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을 둘러본다. 이 밤에. 외로움에 사무쳐서. 천천히 세상을 한바퀴 돌아다본다. 거기 누구 없소? 조심스레 물어본다. 아무런 소리도 돌아오지 않는다. 세상은 적막으로 가득하다. 그래. 이 밤. 나는 혼자다. 완전히.
“거기. 누구 없소?”
검은 어둠이 세상을 덮고 나면 나는 왠지 모르는 포근함을 느끼곤 했었다. 어둠이 나에게 선사하는 그 따스한 밤의 장막을 몽에 걸치고 있노라면 왠지 그리움이 느껴져 왔다. 무엇에 대한, 무엇 때문인 그리움인지는 나도 아직 모른다. 글쎄 더 많은 시간이 지나면 혹 답을 찾게 될까?
어두운 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집의 대문에 붙은 초인종을 누르려고 팔을 뻗는 순간. 나는 팔 너머에 있는 어둠을 발견한다. 그리곤 알 수 없는 매혹에 휩싸여, 어딘지 모르는 어둠 속에 뻗어있는 길들을 이리저리 거닐어 본다. 왜 나는 그곳에서 편안함을 찾는 것일까.
모든 것이 잠든 깊은 밤. 홀로 깨어 책을 보다, 문득 저자에게 물어본다. “당신은 누구이기에 이토록 지독하게 삶을 사랑하는 것인가요?” 혹은 “세상의 어떤 점이 이토록 절절한 글을 만들게 하였나요?” 대답이 들려오지 않는 물음을 입속에서 중얼거려 본다.
그리고 있노라면 어둠 속 어디선가, 메아리처럼 들려오는 소리가 있는 것 같다. 누군가가 또 다른 깊은 어둠에서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은 아닐까. 저 깊은 밤에. 나는 귀를 종긋 세워 본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속에서 무언가가 내 가슴에 여울져오는 것을 느낀다.
“여보세요!” “당신은 어떤 그리움으로 나에게 물어오시나요?”
나는 공손히 질문을 한다. 가만히 가슴을 열고 기다리고 있으면, 잘 알 수 없는 울림이 마음을 두드리는 게 느껴지는 것만 같다. 포근한, 그리움에 사무친, 부드러운 목소리. 어려서부터, 슬픔에 사로잡힐 때. 세상이 주는 감동에 몸을 떨 때. 그리고 그 모든 의미로운 순간들에서, 나에게 울려오던 그 느낌.
그는 여기에 있다. 이 밤. 이 어둠 속에. 이 가슴 저미는 의미로움 속에. 나는 마음껏 그 따사로운 바다를 유영한다. 밤새 어둠의 여울에서 놀다 힘을 얻으면, 내일 또 하루의 삶을 견디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루 분량의 세찬 바람을 버티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다시 한번 어둠 속을 쳐다본다. 그윽한 그리움으로. 잠 속으로 빠져들어, 하루의 휴식을 취하기 전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바라본다. 그리고 다시 한번 어둠 속으로 조용히 불러본다. 언제나 조용히 불러보면 나에게 손을 내밀 것만 같이 느껴지는 그 어둠을 향해.
“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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