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합의 사항 중 특히 기대되는 것은 열차시험운행이 단순한 '이벤트'에 머물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비록 BDA문제로 난관에 봉착해 있기는 하지만 2·13합의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남북은 합의서에 "열차시험운행 이전에 군사적 보장조치가 취해지도록 적극 협력한다"는 문구를 첨가했다. 이는 더 이상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려는 남북의 노력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경의선을 개성공단 통근용 열차로 이용하자는 논의까지 분분한 상태다.
예정대로 오는 5월 17일에 열차 시험운행이 실시된다면 우리는 분단 60여년 만에 남북의 혈맥을 잇는 '역사적 대 사변'을 목격하게 된다. 남북을 통과하는 열차는 군사적 긴장완화에도 상당한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개성, 금강산 도로통행과 더불어 남북의 심리적 거리감을 좁히는 것은 물론이다. 이제 부산에서 신의주를 거쳐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유럽까지 가닿을 수 있는 날도 머지않았다. 또한 열차시험운행이 실시되면 이와 연동돼 있는 경공업·지하자원 협력 사업까지 물꼬가 트여 남북경협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뀔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번 합의가 갖고 있는 취약점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남북은 합의서에 열차시험운행 실시를 못 박았지만 "2·13합의 성실한 이행여부에 따라 쌀 제공 시기와 속도가 조정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다시 말해 2·13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언제 40만 톤의 쌀이 북한으로 갈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열차 시험운행 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다.
우리는 지난해 7월 제 19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남측이 쌀 제공을 유보하자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을 중단하면서 남북관계가 급속히 얼어붙었던 일을 기억하고 있다. 정부는 1년여 만에 어렵게 남북이 만나 상생의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이 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6자회담이 재개되고 2·13합의라는 로드맵이 작동하고 있는 지금, 남북관계는 반 보 뒤에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한 발 앞서갈 것을 요구받고 있다. 남북이 이번 경협위에서 합의 한대로만 이행한다면 열차시험운행은 물론 유무상통의 남북경협시대가 본격 개막하게 될 것이다. 남북경제공동체가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는 것이다.
인도주의적 사안은 다른 여타의 조건을 붙이지 말고 대담하게 풀어나가야 한다. 쌀 40만톤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남북간의 신뢰'이기 때문이다. 눈앞의 사안에 급급할 게 아니라 민족의 장래를 멀리 내다보는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2007년 4월 24일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위의장 이용대)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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