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속 다우닝가(총리관저)에서의 파티로 큰 타격
- ‘케케묵은 특권의식이 있는 정치인’이라는 딱지 붙기 시작해 신뢰 추락
- 장관과 차관 50여 명 이상이 이틀 만에 자리를 떠, 존슨은 고립무원
- 존슨 정권 3년의 특징 :
① (국민들에게) 설명 부족
② 국민 분열 마다하지 않는 무리한 정책 결정
- 존슨 총리, 브렉시트(Brexit) 이후, 허위와 과장도 신뢰 추락의 원인
- 도시와 지방, 지지파와 반대파, 영국과 유럽대륙 간의 분열 깊어져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로 유권자들의 인기를 강점으로 삼아온 정치지도자가 그 대중들로부터 신뢰를 잃으면, 끝없이 추락을 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늘 그러한 이야기를 하지만 이번에 좋은 본보기가 바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사퇴이다.
한 때 민주주의의 표본이라 할 영국의 민주정치가 여야를 초월해 존슨 총리의 교체를 선택했다. 좀 부스스한 머리 스타일과 화려한 언행으로 잘 알려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사임의사를 밝혔다. 보수당 대표자리(당수)를 내놓기로 해, 사실상 총리직을 내 놓은 거나 마찬가지이다. 그는 새로운 보수당 당수가 결정되기 까지 총리직을 수행한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 사임의 직접적인 배경은 ‘반복되는 거짓말’이었다.
보수당 간부의 스캔들을 ‘알고도 몰랐다’고 강변한 사실이 발각됐다. 그 거짓말 발각이 이미 지지율이 주춤했던 상황의 끝자락을 장식했다.
코로나19 대처의 일환으로 취해진 ‘행동규제’가 깔린 2020년 다우닝가(총리 관저)에서 파티를 거듭하던 문제는 큰 타격이 됐었다. 국민들의 눈높이를 파는 총리가 케케묵은 특권의식으로 가득 찬 정치인임이 드러나 더욱 인기와 신뢰는 추락했다.
‘민심이반’과 함께 반기를 드는 동료 의원들이 속출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민심을 먹고 사는 정치인들의 ‘민심 읽기’는 정치인의 생명과도 같은 것이지만, 일류학교 출신들이 흔히 가질 수 있는 특권의식은 ‘민심읽기’를 게을리 하거나 아예 무시해버리는 우(愚)를 범하기 십상이다. 마지막에는 불과 이틀 만에 50여 명이 넘는 장관과 차관들이 정부를 떠나는 초유의 일이 벌어져, 존슨 총리는 갈라파고스 신드롬과 같은 현상이 벌어졌다. 존슨은 고립무원(孤立無援)이 됐다.
그렇다면 보리스 존슨 정치는 무엇이었을까?
존슨 정권 3년을 특징지어온 것은 중요한 정책 판단에서 ‘국민들에 대한 설명 부족’과 ‘국민 분열’을 마다하지 않는 무리한 국책 결정이라고 지적할 수 있다.
가장 두드러진 사례가 ‘브렉시트(Brexit)'이다. 즉 영국의 유럽연합(EU)이탈이다. 국민 편가르기 문제로 고민을 하던 지난 정권과는 전혀 다르게 ’영국 내셔널리즘(민족주의)‘을 부추겨 이탈을 강해했다는 점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브렉시트(Brexit)‘가 아니라 보리스 존슨에 의한 ’보렉시트(Borexit)‘라는 비아냥거리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또 존슨 총리의 여러 발언들 가운데에는 ‘허위와 과장’도 있었다. 브렉시트 이후의 현상도 성공했기 보기 어렵다. 유럽대륙과 경제 거래는 감소하고, 외국인 근로자 일손 부족으로 물동량을 제대로 수송조차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등 경제 무능의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존슨 총리는 또 세계와의 관여를 강화하는 ‘글로벌 브리튼(Global Britain)'을 내걸었다. 대영제국의 영광을 재연해보겠다는 존슨 정권의 비전이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관심을 기울이는 등, 아시아로의 접근에 매우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탈을 해버린 유럽연합과의 관계는 흔들거리는 채로 있다. 이탈 협상의 난관이던 영국령 북아일랜드를 어떻게 대접할 것인가를 두고는 아직도 설왕설래를 하며 불씨로 번지고 있다.
존슨 총리의 강렬한 정권운영이 가져온 분열 상황을 영국 곳곳에서 그 깊이가 더해졌다. 유럽연합 이탈을 둘러싼 영국인의 지지파와 반대파, 영국 내의 도시와 지방, 나아가 영국과 유럽 대륙 등, 다양 분야에서 두 동강이 날 정도의 분열이 심화됐다.
세계화 속 다양해지는 국민의식과 정치의 적절한 관계를 찾는 것은 어느 나라이든 난제일 수밖에 없다. 다만, 암암리에 풀린 듯 치닫는 존슨 스타일의 정치에는 자연히 뚜렷한 한계를 드러냈다.
맹목적 애국주의자(Jingoist)라 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가 전격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존슨 총리는 재빨리 서방세계의 연대와 결속을 강조한 것은 존슨 스타일의 전형적인 행동력이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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