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는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유린과 불법체류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노동허가제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계는 노동허가제 도입이 임금 및 고용문제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문제가 확산될 조짐이다.
산업연수생제를 외국인 고용허가제로
현재 국내에는 36만 2천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이들은 산업연수생제에 따라 연수비자로 입국해 중소기업체에 고용된다. 현행법상 산업연수생은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내국인들보다 낮은 임금으로 일을 시킬 수 있다.
하지만 외국인 산업연수생은 외국의 인력송출기관이나 중개인이 과다한 송출수수료를 징수해 상당한 빚을 지고 국내에 들어오게 된다. 때문에 연수생의 저임금으로는 부채를 해결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외국인들은 빚을 갚기 위해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은 곳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빈번해진다. 결국 이러한 악순환이 불법체류자를 양산하고 있다. 이들은 폭행과 인권유린, 임금체불, 송출비리 등에 시달리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 반한 감정이 일고 있어 경제적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반면 고용허가제는 산업연수생제와 달리 외국인 근로자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 중소기업청을 거치지 않고 직접 고용할 수 있는 제도다. 고용허가제가 도입되면 외국인 근로자는 국내 근로자와 동일하게 퇴직금, 상여금이 지급되며,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의 노동3권이 보장된다. 즉 연수생 신분에서 노동자 신분으로 승격된다.
하지만 중소기업계는 고용 부담의 가중과 임금 상승, 단체행동의 위험 등을 이유로 고용허가제에 반대하고 있다.
노동계, “산업연수생제는 현대판 노예제”
중소기업계, “임금, 고용문제 부담 가중 된다”
중소기업협동조합회(이하 중기협)는 4월 2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고용허가제의 도입은 이미 불황에 빠진 중소기업계를 더 큰 어려움에 빠뜨리는 처사”라며 고용허가제 도입에 대해 반대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다. 경제5단체 명의의 성명을 통해 중기협은 “고용허가제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며 단체행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결사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기협은 “고용허가제가 도입되면 임금 부담이 20% 이상 늘어나게 되고, 외국인 근로자에게 노동3권이 보장되면서 기업경쟁력과 환경이 급격히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노총의 이정식 대외협력본부장은 한 신문의 기고문에서 “불가피하게 외국인 노동자를 쓰려고 하면서 합법적으로 취업할 길은 완전히 막아놓고, 산업연수생들에게 새벽부터 야밤까지 일만 시키는 우리와 같은 시스템을 유지하는 나라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본부장은 “’외국인에게 노동3권을 허용하면 집단행동을 할 위험이 있다’는 중소기업계의 주장을 들었다”면서 “이러한 인식은 일부 기업주들이 노동운동은 없어야 한다는 70년대의 관점을 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노동계와 중소기업계의 대립이 첨예한 가운데, 정부가 원칙적으로 외국인 고용허가제를 고수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따라서 이번 임시국회 회기에 입법안이 통과될 지의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소기업의 경우, 오히려 임금 내려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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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일 오전, '고용허가제 도입촉구를 위한 중소기업주 기자회견' 모습중기협의 고용허가제 반대 입장과는 달리 소기업주들이 고용허가제에 찬성하고 나섰다 ⓒ 김태우^^^ | ||
4월 14일, ‘외국인 이주노동자 강제추방반대-연수제도철폐 및 인권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시청 세실 레스토랑에서 ‘고용허가제 도입 촉구를 위한 소기업주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외국인불법체류자를 고용하고 있는 소기업주들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외국인 근로자의 합법적 채용이 가능한 고용허가제를 촉구했다. 이러한 주장은 지금까지 중소기업계의 공식적인 입장이었던 ‘고용허가제 도입 반대’에 반하는 것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고용인원이 5~15명 정도인 소기업주들은 “고용허가제의 도입이 외국인 근로자에게도 안정된 생활을 보장해주고, 고용주에게도 인력을 구하는데 따르는 애로사항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100~200명정도의 인력을 채용하는 유망중소기업만 산업연수생을 받을 수 있는 실정이어서 전체 6%만이 그 혜택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봉제공장을 하고 있는 차경남 씨는 “산업연수생제도는 인력을 쓰는 사람이나 일하는 사람, 모두를 범법자로 만드는 제도”라고 언급하고 “소기업의 경우, 오히려 임금이 내려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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