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폭등에 환율 폭락…北 경제 ‘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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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폭등에 환율 폭락…北 경제 ‘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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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혼란 조짐…일부 지역에선 쌀값 폭등

환율은 지속 하락하는데 북한 일부 지역에서 물가는 폭등하고 있다고 데일리NK가 22일 전했다. 김정은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15~19일)에서 “나라의 경제가 전반적으로 일어서고 있다”고 했지만, 현실에서는 비정상적인 동향이 포착되고 있는 셈이다.

매체의 조사 결과 지난 16일 평양의 원·달러 환율은 1달러에 북한 돈 4900원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 8일 거래 가격인 5990원보다 18.2% 하락한 수치다.

다른 대도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는데 같은날 신의주의 원·달러 환율은 5000원, 혜산 4850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8일 가격보다 15% 이상 하락한 것이다.

위안화 환율도 하락세를 보였다. 같은 날 조사에서 1위안당 평양 560원, 신의주 555원, 혜산 558원으로 거래가 이뤄줬다. 마찬가지로 15~19% 하락했다.

종합해 보면 달러와 위안화 환율이 모두 일주일여 만에 15~20% 가량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당국이 외화 거래에 영향을 미칠만한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달러 및 위안화 사용을 통제하거나 상점에서 내화만 사용하게 하는 식의 직접적인 화폐 관련 조치를 시행하지는 않았다는 게 복수의 소식통들의 공통된 말이다.

이런 가운데, 국경봉쇄 조치가 계속되면서 무역 재개를 기대했던 기관과 개인의 달러 및 위안화 매도가 환율 하락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신규 와크(수출입허가권)를 발급받은 기관과 개인이 무역 재개를 기대하고 외화를 사들였지만 무역 통제가 지속되자 쓸모가 없어진 달러와 위안화를 팔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김병연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당국이 외화를 쓰지 못하게 정책을 펴거나 개인이나 기관에 외화 보유보다 파는 게 낫다는 시그널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달 3일 당국은 각 무역 기관에 당의 허가 없이 무역에 참여할 수 없으며 이를 어기고 수입이나 수출을 할 경우 밀수로 간주한다는 방침을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이 무역을 통제하자 돈을 빌려 무역 자금을 마련한 사람들은 더 큰 손해를 보기 전에 일부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일종의 투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미 자본을 축적한 돈주나 고위급 간부들은 환율이 떨어진 상황을 호기로 여기고 외화를 사들이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국경 봉쇄가 길어진다 하더라도 언젠가 무역이 재개될 것이고 환율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현 상황을 외화 축적의 기회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다.

대부분의 무역 종사자들은 외화를 팔고 있지만 일부 상류층은 외화를 사들이고 있어 환율이 완전히 폭락하기 보다 현 상황이 유지되거나 소폭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경제 성장률이 하락하는데도 불구하고 환율이 떨어지거나, 환율이 하락하는데도 물가가 상승하는 등 최근 북한 경제는 예측불허의 불안정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배급이 이뤄진 평양과 일부 대도시에서는 쌀과 옥수수 가격이 하락하는 양상이 나타났지만 국경도시나 내륙지역의 경우 쌀값이 1kg에 1만 원 이상으로 폭등하는 현상까지 확인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20일 함경북도 무산·연사 등에서 쌀 1kg이 1만 5000원에 거래됐다. 메뚜기 시장(소규모의 비공식 시장)이나 노점 시장 등에서는 현물이 부족해 부르는 게 값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김 교수는 “환율이 하락하는데 일부 시장 물가는 폭등하고 있다는 것은 시장의 혼란스러운 조짐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시장이 지역 편차를 줄여주는 거래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2010년대부터 현재까지 북한 경제 성장의 엔진은 무역과 시장이었는데 당국이 코로나를 명목으로 이를 통제하면서 시장이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며 “당국이 인위적으로 특정 지역에 배급을 푸는 방식으로 가격 안정화를 할 수는 있겠지만 결국 지역 편차가 점점 커져서 당국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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