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광복절과 일본 ‘종전의 날’
스크롤 이동 상태바
한국 광복절과 일본 ‘종전의 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무자비한 나라
- 무관심한 나라
- 자각력이 부족한 나라
- 부당한 자신감의 나라
- 현실 감각을 잃은 나라
- 무책임한 나라
- 자기 선량주의 나라
- 반성과 성찰이 부재한 나라
8월 15일 종전의 날 식사(式辭)를 하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SNS 캡처
8월 15일 종전의 날 식사(式辭)를 하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SNS 캡처

8월 15일은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배 시대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은 광복절이지만 일본은 제 2차 세계대전의 마지막 날, 즉 ‘종전의 날’이다. 광복절이든 종전의 날이든 내용에 맞는 기념식을 같고, 또 정치 지도자는 그에 걸 맞는 기념사를 내놓는다.

일본의 입장에서는 ‘종전(終戰)의 날’인 동시에 ‘패전(敗戰), 항복(降伏)의 날’이기도 하다. 전쟁을 일으켜 주변 국가들에 엄청난 피해를 입힌 일본으로서는 종전의 날을 맞이해 반성과 사과를 해야 하지만, 일본 극우정권의 수장들은 반성은커녕 이웃국가를 압박하려 하고 있다.

반성을 할 줄 모르는 나라를 몇 가지로 표현해 볼 수 있겠다.

첫째 ‘무자비한 나라’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자신의 행동과 결정에 대해 반성을 하지 않고 계속 억지 주장만을 내세우는 나라를 ‘무자비(無慈悲)한 나라’라고 할 수 있다.

둘째, ‘무관심한 나라’라고도 할 수 있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못하고 무관심한 듯 행동하는 나라를 두고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셋째, ‘자각력이 부족한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자신들의 행동과 정책에 대한 올바른 판단과 반성을 하지 못하는 나라를 자각력(自刻力)이 부족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실을 판단하여 자기의 입장이나 능력 등을 스스로 깨닫는 힘이 매우 부족한 나라라고 표현할 수 있다.

넷째, “부당(不當)한 자신감의 나라”라 할 수 있다. 이치에 맞지도 않는데도 불구하고, 오만과 편견에 사로잡힌 자신감이 뿜어져 나오는 나라를 말한다.

다섯째, “현실감각을 잃은 나라”라고 말 할 수 있다. 현실 문제를 인식하거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나라를 나타낼 수 있다. 식민 지배를 받은 한국과 한국인의 의식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거나 이해하려 하지 않는 모습을 일본은 보여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다.

여섯째, “무책임한 나라”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행동하는 나라를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전쟁을 일으키고, 식민지 지배를 하고서도, 그 과정에서 벌어진 인간 이하의 행동 등으로 피해자를 사지(死地)로 몰아세운 가해자 국가가 책임이 전혀 없는 듯 언행을 하는 것은 인간 이하의 국가라 할 수 있다.

일곱째, “자기 선량주의 나라”라는 환상을 가질 수 있다. 자신들이 올바르고 선량하다고 믿으며 자아 창조적으로 행동하는 나라를 그렇게 표현할 수 있다. 일본의 한국인 강제징용, 성노예 등 숱한 잘못을 저지르고도 전혀 책임도 없고, 오히려 선량(善良)한 나라라는 기상천회하기까지 한 언행들이 난무한 것을 보면, 선량주의(善良主義)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여덟째, “반성과 성찰이 부재한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자신들의 행동과 정책에 대한 성찰과 고찰이 없는 나라를 말한다. 일본이라고 해서 엳개 총리들이 다 극우성향을 보인 건 아니다. 통절한 반성과 사과를 통해 한일 양국이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가자는 총리도 있었다. 그러나 아베 신조 전 총리, 스가 전 총리, 현 기시다 후미오 총리 등은 ‘종전의 날’ 식사(式辭)에 전혀 반성을 하지 않은 총리로 기록되고 있다. 따라서 반성과 성찰이 부재한 나라라고 일본을 부를 수 있다.

