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은 적과의 동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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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은 적과의 동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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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익을 위한 일 포상금으로 가능할까?

온 국가기관의 홈페이지의 메인 화면은 온통 '포상금'알림이다.

내가 운동을 가는 도로변의 가로수 보호용 철구조물이 야금야금 도둑맞고 있었다.

그것을 알리려고 구청 홈페이지에 들어서니, '식품위생법위반 포상금'이라는 문구가 대문짝만 하다. 눈에 거슬렸다.

국세청 홈피에도 '현금영수증 미발급 업소 신고 포상금'이라는 알림이 마치 80년대 간첩신고하면 포상금을 준다는 붉은 문구를 연상케 했다.

나라에 충성이라는 말이 너무 거창하게 느껴지는 오늘날이지만, 국익을 위한 일을 포상금으로 가능하게 할 수 있을까?

우리의 애국지사들이 포상금이나 사사로운 이익을 바랬다면 오늘의 이 역사를 가능하게 했을까? 공무원의 발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전 국민을 감시자로 만든다는 것은 법 때문에 오히려 이웃과 사회를 분열시키는 결과를 양상시키는 꼴이 될 것이다. 이미 교통법위반 포상제로 인하여 전문 파파라치들을 등장시키는 과오를 범하지 않았는가.

포상금이 따르지 않아도 우리 국민은 도리와 형평성에 맞지 않는 일에 분노할 줄 알고, 그것을 관련 기관에 제안할 줄 안다.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는 이웃이나 영세 업소를 고발하게 하는 정부의 의도는 세금 탈세를 방지하기 위함일 것이다. 그러나 천원 짜리 백원 짜리가 오가는 비디오 가게에서 현금 영수증이 함께 오가고, 늦은 밤에 커피 한잔을 마실 수 있는 편의점에서 오붓한 인사말 대신 '현금영수증 필요합니까?' 라는 말이 오가게 하는 국가의 장사 속은 그다지 이윤이 없는 정책일 것이다.

국가가 포상제를 거론하지 않아도 우리 국민은 현금영수증을 주고 받아야 할 일과 인정을 주고 받아야 할 일을 구별할 줄 안다. 소시민들이 운영하는 비디오, 책방, 문방구, 분식점은 우리의 이웃이다. 국가는 간첩포상제 문구도 희미해져 가는 시대에 소시민들의 관계를 '적과의 동침'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너무 맑은 물에는 고기가 살지 않는다'라는 우리의 속담이 있다. 맑고 투명한 정부는 더욱 좋겠지만 미생물을 말살시키지는 말아야 한다. 미생물이 풍성해야 큰 물고기도 많은 법이다. 현금 영수증을 생활화시켜서 탈세를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게 쓰여지지만, 우리의 사회를 따뜻하게 하는 돈의 흐름은 더욱 중요하다.

국가의 일은 곧 우리의 일이고 나의 일이다. 나의 일에 포상금을 거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국민은 국가의 스파이가 아니다. 국가는 작은 이익을 위해 국민들의 관계를 '적과의 동침'으로 내몰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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