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국제기구 수장 인재 배출 못해 앞으로도 문제
오는 9일 세계무역기구(WTO)의 일반 이사회를 개최 사무총장을 최종적으로 선출하려는 계획이 일단 뒤로 연기됐다.
일본은 한국의 유명희 후보 대신 나이지리아 출신 응고지 오콘조 이웨알라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후보 가운데 한국의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일본의 수출관리 조치에 불복해 WTO에 제소한 인물로 일본이 기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 견제에 나선 일본이 중국과 가까운 나이지리아의 후보를 지지하는 것 역시 한국 후보를 지지한다는 미국의 눈치를 어떻게 피할지 주목된다.
극우 성향의 일본 산케이 신문은 7일 일본은 한국 후보냐 나이지리아 후보냐를 놀고 선택해야만 하지만, 그동안 두 명의 최종 후보로 압축될 때까지 손을 쓰지 못한 일본 정부의 대응은 과제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산케이는 “뒤늦게 미국은 한국의 유명희 후보를 ‘진짜 통상 전문가’라고 치켜세웠다”면서 “미국이 WTO의 개혁을 할 수 있다고 한 것은 역시 이례적인 일”이라며 “미국의 의도가 보이질 않ㄴ다”며 미국의 행보에 의문을 던졌다.
지난 10월 28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라이트 하이저 대표의 성명을 본 일본 정부 관계자의 한 명은 고개를 갸우뚱했다는 것이다. 뒤집어 말하자면, “일본 정부는 미국이 한국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할 때까지, 동맹국인 미국의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얘기가 된다”고 산케이는 꼬집었다.
이번 사무총장 선거는 앞으로 1년 임기가 남아있던 아제베두 사무총장이 지난 8월 사임하는 바람에 갑작스럽게 새 사무총장을 선출해야 하는 긴급한 사안이 됐다.
일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으로서는 당초 디지털화의 추진 등에서 생각이 가까운 영국 후보를 지지하는 방향이었으나,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이탈)의 영향 등으로 지지세가 약해, 최종적으로 한국이나 나이지리아 후보로 좁혀져 가는 것을 수수방관하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산케이는 지적했다.
신문은 “물론 한국 정부는 유명희 본부장을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나섰고, 그 과정에서 미국의 지지를 획득했다”면서 “중국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 이웨알라 전 재무장관도 로비를 열심히 해 유럽연합(EU)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고 전했다.
일본은 결국 2명 가운데 나이지리아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 한국의 유명희 후보는 교섭 책임자로서 일본 정부의 대한 수출 관리 강화를 둘러싸고, 일본을 WTO에 제소한 건에 관련된 고위 관리로, 일본 외무성 관리는 “한국의 후보라서가 아니라 유명희 본부장을 지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일본 외무성 내부에서는 “이번 WTO사무총장 선거는 ‘첫 아프리카 출신’이라는 키워드로 유명희 후보가 최종 전형에 남아도 선출될 것이라는 분위기는 없었다”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는 것이다.
신문은 “일본은 국제기구의 수장이 될 인재나 정치인을 키워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번에도 갑작스러운 사퇴에 따른 선거이긴 했지만, 타이밍이 어떻든 일본에서 후보를 배출할 태세를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는 앞으로도 일본이 원치 않는 후보로 압축되는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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