지난해 2월 푸틴의 러시아가 전격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침략했다. 그 전쟁은 2023년 8월 현재도 진행 중이다. 15일은 무엇보다도 자신이 주도한 전후 억제적 안보정책의 대전환을 거친 ‘종전의 날’이다. 전쟁의 참화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말을 하면서도 지난해 기시다 총리 축사(祝辭)를 그대로 베꼈을 뿐 ‘그 결연한 다짐’은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는 게 아사히신문 16일 사설이다.

사설은 “패전 78년 만인 15일 전국 전몰자 추모식이 열렸다”면서 “기시다 총리의 축사는 전임자인 고(故) 아베신조,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한 축사와 거의 변하지 않은 부전(不戦)맹세의 원점인 지난 전쟁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정치지도자로서의 깊은 안목이나 역사관은 찾아볼 수 없었다”며 실망을 나타냈다.

전후 일본의 행보를 역사의 교훈을 깊이 새겨 세계 평화와 번영에 힘써 왔다고 회고했지만, 아시아 인근 국가들에 대한 가해 책임은 올해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기시다 후미오 정권은 중국과 북한을 염두에 두고, 방위력의 근본적 강화를 내걸고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와 방위비 배증 등을 통해 군사 재무장을 서두르고 있는 중이다.

15일 타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경제안전보장 담당상이 작년에 이어 종전의 날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실시했다. 이날 각료 참배는 2020년에 이어 4년 만에 이뤄졌으며, 당시 아베 총리와 가까운 다카이치(高市) 총무상과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 문부과학상 등 4명이 참배했다. 스가 정권 재작년에는 하기우다 문과상 등 3명, 기시다 정권의 작년에는 다카이치(高市)와 아키바 켄야(秋葉賢也)가 참배했다.

잘 알려진 대로 야스쿠니 신사는 군국주의(軍國主義)를 뒷받침한 국가신도(国家神道)의 중심 시설로 도쿄 재판에서 전쟁 책임을 진 A급 전범 14명이 합사돼 있다. 사설은 “올해는 다카이치 씨 혼자인 것 같지만, 각료 재임시절의 정치 지도자 참배는 유족이나 일반인들이 희생자를 애도하는 것과는 전혀 의미가 다르다는 점을 새삼 지적하고 싶다”고 적었다.

일본이 전쟁에 대한 반성을 잊고, 과거를 정당화하려 한다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는 점, 헌법이 정하는 정교분리 관점에서의 의문도 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아사히 사설은 지적했다.

기시다 총리는 역사인식에 대해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라고만 언명해 왔다. 전후 50년 무라야마 총리 담화가 내놓고, 전후 70년 아베 총리 담화에도 담긴 ‘통절한 반성과 진심어린 사과’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의 16일자 사설이 지적했듯이 아무리 미래지향적인 관점을 강조한다 해도 잊을 수 없는 과거의 피해자들의 역사를 외면하는 일본 정부의 태도는 앞서 열거한 8가지로 일본을 표현할 수밖에 없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가장많이본 기사
뉴타TV 포토뉴스
연재코너  
오피니언  
지역뉴스
공지사항
동영상뉴스
손상윤의 나사랑과 정의를···
  • 서울특별시 노원구 동일로174길 7, 101호(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617-18 천호빌딩 101호)
  • 대표전화 : 02-978-4001
  • 팩스 : 02-978-830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종민
  • 법인명 : 주식회사 뉴스타운
  • 제호 : 뉴스타운
  • 정기간행물 · 등록번호 : 서울 아 00010 호
  • 등록일 : 2005-08-08(창간일:2000-01-10)
  • 발행일 : 2000-01-10
  • 발행인/편집인 : 손윤희
  • 뉴스타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뉴스타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towncop@gmail.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