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아프리카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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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아프리카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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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에 주도권을 빼앗긴 미국, 이제부터 아프리카 챙기기 돌입
- 과거 8년 미국의 대(對)아프리카 외교의 허송세월에 대한 철저한 반성
- 앞으로 8년은 미국은 아프리카와 부정적 면보다 긍정적 면을 부각, 협력관계 구축
- 미국, 프랑사프리크(Francafrique)식 중국 포위망 구축 가능성 주목

미국은 이번 주부터 아프리카에서 중국과 경쟁을 벌이기 위해 그동안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올 여름에 새로운 대륙전략을 발표한 후 이번 주 워싱턴에서 ‘미국-아프리카 정상회의(United States-Africa summit)를 소집할 예정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동안 중국에 자리를 빼앗겼던 아프리카를 다시 찾아와야 하지만, 그동안 실추된 신뢰를 어떤 방식으로 다시 회복시키느냐가 관건이다. 아프리카에 관한 한 이제부터 또 하나의 어려운 국면을 접하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끔찍할 정도로 고통을 받았던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에 잃어버린 신뢰를 찾아 떠나야 한다.

아프리카를 향한 새로운 미국과 중국의 쟁탈전은 라틴 아메리카에서 아프리카와 중동을 통해 인도태평양에 이르기까지 세계 여러 지역에서 줄어만 갔던 미국의 영향력을 다시 복원하고 강화하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노력의 일환으로, 다른 강대국들, 특이 적대적 관계인 중국이 상당한 경제력, 전략적으로 아프리카를 깊숙하게 진출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의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들을 애지중지해왔고,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은 더욱 더 심화시키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들은 물론이도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 역시 유엔서 미국과 똑 같은 한 표를 가지고 있는 나라들이다. 이 같은 현상을 그동안 의도적이든 어쩔 수 없었던 미국은 중국의 그러한 적극적인 문직임에 제때에 적절히 대응해 오지 못했다. 그러한 중국을 보는 미국은 짜증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중국은 과거 식민지 열강이었던 영국과 프랑스를 포함한 모든 서구 열강들을 희생시키면서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왔다.

중국의 신(新)식민지 프로젝트인 프랑사프리크(Francafrique)도 최근 몇 년간 말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더 넓은 사헬 지역에서 러시아의 입지 강화로 인해 좌절을 겪었다. 프랑사프리크는 프랑스(France)-아프리카(Africa)에서 유래된 말로,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의 이전 프랑스 및 벨기에 식민지에 대한 프랑스의 영향력, 즉, 프랑스의 ‘뒤뜰’이라는 의미이다. 러시아 때문에 중국의 ‘뒤뜰외교’가 좌절을 맛봤다는 뜻이다.

한때 프랑스 영향권의 일부였던 토고, 가봉, 르완다와 같은 다른 나라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영국이나 중국과 더 많이 동맹을 맺기로 결정했다. 항구에서 발전소에 이르기까지 대출과 거대한 인프라 및 기술 프로젝트를 통해 아프리카에 대한 중국의 직접적인 국가 참여는 미국과 같은 다른 국가들의 경쟁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이 세계적 대유행(Pandemic) 이후, 더 많은 아프리카 정부가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투자 열기가 식어왔으며, 이는 항구와 공항과 같은 국가 자산을 중국이 인수할 위험을 야기했고, 스리랑카의 함반토타(Hambantota)와 같은 중요 항구가 중국에 99년 동안 임대사용으로 넘어가게 됐다.

그러나 코로나19와 관련 공급망 문제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아프리카 간 양자 무역은 주로 중국 수출로 인해 2020년보다 35% 증가한 2,540억 달러(약 328조 4,220억 원)를 기록했다. 보다 더한 진전을 이루기 위해 중국은 권위주의 정권에 맞는 민주주의와 인권보다 (경제적) 발전을 우선시하는 동안, 지난 2년간 쿠데타가 잇따라 아프리카 대륙을 괴롭히는 상황이 이어져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의제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20년 말리 쿠데타 이후 2021년 3월 니제르에서 쿠데타 시도가 실패했고, 4월에는 차드에서 쿠데타 시도가 성공했다. 기니는 9월에, 수단은 2021년 10월에 그 뒤를 이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를 “쿠데타의 만연(an epidemic of coup d’états)”이라고 불렀다.

분명한 것은 “미국은 인권의 등불이 아니다(The US is no beacon of human rights).” 미국은 아직 아프리카 인권과는 거리가 아주 멀다. 아프리카 입장에서는 인권 보다는 독재자의 자산, 권력욕이 더 필요한 상황에서 중국은 그 부분에 집중하면서 그들의 환심을 사는데 일정 정도 성공했다.

실제로 미국은 오랫동안 아프리카 인권보다 지정학을 우선시해 왔고, 선언된 가치보다 자신의 이익을 지속적으로 우선시하고 있다. 아프리카 입장에서는 미국이나 중국에서 인류 보편적 가치를 구분하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당장의 경제적 이득에 우선 눈길이 가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날 아프리카 대륙의 민주적 후퇴는 아프리카의 이익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에도 전혀 도움이 되고 있지 않다. 부유하고 강력한 외국인들과의 협상에서 나오는 어떤 이익이든, 혹은 그것을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흘러내리는 어떤 이익(낙수효과, trickle down effect)이든 좋은 통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낙수효과는 이미 무용론이 압도적이다. 지난 2020년 10월 3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주의 가톨릭 성지인 아시시를 방문, 이곳에서 인간의 박애정신을 주제로 한 회칙을 서명, 반포했다.

