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다. ROAD FC 미들급 새 챔피언 황인수(27, 팀 스턴건)가 챔피언의 품격을 보여줬다.
지난 3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로드몰 ROAD FC 058 대회 메인 이벤트에서 황인수가 오일학(19, 팀 스트롱울프)은 꺾고 ROAD FC 8대 미들급 챔피언에 올랐다.
1라운드에서 오일학의 활발한 스텝에 살짝 고전하는 느낌도 있었지만, 2라운드가 시작된 후 카프킥으로 오일학의 스텝을 완전히 멈춘 뒤 펀치로 경기를 끝냈다. 2라운드가 시작된지 불과 34초 만이었다.
경기 후 황인수는 “시합 잡혔을 때부터 ‘나는 챔피언’이라고 생각하고 움직였다. ‘나는 무조건 챔피언이 된다’고 생각하고 시합에 임했다. 내가 경기를 쉽게 풀어갈 줄 알았는데 생각 이상으로 오일학 선수가 강했다. 원정까지 와서 시합하는데 부담이 많이 됐을 텐데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 멋진 선수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상대의 강함을 인정했다.
2라운드에 화끈함과 달리, 1라운드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풀지 못한 황인수였다.
황인수는 “원래 내 머릿속에는 안 맞고 내가 때린다는 작전을 세팅해놨는데, 흥분하고 몸이 좀 굳으니까 준비된 게 안 나왔다. 너무 둔하게 움직인 것 같고, 오일학 선수가 잘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며 잘 풀리지 않은 1라운드 경기에 설명했다.
승자가 된 뒤 황인수는 챔피언 등극에 대한 기쁨도 표현했지만, 패배해 눈물을 흘린 오일학을 인정하고, 덕담을 하는 등 패자를 먼저 챙겼다.
황인수는 “나도 패배하고 울었다. 일주일 동안 집에서 안 나왔다. 창피하고, 자존심이 상했었다. 근데 그렇게 하고 강해지는 거다. 넘어지면 또 일어서면 된다. 전화위복이라고, 위기를 또 기회로 만들 수 있다. 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 나도 4연승하고 1패했다. 오일학 선수도 4연승하고 1패 했는데, 나보다 연승 더 할 거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황인수는 가족을 떠올렸다. “어머니 아버지가 제일 생각한다. 하늘에 계신 할머니가 보셨으면 정말 좋아하셨을 텐데...”
한편 ROAD FC는 9월 4일 원주 종합체육관에서 로드몰 ROAD FC 059 대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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