것이며, 10기의 수주가 없는 상태에서 연료 조달에 투자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SMR에 관심을 두는 공익기업들은 우선 연료를 확실히 얻는 것이 채택할 결정적 수단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 주의 에너지 노스웨스트는 e메일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HALEU 공급은 검토해야 할 많은 요소 속에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계통도 : 위키피디아 

* HALEU 제조의 장애물

러시아 이외의 지역에서는 센트라스만이 HALEU 제조와 시험용 시설 건설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2019년 이 회사와 비용 분담 계약을 체결했다. 센트라스에 따르면, 원래는 올해 안에 HALEU 제조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pandemic, 팬데믹)에 따른 공급 제약에 기인하는 저장 컨테이너 확보 지연으로 제조 개시는 내년으로 미뤄지고 있다.

시설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해도 센터라스가 연간 13t의 HALEU를 제조할 수 있는 것은 그 5년 후가 될 전망이다. 그런데도 미 에너지부가 2030년까지 국내 원자로에 필수적이라고 하는 양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테라 파워는 이 회사 SMR을 가동하려면 가장 먼저 15t의 HALEU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우라늄 채굴·농축을 하는 프랑스 국영기업 오라노(ORANO)는 5~8년 이내에 HALEU를 제조하는 것은 가능하면서도, 고객과 장기계약을 맺을 수 있는 경우에만 라이선스를 신청할 방침이다.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HALEU 공급 지원을 위한 계획을 어떻게 책정할 것인지에 대한 정보를 조회 받은 오라노는 이 분야를 산업으로 설립할 수 있을지는 미 정부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오라노는 “성공을 확실히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미국 에너지부가 일정한 수요를 보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시간은 자꾸 가는데......

테라 파워 등은 미국 정부로부터 비용을 공유하는 형태로 2028년까지 2기의 시험용 원자로를 건설하는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러시아로부터 HALEU를 구할 수 없다면, 대체 공급 준비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HALEU 농축도는 20%로 핵무기용의 약 90%에 비하면 훨씬 낮지만, 제조에는 특별한 라이선스(면허)가 필요하다. 제조 장소와 수송 등에서 보안과 신분증 기준도 충족해야 한다.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 행정부는 핵무기용 고농축 우라늄을 상용으로 다운 블렌드(down blend)해 공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지만 이 역시 일정한 시간이 걸린다.

미국 정부는 2016년에 보유 고농축 우라늄에 대해 2013년 9월 말부터 2016년 3월 말까지 7.1t을 다운 블렌드했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이달 다운 블렌드 속도가 상승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은 미 에너지부는 다운 블렌드율을 가속화할 기회는 항상 고려되고 있다고만 답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