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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회창 후보 기자회견한나라당 이회창후보가 20일 오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연합뉴스^^^ | ||
1. 믿음과 기대
저는 이번에 이회창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노무현 후보는 불안하다고 생각했으며,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리더쉽의 이회창 후보가 국가발전을 이룰 지도자라고 믿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이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이렇게 말하고 싶었습니다.
"이제 승리했으니, 패자에 대한 넓은 아량을 갖고, 경쟁자에 대한 묵은 감정을 다 털어 버리자. 용서하자…그리고, 영남에서 역차별이라는 반발이 나올 정도로, 호남을 따뜻하게 대해주기를 바란다… DJ정권처럼 비판자를 적으로 배척하지 말고, 겸허하게 반대의견을 경청하고 수렴해주기를 바란다…그리고, 이제 나는, 이회창 후보의 선거홍보물을 앞으로 5년 간 간직하면서 날카로운 시각으로 지켜볼 것이다. 이제부터 나는 이회창 대통령에 대해 냉엄하게 비판하는 자가 되고자 한다…"
2. 개표의 진행과 결과
개표가 진행되면서 머리가 무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정치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이, 나와 다른 사람이 더 많다는 사실에 충격을 느꼈습니다. 경악했고, 가치관의 혼돈을 느꼈습니다. 한동안 T.V와 신문을 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당락이 결정된 후, 이 후보가 한나라당 당사에서 패배자로서의 연설을 할 때, 슬픈 감정이 솟구쳤습니다. 그를 가까이에서 직접 본 적도 없지만, 멀리서 그를 긍정적으로 주시하면서 알게 모르게 인간적인 정이 든 것 같습니다. 노사모의 노무현 후보에 대한 애정은 더욱 각별하기에 그렇게 극성맞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5년 간, DJ정부의 혹독한 공격을 받았던, 이회창 후보의 근소한 패배가 허무했고, 인간적으로 안타까웠습니다.
이 후보를 반대하는 자들에게는 어땠을지 모르나, 이 후보의, 허허허, 하고 웃는 너털웃음은 정감이 있었습니다. 봄이 되면 산에 들에 진달래가 활짝 피듯이, 이 후보의 얼굴에서 활짝 웃음꽃이 피는 모습을 보기는 어렵게 된 것인가요.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돌아서는 뒷모습이 마음을 슬프게 합니다.
노무현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노 후보는, 웃음꽃이 만발한 민주당 당사에 등장하여 감격에 찬 목소리로 연설했습니다. 그의 당선에 도움을 준 당원과 노사모 회원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을 했고, 이회창 후보에 대한 위로와 권영길 후보의 발전을 격려하는 말도 있었습니다. 짧은 순간, 사려가 깊은 연설이라는 느낌이 스쳤습니다.
연설에서, '저를 지지해주신 분만의 대통령이 아니라 반대하신 분들의 대통령도 되겠다'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불행하게도 DJ정권은 반대자들을 단호하게 배척해버리는 정권이지 않았습니까? 반대자를 적으로 매도해버리면, 오히려 고립되는 비극이 연출되고 맙니다. 그런데, 노 후보가 당선의 첫 연설에서 반대자를 포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대목에서 희망의 씨앗을 보았습니다.
호남의 광주와 영남의 김해가 똑같이 기뻐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이 후보가 당선되었으면 서쪽에서 그처럼 잔치하는 일은 없었겠지요. 김해가 노 후보의 고향이긴 하지만, 동쪽과 서쪽에서 동일한 정서가 흐르는 모습은 보기 좋았습니다. 이것이 동서화합의 시발점으로 작용하기를 소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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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현 당선자 기자회견노무현 대통령당선자가 20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운영 구상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 ||
3. 공감할 수 없었던 노사모를 향한 부탁
부동층에서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심한 이후, 노무현 후보의 단점은 점점 크게 보였습니다. 그래서, 노 후보가 국정의 최고 지도자가 되면, 나라가 더욱 깊은 혼돈과 무질서에 빠질 것 같았습니다. 이것이, 완벽한 착각이었기를 바랍니다.
노 후보를 부정하게 된 데에는, 노사모의 과격한 모습도 일조했습니다. 노사모인지는 모르겠으나 노무현 지지자들임이 분명한 자들에 의해, 벌써부터 사이버 공간에서는 패자를 향한 조롱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국민 화합'의 미래를 바라보며 노사모에게 부탁합니다. 이제 노사모가 그처럼 열렬하게 지지하는 후보가 승리했으니, 여유를 가져주기를. 이문열을 찾아가서 그의 책을 장사지내고, 관점이 다르다고 해서 강혜련 교수에게 달려들어 협박하는 식의 파괴적인 행동은 툭툭 털어 버리고, 반대자를 대할 때에도 너그럽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논쟁하고 비판해주기를.
저는, 지만원 박사의 광주항쟁에 대한 평가를 결코 긍정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를 체포하고 압송하는 과정에서 뺨을 때리며 구타했다는 소문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이제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는 이들이, 지만원 박사가 했던 정도의 발언에 대해서도 넓은 아량을 베풀고, 이성적인 논리로 대화하고 설득하고 의견을 교환하면서 상호입장 차이를 좁혀나가는 방법을 선택해주기를 기대해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노사모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격려자일 뿐 아니라, 오히려 조중동보다 강력한 비판자도 되어주기를 부탁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4.노무현 대통령을 향한 소망
저는, 노 후보를 반대하는 것이 애국의 길이라고 믿었기에, 노후보를 찬성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국민경선에서 승리하고 선거에 돌입한 다음까지도, 온갖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이제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대통령에 당선되었으니, 거역할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하고 결과를 착잡한 마음으로 받아들입니다. 노 후보를 차기 대통령으로 존중하렵니다.
노 후보가 선거 과정에서 외쳤던 주요 공약들-동서화합, 남북대화, 경제발전, 서민생활의 안정 등-이, 국민 여론을 폭넓게 수렴하는 토대 위에서, 급진이 아니라 점진적인 개혁의 방식을 통해 성공적인 성취로 귀결되기를 소망합니다.
북한이나 미국과의 관계정립에서도 과거 전통의 기반을 수구냉전으로만 규정하면서 완전히 뒤집어엎는 방식은 선택하지 않기를,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방식을 선택하기를 소망합니다. 반대자의 대통령도 되겠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껄끄러운 조중동의 비판에 대해 귀를 막지 말고, 그들의 입을 막지도 말기를 소망합니다.
어렵겠지만, 선거 막판 유세에서 언급했듯이, DJ정권의 실책과 부정과 비리를 냉철하게 청산해주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임기를 마칠 때까지 졸속과 부패와 결탁되어 국민의 지탄을 받게 되는 일이 결코 없기를 소망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인해,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욱 희망과 기쁨을 갖게 되며, 21세기 대한민국이 안정 속에서 힘찬 발전을 잘 이루어가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5년 후, 노무현 대통령이, 진정 성공한 대통령이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온 국민들로부터, 특히 반대했던 자들로부터도, 감사의 박수를 받으며 퇴임하게 되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원합니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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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노후보는 단호하게 반대자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분열의 시대는 연장되는 것입니다.
노사모의 활동도 예의주시해야 할 대목이구요..
이회창씨의 행복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