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부서인 문화부의 의견을 묵살하고, 이해 당사자인 영화인들에게 한마디 언질도 없이 기습 발표해 버린 스크린쿼터 축소를 두고, 재정경제부는 7월13일 정부 업무평가 상반기 실적보고에서 부처간 갈등해결 우수사례로 포함시켰다. 발표 이후, 영화계뿐 아니라 이 나라의 문화계, 진보진영을 연일 성명과 집회와 농성으로 이어지게 하며 갈등과 분노를 조장한 이 결정을 두고, 어처구니없는 자화자찬에 빠져있는 재경부는 이성적 판단에 마비증상이 오는 독재정권의 광기에 빠져들고 있는 단면마저 보여준다. 그들로선 이해할 수 없던 문화논리를 독단으로 꺾어버린 자신들의 권력에 대한 소아적 자족감이 어처구니없는 오버액션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연이은 개혁정책 실패로 무력감에 빠진 대통령을 한미FTA 맹신자로 개종하게 만든 것도 이들이었고,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반대이론들을 무시하고 당당하게 협상체결을 향해 돌진하게 하는 것도 신자유주의로 대통령의 뇌를 성공적으로 마비시키고 있는 이들의 공이다.
11일 발표된 공공기관장들의 연봉 중, 7억이 넘는 산업은행장을 비롯, 최상위를 이루는 기관들은 재경부, 기획예산처 관리들이 이후 낙하산으로 자리잡을 공공금융기관들이다. 반면, 예술단체의 기관장들은 산업은행장 연봉의 10분의 1수준에 이르는 7천만원에 그쳤다.
각각의 공기업은 그것이 은행이든 발레단이든이 한 사회가 시민들에게 필요한 다른 영역의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곳. 그 공공기관의 수장에 대한 대우가 돈이라는 이 사회의 권력을 국민으로부터 차용한 자들에게 10배 더 높게 책정된다는 것은 공공성의 의미가 얼마나 천박한 물신주의에 뒤틀려 있는지를 보여준다. 얼마나 양질의 공공서비스를 다수의 국민에게 제공했느냐보다, 그들이 경영에서 얻어낸 경제적 이익이 얼마인가를 주된 경영평가의 기준으로 삼는 공공성개념 제로의 경제관료들은 경쟁력이라는 화두만을 신처럼 부여잡고, 영혼없는 사회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획예산처가 지난 3월 입법예고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기본법 제정안”역시 일관된 경제 일원화주의이다. 이는 각 부처에 속해있던 공공기관들에 대한 지배구조를 기획예산처로 일원화하고, 경제주의로 획일화된 가치 기준에 편향하여, 인사권과 예산권을 그들이 휘두르겠다는 메가톤급 신자유주의화 플랜이다.
물화된 세상만을 인정하고 경제만이 세상을 움직인다고 믿는 이 경제관료의 독재가 점점세상을 점유해가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그럴수록 비탄과 생활고에 빠지는 시민들의 숫자는 늘어간다. 죽임에서 살림의 로드맵으로의 전환, 문화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가치관이 사회의 중심에 서야할 때이다.
2006년 7월 14일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의장 이용대)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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