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캠프펜실베이니아<쿠웨이트북서부사막>=연합뉴스) 옥철 특파원=쿠웨이트 북서부 카발 사막에 배치된 미군 제101 공중강습사단(AAD) 부대원들은 19일 밤(현지시간)까지 전장 출동준비를 완료했다. 아직 도착하지 못한 수송차량이 일부 남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중대가 이동 체제를 거의 완벽하게 갖추어 놓고 있다.
'캠프에 주둔한 병력이 모두 전장으로 나가고 나면 이 곳 막사는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부대 관계자는 "모조리 불살라 없애 버리든지, 그대로 놔두든지 둘 중 하나"라고 퉁명스럽게 대꾸한다. 제2사단이 주둔한 것으로 알려진 캠프 뉴욕과 달리 이 곳 캠프 펜실베이니아는 철저하게 임시 기지로 설계됐기 때문에 개전과 동시에 쓸모가 없어진다는 설명인 셈이다.
개전 D-데이가 시시각각 다가오면서 부대 분위기는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 전 부대원들이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이동명령에 대비하느라 부산하게 움직인다. 19일 새벽부터 쿠웨이트 전역을 뒤덮은 모래폭풍(sand storm)으로 준비에 다소 차질이 생기긴 했지만 명령이 내려지면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군대의 철칙을 모두 인식하고 있기에 별다른 동요는 느껴지지 않는다.
이 곳 캠프의 작전 단위인 각 대대는 찰리, 브라보, 알파, 델타와 본부중대(AHLC) 등 5개 중대로 구성돼 있다. 중대마다 가장 중요한 보급품인 '물'을 챙기느라 정신이 없다. 쿠웨이트산 '나다(Nada)' 생수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양이 도착해 있다. 전방지원대대(FSB) 앞에는 눈 대중으로 보아 수천개는 될 생수 박스들이 쌀여있다. 과연 저 많은 물을 누가 다 먹어치울지, 저 엄청난 양을 어떻게 전장에 가져갈지 궁금할 정도다.
아마도 전면 공습후 지상군 작전의 선봉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이는 제1전투여단 제1-3대대 전투원들은 비교적 자신감에 넘쳐 보인다. 메이라는 이름의 흑인 병사는 줄곧 엄지 손가락을 내보이며 명령이 떨어지면 자신이 맨 앞에서 진격한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전력만 비교해 보면 사흘 안에도 바그다드를 함락할 수 있다. 걸프전 이후 우리 군의 전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화된 반면 이라크 군의 전력은 당시의 3분의 1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고 제1전투여단 3대대의 에드먼드 팰러커스 중령은 누누이 자신감을 강조하고 있다.
캠프 중앙 뉴스룸 막사에는 미군 채널(AFN)을 통해 '전쟁 임박(brink of war)'이라는 사인 아래 사기를 복돋우는 메시지가 연방 흘러 나온다. 대 테러전쟁에서 원정(expeditionary) 임무를 수행한 부대원들에게는 전원 훈장이 수여될 것이라는 소식도 나온다.
이 곳 캠프 부대원들은 대부분 전쟁을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자세를 드러내 보인다. 뉴스 매체나 인터넷을 선별적으로 차단한 탓도 있지만 직접 참전한 이들 중에 국제사회의 강력한 반대나 자국내 반전여론에 귀 기울이는 이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오로지 '악의 무리(evil power)'인 이라크 후세인 정권을 쳐부수는 것 만이 자신과 가족의 평화를 지킬 수 있는 길이라는 신념으로 무장한 병사들 같다.
그러나 이런 자신감의 이면에는 전쟁이라는 상황 자체가 주는 초조와 불안감, 중압감을 쉽게 떨쳐내지 못하는 모습도 읽을 수 있다. 계속되는 모래바람과 불편한 원정생활 속에 지긋지긋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적지않다.
같은 막사에 있는 랭지 상병은 "어떻게 되든 빨리 끝내고 돌아가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한다. 캠프 곳곳에 있는 이동식 화장실 벽면에는 'God bless our soldiers', 'For my safety' 등등의 '안전'을 기원하는 낙서 문구가 부쩍 늘었다. 간혹 군대와 전쟁, 상사에 대한 욕설도 없지 않다. 겉으로는 자신감에 차있는 미군 정예 공수부대원들도 속으로는 초조함을 지우기 힘든 상황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끝) 2003/03/20 01:14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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