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미나리가 으뜸 아인교
스크롤 이동 상태바
봄미나리가 으뜸 아인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 “미나리 마을”

 
   
  ^^^▲ 지금 언양에서는 미나리 베기가 한창이다
ⓒ 울산광역시^^^
 
 

지금 이곳에서는 푸르른 미나리들의 합창소리가 그득하다. 지금 이곳에서는 그 푸르른 미나리들의 합창소리를 담아내는 아낙네들의 넉넉한 웃음소리가 봄햇살을 타고 넉넉하게 울려 퍼진다. 지금 이곳에는 미나리꽝(*미나리를 심어 가꾸는 논, 편집자 주) 둑마다 허연 알몸을 드러낸 상큼한 미나리 내음이 입에 군침을 돌게 한다.

울산으로 들어가는 초입, 그러니까 언양 IC 오른 편에 있는 울산 울주군 언양읍 일대는 온통 푸르른 미나리밭이다. 지금 마악 미나리를 베어내고 있는 미나리꽝을 언뜻 바라보면 때 이른 모판을 만들어 놓은 것 같기도 하다. 또 그 미나리밭 여기 저기에 한웅큼씩 묶어놓은 미나리를 바라보면 마치 모판에 모단을 던져 놓은 것 같기도 하다.

이미 수확을 마친 미나리꽝에서도 어느새 새파란 미나리 새순이 쑥쑥 올라오고 있다. 갓 베어놓은, 허연 밑둥지에 살이 통통하게 오른 싱싱한 미나리를 바라보면 그 자리에서 물에 헹궈 한입 집어넣고 싶다. 그래. 미나리는 바라보기만 해도 입안에 그 상큼한 향내가 은은하게 감도는 듯하다.

물이 흐르는 곳이라면 베내어도 베내어도 쑥쑥 잘 자라나는 풀이 미나리다. 또 미나리는 특별한 재배기술이 없어도 잘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하지만 미나리라고 다 같은 미나리가 아니다. 미나리에도 생긴 모양에 따라 돌미나리, 멧미나리, 독미나리 등으로 구분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성분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단다.

기왕 말이 나온 김에 미나리 종류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하고 넘어가는 것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다. 우리들이 백화점이나 식료품 가게에서 흔히 사먹는 미나리는 대부분 논미나리라고 한다. 논미나리는 기존의 미나리를 개량한 것으로 줄기가 길고 보기에도 먹음직스럽지만 멧미나리나 돌미나리에 비해 향기가 다소 떨어진다고 한다.

 

 
   
  ^^^▲ 금방 베어 묶어놓은 미나리
ⓒ 울산광역시^^^
 
 

그에 비해 산간계곡이나 산기슭, 수림 같은 습한 곳에서 자라는 멧미나리는 논미나리에 비해 길이가 짧고 줄기는 다소 질기지만 향기가 진하단다. 흔히 미나리 애호가들이 산나물 미나리라고 하는 것이 바로 이 멧나리를 일컫는 말이란다.

돌미나리는 샘물이 흐르는 개울가나 논두렁의 습한 곳에서 잘 자란다고 한다. 이 돌미나리 역시 멧미나리처럼 길이가 짧고 줄기가 다소 질기며 향기가 진하단다. 하지만 최근 생활하수와 농약 등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아 돌미나리를 회피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단다.

그중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독미나리다. 하지만 독미나리는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단박에 찾아낼 수가 있다고 한다. 독미나리는 일단 미나리 특유의 향이 없고, 좋지 않은 냄새가 나며 뿌리가 죽순처럼 생겼단다. 또 독미나리는 잎사귀를 자르면 누른 즙이 나온다고 한다.

"우리 어릴 때는 미나리 속에 간혹 거머리가 들어 있기도 했는데..."
"아, 보기에는 멀쩡한 양반이... 자다가 일어났나? 요새 미나리에 거무리(거머리)가 오데 있더노?"
"죄...죄송합니다. 옛날 생각이 나서 그만"
"아, 정 못 믿겠다면 이라모 된다 아이가. 미나리에 물로 부가(부어가지고) 놋숟갈이나 놋제까치(놋젓가락)로 담가두모 거머리가 지질로(저절로) 빠져나온다카이"

미나리는 알칼리성 식물이다. 허준의 동의보감에 의하면 미나리는 황달이나 부인병, 음주 후의 두통이나 구토에 특히 효과가 뛰어나다고 한다. 또 미나리는 해열, 혈압강하, 해독작용이 있으며, 복수나 부종이 있을 때 미나리 생즙을 믹서기에 갈아 먹으면 효과가 있단다.

지하 130m의 청정수로 재배하고 있다는 언양 미나리는 예로부터 임금님에게 진상했을 정도로 그 맛과 향기가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그런지 언양 미나리는 타지에서 생산되는 미나리에 비해 비타민이 풍부하고 칼슘 등 무기질이 특히 많이 들어있다고 한다.

"아, 향기 나는 채소라 카모 이 봄미나리가 으뜸 아인교. 가을 무시(가을 무)가 동삼이라카모 이 봄미나리는 만병통치약인기라. 아, 그라고 생선요리 치고 미나리가 안 들어가는 요리가 오데 있던교? 혹시 아재는 미나리 없는 복국을 먹어봤능교?"

언양 장터에 앉아 미나리꽝에서 갓 베어낸 싱싱한 미나리를 팔고 있는 5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아주머니, 내게 아재는 미나리로 살 사람이 아인기라, 라고 말하는 아주머니의 그 구수한 경상도 말에서도 어느새 상큼한 봄미나리 내음이 풀풀 묻어난다.

가는 길에 지금 한창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있는 작천정과 간월사, 홍류폭포, 언양온천, 석남사, 자수정 동굴나라, 반구대 암각화 등도 함께 둘러보자. 그리하면 그동안 우리들이 흔히 생각하던 울산, 회색빛 공업도시 울산이 아니라 훌륭한 관광자원까지 간직하고 있는 곳이 울산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을 수 있으리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칼럼/수첩/발언대/인터뷰
방송뉴스 포토뉴스
오피니언  
연재코너  
지역뉴스
공지사항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뉴스타운TV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