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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영 기자^^^ | ||
1991년 1월 29일 서울 압구정동에서 유괴당한 9살 이형호 어린이가 44일 후 한강 배수로에서 싸늘한 사체로 발견됐던 이 비극적인 사건은, 범인이 끊임없는 협박전화로 비정하게 부모를 농락했다는 점, 그 범죄 수법이 경찰의 추적을 유유히 따돌릴 정도로 치밀하고 지능적이었던 점이 당시 세간에 큰 화제가 됐다.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화성연쇄살인 사건>과 더불어 3대 미제사건으로 불린 이 사건은, 당시로선 드물게 과학수사가 진행되고, 지난 15년간 총 인원 10만 여명의 경찰 병력을 투입했지만, 범인의 윤곽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지난 1월 결국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1992년 SBS 다큐프로 <그것이 알고 싶다>의 조연출로 이 사건을 직접 취재하면서 충격과 분노를 느꼈던 박진표 감독은, 우리 사회가 이런 비극적인 사건을 쉽게 잊거나 용인하지 않도록 영화적으로 재조명하기로 결심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진정성 있는 드라마를 담아낼 팩션 영화 <그놈 목소리>는 <살인의 추억>과 <실미도> 처럼 영화적 재미와 사회적 메시지를 동시에 구현하며 올 겨울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킬 예정이다.
<복수는 나의 것> <오로라 공주> <랜섬> <맨온파이어> 등 국내외 기존 영화들에서 유괴 소재는 범인과의 대치와 두뇌싸움, 유괴범에 대한 복수 등 대개 극적인 긴장감을 강조하는 서스펜스나 스릴러 장르로서 다루어져 왔다.
그러나 <그놈 목소리>의 유괴는 장르적 소재가 아니라, 진한 가족애를 역설하기 위한 배경 장치에 불과하다. 영화는 하루아침에 유괴범에게 아이를 빼앗기고, 집요한 협박에 시달리게 된 부모의 절망과 분노를 통해 가슴 뭉클한 가족애를 이야기하는 휴먼드라마. 감독은 관객이 사건이 아닌 부모의 안타까운 사랑에 집중할 수 있도록, 캐스팅도 아이가 있고 부모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배우들을 고집했다.
실제로도 각각 한 아이의 아버지, 어머니인 주연배우 설경구 김남주는 실낱 같은 희망에 매달려 하루하루 불행을 견뎌내는 애끓는 부모의 심정을 실감나게 소화해냈다.
영화 <그놈 목소리>는 아직까지 잡히지 않은 실제 범인의 단서인 ‘협박전화 목소리’를 또 하나의 주인공으로 설정한 독특한 구성의 영화다. 범인 캐릭터 ‘그놈’은 영화 속에서 대사 분량이 두 번째로 많은 주요 배역으로 강동원이라는 스타 배우까지 캐스팅했지만, 몇몇 장면에서 실루엣을 노출시키는 것 외엔 철저하게 전화 목소리만으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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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사 집^^^ | ||
‘그놈’의 대사와 말투가 실제 범인의 협박전화 내용과 거의 일치하듯, 끝내 정체를 드러내지 않은 실제사건의 범인처럼 영화 속 ‘그놈’ 역시 얼굴 없는 범인이어야만 했던 것. 목소리만으로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하는 것은 배우에게 큰 도전이다.
자신이 직접 등장하지 않는 장면에서도 현장에 나와 상대 배우와 대사 호흡을 맞추는 등 남다른 열의를 보인 강동원은, 집요한 협박전화로 부모의 애간장을 녹인 실제범인의 비정한 목소리를 실감나게 재현, 관객에게 ‘범인을 꼭 잡고 싶다’는 울분을 자아낼 예정이다.
사회가 끝난 후 기자 간담회에서 주인공 설경구, 김남주와 김영철 그리고 박진표 감독을 만날 수 있었다.
- 소감?
“촬영을 하면서 심적으로 많은 부담도 있었다. 하지만 신인의 자세로 돌아가 열심히 연기했다”고 밝혔다.(김남주)
- 극 중 실제 범인의 목소리를 삽입한 것에 대해?
“범인의 실제 목소리를 영화를 관람한 관객이 들을 수 있게 삽입했다"며, "우리가 당신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박진표 감독)
- 각오?
“영화 속에서 집에서 엄마인 제 모습 그대로를 담고 싶었다. 이 영화를 통해 기존 이미지를 하나씩 벗고 싶었다”고 말했다.(김남주)
- 범인 목소리 연기를 맡은 강동원에 대해?
“분노를 집어넣으면 일반 스릴러 영화와 큰 차이가 없었다"며, "범인이 굉장히 차분하고 차가운 목소리였는데 강동원에게 실제 범인의 말투와 말씨를 변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연기였다”고 말하며 칭찬하였다.(박진표 감독)
- 캐릭터에 대해?
"노메이크업 차림 등 극중 엄마로서의 모습은 평소 집에 있을 때 내 모습 그대로다"며, "이번 영화를 통해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이미지를 하나하나씩 벗으니 훨씬 가벼워지는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김남주)
- <그놈 목소리>를 선택하게된 동기?
"감독님이 시나리오의 마지막 장에 형호군의 사진과 범인의 몽타주를 넣어두셨다. 시나리오를 처음 보고 머리끝이 쭈뼛 설 정도로 무섭고 소름이 끼쳐 밤새 잠을 못 이뤘다"며, "기획의도에 100% 공감해 영화를 택했다. 좋은 일에 동참하자는 생각과 범인이 꼭 잡혀야 된다는 생각에 참여를 결심했다"고 밝혔다.(김남주)
- 촬영 중 어려웠던 점?
"실생활에서의 김남주와 영화에서의 오지선으로 철저히 분리해 살려고 노력했다"며, "하루는 집에서 아이를 업고 창 밖을 내다보는 데 제대로 돌봐주지 못했다는 죄책감 때문에 눈물이 주룩 흘렀다. 내 심정이 이럴 진데 자식을 유괴당한 부모 심정은 오죽할까 싶어 눈물이 쏟아지더라"고 말했다.(김남주)
- 실제 유괴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인데?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출연을 결정했다. 범인이 꼭 잡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김남주)
“관객들이 범인의 목소리를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설경구)
<그놈 목소리>는 오는 2월 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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