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필 때가지 아무도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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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필 때가지 아무도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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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에게 받치는 사모 시집

▲ 신간 사모시집 '꽃이 필 때까지 아무도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다'
30여년 공직생활 동안 애국애족하며 청빈하게 살아 온 탓에 온전히 시를 사랑하지 못했던 서원수 시인(os27@hanmail.net)이 뒤 늦게 시집을 냈다. 

‘꽃이 필 때까지 아무도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다’는 제목을 붙인 이 시집은 모든 이들의 삶이 다 그러하듯 질곡의 세월이 묻어나는 정감들이 시 속에 잔잔하게 스며 있다. 

서정적인 시집은 우리들 삶을 되새김질 하는 공감대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는 시인 이라고 하기에 너무 부족함이 많다고 말한다. 

그러나 20대에 청산이 되어 오직 아들 딸 잘되기만 바라보고 살아오신 어머님께 시 한수 올려 드린다는 마음으로 그동안 써온 시를 모아 시집을 출간했는데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적시는 감동까지 전해주고 있다. 

어머니! 그 이름만 불러도 두 눈가에 이슬이 맺혀지는 애달픈 가슴속 울림대를 이시대의 만병통치약 같은 사모곡(死慕曲)에 녹아들게 한 서원수 시인의 시는 마음속 깊은 곳까지 아릴정도다. 

작가는 "이번 시집은 시인 자신이 가장 잘 이야기할 수 있고, 또 좋아하기도 하는 ‘어머니와 누이사랑’이란 주제를 전면에 내세워 가족, 은혜, 그리움, 그리고 세상이야기와 함께 사랑의 희로애락을 한 권의 시집에 담았다"고 말한다. 

시집·020에 실린 시 한 소절을 소개해 본다. 

[어머니의 베틀] 

찌는듯한 더위속에 만삭의 몸으로
멀건 죽이나마 배불리 드시지도 못하고
여러 달을 베틀 위에서 버티셨다

마을에서 제일큰 논을 붙잡아야 한다는
무서운 시어머니의 닦달에
동네 길쌈을 모조리 품앗이 하시며
베틀 위에서 눈물로 보내셨다

손발이 붓고, 다리가 붓고, 얼굴이 붓고
그러다 낳은 첫아이는
갈비뼈가 드러나는 뼈만 남은 아이
‘내가 몹쓸0이다. 내가 몹쓸0이다’하신
시어머님의 한탄도 위로가 되지 않았다

어머니의 베틀
그것은 전쟁이었다
평생에 가장 치열했던 전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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