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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쩍새가 밤을 지새게 한다 ⓒ 토함산/경상북도^^^ | ||
밤마다
이 산 저 산
울음의 그네를 타는
소쩍새 한 마리
섬진강변 외딴집
백 살 먹은 먹감나무를 찾아왔다
저도 외롭긴 외로웠을 것이다
밤마다 쏘쩍 소쩍, 하고 우는 소쩍새 울음소리를 들어보셨나요. 어떻게 울던가요? 솟쩍, 하고 울던가요? 아니면 솟적다, 하고 울던가요. 물론 듣는 이의 마음에 따라 다르게 들리겠지요.
그 누군가를 잃어버리고 마음이 몹시 슬픈 날에는 처량하도록 슬프게 들릴 테지요. 바라던 그 무언가를 이뤄내 마음이 몹시 기쁜 날에는 너무도 아름답게 들릴 테지요. 이 시를 쓴 시인처럼 홀로 동 떨어져 마음이 그지 없이 외로울 때는 쓸쓸하게 들릴 테지요.
우리 나라 사람들은 예로부터 소쩍새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한 해 농사의 길흉을 점쳤다고 합니다. 솟쩍, 하고 울면 이듬해 흉년이 들고, 솟적다, 하고 울면 이듬해 풍년이 온다고 믿었습니다.
솟쩍, 하고 울면 솥이 크니 적은 솥을 준비하라, 는 그런 뜻이고, 솟적다, 하고 울면 솥이 작으니 큰 솥을 준비하라, 는 그런 뜻이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우리 조상들은 소쩍새 울음소리만 듣고도 가난한 살림살이에 대한 지혜를 짜냈답니다.
시인은 지금 지리산 자락에서 홀로 시를 쓰며 살고 있습니다. 때로는 끼니를 굶어가며, 때로는 섬진강가에 나가 물수제비를 날리기도 하면서 그렇게 자연의 일부가 되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이 세상을 저만치 놓아두고 훌쩍 지리산으로 들어간 시인은 문득 문득 외로움을 탑니다. 특히 소쩍새가 우는 밤이면 더욱 쓸쓸하기만 합니다. 시인이 두고 온 세상, 그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겨운 얼굴들이 그립기만 합니다.
하지만 소쩍새를 동무 삼아 그 외로움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심심할 때면 계곡에 나가 거울처럼 맑게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씻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계곡에서 자라는 여러 가지 풀과 벌레들을 동무 삼아 무언의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낮에는 뻐꾸기가 울고, 밤에는 소쩍새가 우는 싱그러운 오월입니다. 하지만 도심에 갇혀 사는 우리들은 뻐꾸기 소리도, 소쩍새 소리도 들을 수가 없습니다. 계절이 바뀌는지조차도 잘 모를 정도입니다.
오늘은 소쩍새를 동무 삼아 살아가는 시인의 시를 읽으며, 저 멀리서 아득하게 들려오는 뻐꾸기 소리와 소쩍새 소리를 들어봅시다. 그리하면 어느새 내 몸과 마음도 소쩍새 우는 지리산 자락에 가 닿아 있을 것입니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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