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하원은 22일 40년 가까이 총리를 지낸 훈 센(Hun Sen, 71)의 후계자로 장남 훈 마넷(Hun Manet, 45)을 선임해 세습에 따른 새 내각을 승인했다고 AF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정권의 세습화에 대한 비판은 불가피해 보인다.
22일 오후 프놈펜 왕궁에서 선서 취임해 새 내각이 정식 출범한다.
훈 마넷 신임 총리는 이날 프놈펜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선출되었다고 회의 의장인 헹 삼린(Heng Samrin) 의원이 발표했다. 이에 훈 마넷 총리는 의원들에게 “오늘은 캄보디아에게 역사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훈 마넷 신임 총리는 정부가 “경제 부양, 번영하는 국가 건설, 생계 증진, 기후 변화 적응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훈 마넷은 영국과 미국에서 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 훈센보다 더 진보적인 길을 따를 조짐을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라는 것이다.
지난 7월의 하원 선거에서 유력 야당이 배제되어, 여당 ‘캄보디아 인민당(CPP=Cambodian People's Party)’이 거의 전 의석을 독점했다. 인민당 관계자에 따르면, 각료 중 10명 이상이 훈센이나 측근이라고 하는 인민당 유력 인사들의 자녀다.
훈센 전 총리 셋째 아들 훈마니(Hun Many, 40)는 행정조직을 담당하는 장관(civil service minister)이 됐으며, 그의 조카인 넷 사보은(Neth Savoeun) 경찰청장은 총리 서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내무장관이나 국방장관 자리는 각각 세습되어 세대교체는 진행됐다. 훈센 정권의 각료는 60대나 70대가 중심이었다.
각료를 뽑은 사람은 훈센 전 총리로 1년여 전부터 명단 작성에 착수했다고 한다.
1985년 집권한 훈센은 내전과 집단 학살로 황폐화된 국가를 현대화하는 데 일조했지만, 비평가들은 그의 통치가 환경 파괴, 확고한 부정행위, 거의 모든 정치적 경쟁자 제거 등으로 특징지어졌다고 말하고 있다.
훈센 총리는 2024년 초 ‘상원의장직’을 맡으며, 국왕이 해외에 있을 때 국가원수 대행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그는 “나는 아직 정치에서 물러나지 않았다”며 차기 정부에 평화와 안보를 유지할 것을 촉구하면서, 적어도 2033년까지 여전히 캄보디아의 정치를 장악하면서 다른 직책을 맡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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