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써 놓은 묘 부근에 새 묘를 못 쓰게 하는 것은 먼저 자리한 혈장(穴場)에 , 즉 지기를 받는데 영향을 미친다는 풍수설의 이론 때문이다.
그런데 이 이론에는 먼저 묘가 기득권도 없을 뿐 아니라 자기의 동등한 분배도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우리 선대들이 믿어온 풍수이론에는 풍수혈이란 ‘후인위주지설(候人僞主之設)’이라고 해서 ‘기생과 무덤은 나중에 차지한 사람이 주인’이라는 식의 사고를 가지고 있다. 즉 명혈의 기는 아무나 나중에 든 사람이 발복을 받을 수 있다고 믿어온 것이다. 그래서 출세나 부귀에 집착한 사람들은 잘된 다른 사람들 조상의 명당에 자기 조상의 뼈를 몰래 묻기도 했다.
그래서 금장, 즉 묘를 쓸 수 없는 지역이 정해진 것이다. 금장지에 잘못 암장(暗葬)하면 바로 암장한 당사자의 후손이 망한다는 금기도 생겼다. 뼈에 누구의 조상이라는 표시가 있을 리 없고 보면 한 무덤에 두 사람의 뼈가 섞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암장한 사람의 후대에 해가 미친다는 금장이 있는가 하면 특정한 지역에 묘를 쓰면 타인에게 해를 미친다는 금장지역도 있다.
큰 마을의 뒷산은 거의가 이런 금장지역이다. 마을 뒷산은 마을의 주산(主山)이라고 해서 마을의 정기가 그 산으로부터 내려온다고 풀이한다. 바로 마을이 잘살게 되는 핵심지역이기 때문에 이 산에 묘를 쓰면, 즉 부정한 물건이 묻히면 산신이 노해 마을에 재해가 생기고 비가 안온다고 생각한 것이다.
충남 서산군 서산읍의 뒷산인 옥녀봉은 예부터 금장의 산. 이 산에 사는 여신인 옥녀가 부정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옥녀의 신역(神域)이 송장으로 더럽혀지면 옥녀는 즉시 하산해서 마을 사람들에게 해를 입힌다고 믿어왔다.
전북 정읍(현재의 정주시) 근처 봉황산이라는 명산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사람이 몰라 이 산에다 무덤을 썼더니 산 밑에 있는 마을의 닭들이 밤새도록 울었다는 것이다. 이를 이상하게 생각한 주민들은 산에 올라가 무슨 일인가 살피다가 암장한 무덤을 발견, 이 무덤을 없앴더니 재해도 사라졌다고 전해온다.
[김호년 선생의 우리강산 풍수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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