그 자리에서 교황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시스템의 위기, 빈부격차 문제를 고려한 듯 자유시장 경제의 한계를 이례적으로 언급하고, 이른바 부의 파급효과(Spillover) 또는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속에서 사회적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황은 낙수효과를 “신자유주의적 믿음의 교리라고 규정하고, ”좋은 경제정책은 일자리를 줄이지 않고 창출하게 하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나아가 “바이든 행정부가 세계적으로 인권을 강화하기 위한 약속에 책임을 질 수 있는데 왜 책임을 지지 않는가?”하는 문제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바이든에게 모닝콜이 필요했다면 올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2022년 2월 24일) 이후 미국이 총회 회원국의 4분의 1 이상을 대표하는 유엔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지를 얻지 못했을 수 있다.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러시아의 회원국 자격을 동결하는 결의안 초안을 표결할 때 아프리카 54개국 중 10개국만이 찬성표를 던졌고, 9개국은 반대표를 던졌으며, 나머지 국가들은 기권하거나 불참했다. 설상가상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남아공)은 대륙에서 미국의 주요 파트너 중 하나로 기권 운동을 옹호하기까지 했다. 남아공은 브릭스(BRICS), 즉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과 함께 활동하는 국가이다.

이제 바이든 행정부는 2014년 첫 미국-아프리카 정상회담을 열었던 오바마 행정부가 통상적인 온정주의에서 벗어나 상호 이익과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아프리카 의제를 추진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재개하고 싶다고 말한다.

아프리카 파트너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의하는 대신 경청하고 아프리카 대륙의 최선의 이익을 위한 지속 가능한 정책을 추구할 것을 약속한다. 그런 정신으로 미국은 정상회담 기간 동안 중국이라는 방에서 800파운드짜리 고릴라(800-pound gorilla)를 꺼내지 않을 것이다. 800파운드짜리 고릴라는 “다른 사람(혹은 국가)의 권리나 법에 관계없이 행동할 수 있는 강력한 사람이나 조직(혹은 국가)을 나타내는 미국식 영어이다.

미국 관리들은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편을 선택하라고 요구하지 않을 것이지만, 미국이 아프리카 대륙의 "선택 파트너"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많은 사람들이 아마도 중국을 선택할 것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현명한 태도일 것이다.

그러나 아프로바로미터(Afrobarometer)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아프리카인의 60%가 미국이 중국(63%) 바로 뒤에 있지만 러시아(35%)와 이전 식민지 열강(46%)보다 훨씬 앞서 자국에 긍정적인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을 미쳤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국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계속해서 호의적으로 행사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아프리카인들이 그들의 대외 관계를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으로 보지 않고, 어떤 외세에도 의존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그들은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중국, 러시아, 프랑스, 인도 또는 튀르키예(옛 터키)와 같은 다양한 외부 당사자들 사이에서 선택하고 혼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취했다.

선택 파트너가 되기 위해서는 미국이 먼저 최소한 중국이 그랬던 것처럼 관계에 전념해야 한는 점이다. 그러나 미국은 두 번째 정상회담을 소집하기까지 8년을 기다렸고, 그 사이에 후속 조치는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신 아프리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종차별을 감수해야 했고, 2018년 보도된 아프리카 국가들을 '거지 소굴 같은 나라들(shithole countries'로 묘사한 그의 발언도 마찬가지였다.

수년간의 방치 끝에, 바이든 행정부는 이제 와서 아프리카의 증가하는 도전들을 돕고 싶다고 말한다. 미국 국방부의 목록에는 “정치적 불안정, 무장 단체, 민주적 후퇴, 전염병, 환경 악화 및 기후 변화”가 포함되어 있다. 거의 대부분의 항목들이 부정적인 면이 부각되어 있다. 긍정의 면을 개발, 협력적 관계를 유지하려는 과거의 노력들이 거의 없었다는 특징이 보인다.

아프리카 대륙은 또 가난, 불안, 열악한 통치, 말할 수 있는 지평선이 없는 좌절한 젊은이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절박한 도전에 대응, 미 국무부는 경제 참여 촉진, 식량 안보 촉진, 교육 및 청소년 리더십 증진과 같은 불안정과 폭력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안보에 대한 너무 많은 이야기를 피하고 “테러와 싸우는 새로운 아프리카 전략”을 분명히 하기 시작했다.

언제나 그래왔듯이 외교상의 그럴듯한 외교용어로만 외교를 하려는 습성은 쉽게 버려지지 않는다. 고상하고 일반적인 외교 용어는 관계를 돈독하게도 하지만 실질적인 면으로 들어가면 ‘그림의 떡(Pie in the Sky)'일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 점에서 바이든 외교의 심각성이 내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워싱턴은 이번 주 결정을 후속 조치로 하기 위해, 민간 및 공공 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더 나은 거버넌스를 보상하며, 아프리카 연합의 G20 편입을 지원하고, 향후 몇 년 안에 또 다른 미국-아프리카 정상회담을 약속하는 등의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려 하고 있다. 중국이 그래왔듯이 지속적으로 초심을 잃지 않는 태도로 임해야 할 것이다.

특히 미국은 좀 늦긴 했지만 앞으로 8년 동안 아프리카를 잊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대륙을 설득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지난 8년은 허송세월을 보낸 미국의 아프리카 외교였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하이브리드 외교(Hybrid diplomacy)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아프리카 입장에서는 워싱턴을 잊기로 결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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