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봉준의 잘린 머리 같은 낙엽 하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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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봉준의 잘린 머리 같은 낙엽 하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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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보는 세상 135>오민석 "육시"

그리고 하늘 높이
봉준의 잘린 목이 걸려졌다.
며칠을 두고 해가 지지 않았다.
두승산 기슭,
대숲이 떨면서
그해 겨울 내내
긴 긴 울음을 울어댔다.

 

 
   
  ^^^▲ 며칠을 두고 밤을 새워 철새가 울었다
ⓒ 창원시^^^
 
 

가을이 깊어갑니다. 이제 2003년의 가을도 이렇게 흘러가고 나면 다시는 만날 수가 없겠지요. 그러나 2003년의 가을은 가도 해마다 새로운 가을이 다가올 것입니다. 우리가 죽어 흙이 되고 마침내 바람이 되어 떠돌아도 가을은 이 땅 위에 어김없이 다가올 것입니다.

녹두장군 전봉준은 하늘 높이 자신의 잘린 목을 걸어둔 채 그렇게 죽어갔습니다. 그러나 전봉준은 그렇게 죽어 사라졌지만 녹두장군은 끝내 죽지 않았습니다. 녹두장군은 지금도 민초들의 가슴 깊숙히 뜨거운 피로 용솟음치고 있습니다. 2003년의 가을은 가지만 또다른 가을이 다시 오듯이.

역사는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하루가 아침과 점심, 저녁, 밤으로 이어지고, 계절이 봄과 여름, 가을, 겨울로 이어지듯이 지구촌의 역사 역시 꼭같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단지, 달라진 게 있다면 그 시대를 살다간 사람들의 여러 가지 삶의 모습과 의식구조가 조금 바뀌었다는 것뿐입니다.

2003년의 가을이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이 늦은 가을날, 어디론가 낙엽처럼 뒹굴며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목적지도 없이 그렇게. 그러나 내가 아무렇게나 닿는 그곳에도 우리 민족의 슬픈 역사가 숨쉬고 있습니다. 늦은 가을날, 아이들을 데리고 가가운 곳으로 역사기행을 떠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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